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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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0년 드 메스트르는 여행에서 얻는 즐거움은 여행의 목적지보다 여행하는 심리에 좌우된다고 생각했다. 이 여행의 심리를 사는 곳에 적용할 수 있다면 어떤 도시나 밀림만큼이나 흥미로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여행하는 심리란 수용성이 제일의 특징이다. 겸손한 마음으로 새로운 장소에 다가가는 것, 어떤 것이 재미있고 어떤 것이 재미없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익숙하지 않은 자잘한 것들 속에서 풍부한 의미를 찾아내는 여행의 심리는 그런 것이다.
여행길에서 본 아름다움을 붙들고, 그것을 소유하는 방식은 무엇일까.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다. 여행을 통해 오래된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한 것을, 손에 잡히지 않는 아름다움을 이렇게 소유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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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도 없는 유민의 땅을 밟으며 카메라를 든 시인은 "아름다운 것들은 다 제자리에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해 질 무렵 들려오는 기도 소리, 집집마다 피어오르는 빵 굽는 연기, 자갈밭에서도 맨발로 축구를 하는 아이들, 그리고 사막 지평에 서 있는 올리브 나무들…. 천년을 산다는 올리브는 백 년도 살기 힘든 광야의 사람들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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