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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은 항상 자신의 의지와 생각을 거슬러 모험했다. 삶을 지속시키는 건 오직 변화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옳다고만 고집하지 않고 자기가 내린 결정에 계속해 질문을 던졌다.
백남준의 정신이 내게 큰 힘을 주었다. 절대 포기하지 않는 끈기 같은 것. 그는 자신의 신념과 목표에 지치지 않았다. 그가 모험한 다양한 시도와 변화들이 그 정신을 잘 보여준다. 그래서 영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무리 어려운 부분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았다. 꼭 영화 작업을 완주하고 싶었다. 영감을 불어넣어주는 예술가로서 백남준이 내게 남긴 유산 같은 것이다. 고난이 생겨도 그것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힘을 키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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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말하는 ‘왜’는 무조건 ‘긍정적인 왜’입니다. 코치나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는 게 아니라 자신한테 물어보는 거죠. 사람들은 시키는 대로 하잖아요. 저는 더 디테일하게 이 동작을 내가 왜 해왔는지 어느 상황에서 해야 되는지 저한테 계속 질문해요. 부정적으로 ‘아니 이걸 왜 해야 돼?’가 아니죠.
펜싱을 25년 했는데 몸의 감각은 정직해서 훈련을 안 하면 떨어지게 돼 있어요. 운동이 하기 싫으면 ‘이 정도면 돼’ 라며 타협을 하죠. 그러면 감각이 떨어지면서 무리수를 두게 됩니다.
마르셰(marche)는 펜싱의 가장 기본적인 전진 스텝을 말합니다. 펜싱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마르셰를 몇 번 했을까요? 100만 번도 더 했겠죠. 선수로서 마르셰는 끝나겠지만 저는 지도자든, 행정가든 대한민국 펜싱의 발전을 위해 멈추지 않을 겁니다. 방향만 다를 뿐이지 제 인생의 마르셰는 죽을 때까지 계속 간다는 거죠.
저는 후배들한테 ‘연습게임에서도 이기는 습관을 들이라’고 합니다. 동작을 익히는 연습에서도 자꾸 찔리면 습관이 돼 버려요. 상대 칼에 찔리는 감각에 익숙해지면 힘든 상황을 이겨내지 못하고 멘탈을 놓아버리게 됩니다. 어떻게 해서든 이기는 습관을 들이고, 그 다음에 즐기라고 말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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