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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굿바이, 콜럼버스』 필립 로스
입으로 말하기 전에는 우리가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감정이 존재하지 않았다—적어도 나는 그랬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는 순간 그런 감정을 만들어내고 소유하게 되었다.
우리는 낯설고 새로운 느낌을 휘저어 사랑을 닮은 거품 속에 집어넣었지만, 감히 그것을 너무 오래 가지고 놀지도 못했고, 그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하지도 못했다. 자칫 납작해지거나 픽 하고 꺼져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네가 나를 사랑하기만 하면 다 괜찮을 거야." 그래, 나는 그녀를 사랑했고, 그녀도 나를 사랑했다. 그러나 다 괜찮을 것 같지는 않았다. (…) 거기 그 잔디밭에서, 팔월의 하늘은 너무 아름답고 너무 덧없어 보여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그대에게, 세상에게 바치며, '삶'을 찾아 그대에게로 간다.
내 안에 뭐가 있기에 쫓아가고 움켜쥐는 마음을 사랑으로 바꾸었고, 또 이제 그것을 뒤집어놓은 걸까? 도대체 무엇이 승리를 실패로 바꾸고, 실패를 승리로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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