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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경력 68년의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처음으로 모차르트 음반을 낸 것은 어떤 의미였을까. 백건우는 자신의 모차르트 연주를 조각에 대한 미켈란젤로의 유명한 말에 빗댔다. "조각은 돌에서 필요 없는 부분을 깎아내는 일일 뿐이다."
녹음 과정은 ‘무계획의 계획’에 가까웠다. "여행할 때도 계획하는 걸 안 좋아해요. 가서 보면 새로운 게 눈에 뜨이잖아요. 곡 선정도 ‘때가 되면’ 나타나요. 악보를 뒤지다 나올 수도 있고, 옛날 생각이 나 그리워질 수도 있고, 남의 연주 듣다가 ‘지금 나도 이 곡 해야겠다’ 할 수도 있고. 가능성을 열어놓고 살아야죠. 모르는 세계가 있다는 건 삶의 선물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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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상황과 현실과 조건의 거울이기만 한 것이 아니다. 우리 자신은 나름대로 각자의 정신, 혹은 생명력, 혹은 이름 붙이기 어려운 무엇인가를 안에 가지고 있다. 우리 안에 있는 그 무엇인가에 따라 우리는 삶을 만들고 우리가 만든 삶에, 우리가 만들어낸 많은 것들에 빛을 비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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