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내 이름은 데몬 코퍼헤드』 바버라 킹솔버
사람들은 위험에 처한 사람이 상대방이고 자기가 축복해주는 입장일 때는 위험을 기꺼이 믿는다.
나는 어디든 꼭대기까지 기어 올라갈 수 있는 와일드맨과, 누군가의 뼈가 부러지면 즉시 고쳐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슈퍼본스를 그렸다. 그건 그냥 지어낸 것이다. 토미의 실제 능력은 친절함이었지만 슈퍼히어로의 유니버스에서는 그 능력으로 뭔가를 얻어내게 하기가 어려웠다.
아저씨는 이번 글귀는 다른 책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나를 위해 하늘에 올려 보내고 싶은 말이라고 했다. 아저씨는 그 글을 연의 맨 위에 적었다. 그 어떤 경우에도 비열해지지 마라. 거짓되지 마라. 잔인해지지 마라. 나는 언제나 네게 희망을 품을 수 있다.
나는 매티 케이트에게 빨래라든가, 최악의 경우에는 집세를 내는 등 모든 일을 하는 데 꽤 익숙해져 있다고 말했다. 매티 케이트는 웃으며 자기 일자리를 빼앗으려 하지 말라고 했다. 내 일은 그냥 소년으로 사는 것이라면서. 이상했다. 전에는 그런 일자리를 가져본 적이 없는데.
삶에는 모든 일이 잘 되어가고 사람들이 뒤를 받쳐주는데 스스로는 알지도 못하는 황금기가 있다고 전에 내가 말했던가? 그게 잔인한 세상이 사람을 물어뜯는 방식이다.
다들 나쁜 영향에 대해 경고하지만 사람을 무너뜨리는 건 그 사람의 내면에 이미 존재한다. 당신의 뱃속에 들어 있는 초조함. 머저리같이 피의 싸움을 벌이며 달빛조차 없는 어둠 속을 헤매고 다니는 수고양이 같은 그 초조함. 끝없이 사람을 스토킹하는 가망 없는 희망.
자주 일어나는 상황이 하나 있다. 예컨대 학교라고 해보자. 화장실 소변기 앞에서 남자애들 한 무리가 웬 머저리가 체육관에서 멍청한 짓을 한 일을 놓고 웃고 있다. 그들은 모두 기본적으로 괜찮은 녀석들이다. 안 그런가? 옳은 것과 그른 것을 구분할 수 있고 백만 년이 지나도 그 가난한 녀석의 면전에서 잔인하게 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일이 일어난다. 그 머저리가 똥 칸에 있었던 것이다. 그가 어떤 표정을 지으며 칸에서 나온다. 모든 것을 들었다. 그러면 그들은 자신이 사실 그렇게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는 걸 깨닫는다. 멍청한 힐빌리 농담을 하는, 세상의 모든 똑똑한 사람에게 할 수만 있다면 하고 싶은 말이 이것이다. 우리가 바로 여기, 칸 안에 있다. 우리는 사실 당신들 말을 들을 수 있다.
동물들도 언젠가는 죽는다는 걸 알까, 물어봤다. (…) 나는 아닐 거라고 했다. "죽가 직전에는 알 수도 있지. 그런 상황에서는." 내가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내 생각에 평범한 동물의 하루는 언제나 약에 취해 있는 것 같은, 행복하고 귀여운 거품 같을 거야."
다른 누군가가 나의 행복을 바란 적이 있을까? 그랬다면 나를 아주 잘 속여 넘긴 셈이다. 나는 그런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으니까.
내가 교육받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으려고 진심으로 노력하는 와중에 암스트롱 선생님에게 배운 것 한 가지는, 훌륭한 이야기란 삶을 베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마주 밀어낸다는 것이었다. 내가 그림을 그리는 이유도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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