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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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엄마는 요즘 시간에 대해 생각한단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온 것 같은데, 무언갈 해낸 것도 같은데, 그 시간이 내가 되고 너희가 되었다는데. 어째서 지나간 시간을 쥐어보자면 손바닥이 텅 빈 것만 같을까. 내가 살아온 시간은 모두 어디로 가 버린 걸까.
엄마는 새롭게 살기를 원한다. 지난 세월은 모두 흘려보내고 지금부터 나를 통과해 가는 시간은 자유롭게 나로 살고 싶구나. 엄마는 마음먹었단다. 무엇보다 내년에 더욱 울창해지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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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출판사를 창업한 이유를 묻는다면, 내가 하는 일에 임금만이 아니라 다른 보상이 필요했다고 답하고 싶다.
노동의 대가를 어떻게 책정해야 합당한지 더욱 혼란스러웠다. 내 일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다른 기준이 필요했다. 결국 일의 결과물, 재미, 성취감,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다음 일에 대한 기대감 등 내가 직접 관여하고 만들어낼 수 있는 결과들이 점점 더 중요해졌다. 거대한 시장의 질서에 따라 정해진 임금으로 내 일을 평가하고 싶지 않다는 반발심의 결과였다.
비록 아직 판매량은 아쉽지만, 나의 결정이 곧 나의 일이 되고, 거대 자본이 강제하는 질서에서 조금은 비켜나가 있다는 점에 만족하며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다. 어려운 출판시장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출판 일을 하고 싶은 이유이자, 현재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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