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심리

아름다운 것들은 다 제자리에 있다

2023.11.03 | 조회 5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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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0년 드 메스트르는 여행에서 얻는 즐거움은 여행의 목적지보다 여행하는 심리에 좌우된다고 생각했다. 이 여행의 심리를 사는 곳에 적용할 수 있다면 어떤 도시나 밀림만큼이나 흥미로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풀의 광휘의 시간, 꽃의 영광의 시간을
다시 불러오지 못한들 어떠랴.
우리는 슬퍼하지 않고, 오히려
뒤에 남은 것에서 힘을 찾으리라.

윌리엄 워즈워스 「영생불멸의 노래」

여행하는 심리란 수용성이 제일의 특징이다. 겸손한 마음으로 새로운 장소에 다가가는 것, 어떤 것이 재미있고 어떤 것이 재미없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익숙하지 않은 자잘한 것들 속에서 풍부한 의미를 찾아내는 여행의 심리는 그런 것이다.

여행길에서 본 아름다움을 붙들고, 그것을 소유하는 방식은 무엇일까.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다. 여행을 통해 오래된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한 것을, 손에 잡히지 않는 아름다움을 이렇게 소유하기로 한다.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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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나무가 천 년을 살아도 이토록 
키가 크지 않는 건 사랑, 사랑 때문이다.
하루하루 온몸을 비틀며 자신을 짜 올려 
사랑으로 피고 맺은 좋은 것들을 
아낌없이 내어주고 바쳐왔기 때문이다.
보라, 구멍 나고 주름 깊은 내 모습을.
내 상처의 성흔(聖痕)을. 이 모습 그대로가 사랑이니.

박노해

지도에도 없는 유민의 땅을 밟으며 카메라를 든 시인은 "아름다운 것들은 다 제자리에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해 질 무렵 들려오는 기도 소리, 집집마다 피어오르는 빵 굽는 연기, 자갈밭에서도 맨발로 축구를 하는 아이들, 그리고 사막 지평에 서 있는 올리브 나무들…. 천년을 산다는 올리브는 백 년도 살기 힘든 광야의 사람들을 지켜보고 있다. 

원문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문을 꼭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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