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놀이터

축복과 사랑의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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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3 | 조회 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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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드 까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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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라르손
칼 라르손

양말 속 선물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 선물을 못 받아서 속상했던 기억이 있다. 크리스마스 날 아침 엄마는 착한 일을 해야만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는다고 했다. 또 양말을 걸어 놓아야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넣어준다고 했다. 산타 할아버지는 굴뚝을 타고 오는데, 굴뚝이 없어 못 오신 것 같다고 했다. 선물을 준비하지 못한 엄마의 핑계라는 걸 좀 커서야 알았다. 먹고 살기 바빠 이런 곳까지 신경을 못 썼던 것 같다. 어린 시절 트리를 만드는 감성은 우리 집에는 없었다. 크리스마스의 기억이라면 이브날 저녁 아빠가 큰맘 먹고 ‘통닭’이 담긴 기름밴 누런 봉투를 들고 들어오던 기억이 난다. 시장에서 가마솥에 튀겨낸 닭이다. 지금은 ‘옛날 통닭’이라 부르며 레트로 바람에 옛 맛을 기억하고 싶은 날 찾는 메뉴이다. 내가 어렸을 때는 정전도 잦았다. 이브날 저녁 정전된 컴컴한 방안에 둘러앉아 촛불을 켜고 먹던 식은 통닭은 왜 그리 맛있었는지 모르겠다. 통닭 한 마리는 양말 속 선물과 맞바꾼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

 

지인들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

11월이면 이르게 크리스마스 클래스를 준비한다. 인기 있는 클래스는 트리나 리스를 만드는 수업이다. 나도 이르게 생화 시장에 나가 재료를 사 왔다. 크리스마스의 색이라면 화이트, 그린, 레드로 압축이 된다. 화이트는 목화와 미니 소국을 준비하고 그린으로는 침엽수를 준비했다. 정열적인 레드 컬러의 장미와 빨간 열매가 달린 낙상홍을 골랐다. 생화로 만들기를 하면 수업 자체로 테라피의 시간이다. 침엽수 가운데 편백, 더글러스 전나무, 비단향 나무는 가지를 자르며 나오는 향이 숲 체험을 하는 기분이다. 집에 생화 리스와 미니 트리를 만들어 두고 지인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한다. 여러 사람에게 주고 싶어 테이크아웃용 커피 컵을 활용한 크리스마스 꽃꽂이를 했다. 생각지도 못하게 선물을 받아 든 사람들의 입꼬리는 올라갔다. 다들 고마워했다. 누군가는 “나한테 고백하는 거야?”라며 좋아했다. 죄인을 구원하기 위해 이 땅에 낮은 곳으로 오신 예수님. 축복의 크리스마스. 모든 사람이 행복하고 따뜻한 크리스마스가 되길 소망한다.

 

크리스마스트리 대용 꽃꽂이

준비물 : 화병, 편백, 더글러스 전나무, 낙상홍, 오리목, 와이어 전구, 다양한 미니 오너먼트

1. 전나무와 편백을 준비해 원하는 가지만큼 묶음을 만든다.

2. 낙상홍을 잘라 중간중간 빨간 열매가 보이게 넣고 오리목(작은 솔방울 모양 열매가 있는 나무)도 잘라 넣어준다.

3. 얇은 철사로 된 와이어 전구를 둘러준다.

4. 다양한 미니 오너먼트를 걸어 준다.

5. 화병에 물꽂이를 하면 한 달 이상 오래 볼 수 있다.

 

내가 준비하는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를 위해 트리를 만든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트리를 같이 꾸미는 재미가 있어 커다란 조화 트리를 준비했다. 나무에 전구를 감고 별도 달고 반짝반짝 크리스마스 볼도 달았다. 지금은 아이들이 커서 꾸미는 것에 관심이 없다. 나무를 펼치고 접고 정리하는 것의 귀찮음과 보관상의 이유로 몇 해 전부터 작은 생화 트리를 만든다. 시즌 즈음에 생화를 구매하여 꾸미고 연말이 지나면 정리해서 버리는 것을 선택했다. 내가 생화를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조화가 주지 못하는 에너지다. 지속성이 없긴 하지만 생화가 주는 생기가 좋다. 꽃마다 다양한 색깔은 색채가 주는 힘과 더불어 다른 향기가 있어 좋다. 내가 준비하는 크리스마스에는 슈톨렌도 빠지지 않는다. 약 1년여 동안 럼에 절여둔 건과일이 중요하다. 아몬드 가루에 시럽을 넣어 만든 마지팬도 직접 만든다. 건과일과 견과류를 넣은 반죽을 하고 가운데 마지팬을 넣고 반죽을 접어 빵을 굽는다. 빵이 구워지면 녹인 버터를 듬뿍 발라 하얀 눈 같은 바닐라 슈가 파우더를 듬뿍 묻혀 랩핑을 한다. 서늘한 곳에서 약 1주일 숙성을 한다. 독일에서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매일 한쪽씩 얇게 잘라 먹는다는 슈톨렌. 돌아올 크리스마스를 위해 난 슈톨렌을 준비하겠지.

 

글쓴이_김혜정

엄마 레세피 코팽(@momrecipe_copain)대표이다. 우리나라 식음료, 서양요리와 디저트 및 빵을 만든다.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이며, 그 중 작은 아이와 같은 일을 하며 많은 것을 공유중이다. 30대의 마지막에 위암 진단을 받았다. 병을 이기기 위해 식단 관리하고 운동하며 암을 이겨냈다. 그때 시작한 댄스로빅은 현재까지 유지하는 운동중 하나이다. 미술에세이 쓰기로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그림을 보고 글쓰기를 통해 나를 알아가고 있다.

*'살롱 드 까뮤'는 그림 감상과 글쓰기로 이어 가는 인문.예술 커뮤니티입니다.

*#살롱드까뮤 #미술에세이 #그림에세이 등 해시태그를 달아서 SNS 등에 공유합니다.

*출간, 강의, 협업 등의 제안은 camuca@naver.com 또는 해당 글쓴이의 SNS를 통해 문의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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