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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을 횡단하는 것은 단숨에 되지 않는다. 사막을 횡단하려면 작은 걸음들이 수백만 번 필요하다. 그리고 한 걸음 한 걸음이 길의 한 부분이 되고, 경험의 일부가 된다.
나는 편안히 내 삶에 안주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나이 드는 법을,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싶었다. 삶으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내 삶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내 마음속의 사막 한가운데서 멈추지 않고, 반짝이는 오아시스를 향해 행군하고 싶었다.
사막은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미래를 들여다볼 수 있는 창문 같았다.라인홀트 메스너가 『내 안의 사막, 고비를 건너다』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도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오르텅스 블루 「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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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시기에 막혔던 하늘길이 열리며 한창 사회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세대들이 다시 떠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행에 담긴 그들의 포부는 한층 거창해졌다. 자유 여행이든 순례 여행이든, 카우치 서핑이든, 워케이션이든. 무엇보다 자신의 가치를 찾기 위해 여행을 택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삶의 방향을 설정하는 것을 어디에 가고 무엇을 보는 것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이들에게 1~2년의 여행은 빈둥거리며 헛되이 보내는 시간이 결코 아니다. 익숙한 곳을 떠나 낯선 곳을 여행하다 보면 오로지 자신에 집중할 수 있고, 그 어느 때보다 자기 자신과 정서적으로 밀착감을 갖게 된다. 자연스럽게 그 시기의 깨달음은 새로운 삶을 위한 나침반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모든 여행에는 자신도 모르는 비밀스러운 목적지가 있다.
마르틴 부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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