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별 하나가 잠들지 않아서>를 기획하게 된 배경

2024.12.02 | 조회 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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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드 까뮤

그림과 글로 내 안의 나를 만나는 시간

밤하늘에 빛나는 작은 별 하나. 엄마는 아이의 성장을 보며 자신이 누구였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그 시간은 때로는 고요하고 평화롭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마음 한구석에 구멍이 난 것 같기도 합니다. 바쁜 하루 속에서 어느새 잊고 있던 나의 존재, 내가 무엇을 좋아했는지, 내가 무엇을 꿈꾸었는지, 멀어져 갔던 나의 자아가 고요한 시간에 문득 얼굴을 내밉니다. 엄마가 된다는 것은 마치 끊임없이 흘러가는 강물 속에 몸을 맡기는 것과 같습니다.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우리는 물결에 따라 흘러가며 살아가죠.

그러던 어느 날, 한 장의 그림과 마주합니다.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니 마음 안에서 어떤 말이 피어오릅니다. 커다란 항아리 그림에 요즘 들어 텅 빈 것 같은 마음이 담기고, 두 남녀의 그림 속에서 연애 시절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우주같이 드넓은 그림 앞에선 소중한 아이가 인생의 우주 같기도 해서 먹먹해지기도 하죠. 소파 위에 누운 여인의 그림에선 힘들었던 어느 시절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렇게 그림을 통해 자기 안의 마음과 마주합니다. 그런 마음들은 기록하지 않으면 쉬이 휘발되어 버리기 마련이죠. 글을 쓰는 사람은 하루 속에서 수도 없이 많은 행운과 행복을 찾아냅니다. 이 책은 그렇게 그림을 보고 글을 쓰며 자신을 찾아가고 있는 ‘살롱 드 까뮤’ 11인 엄마들의 이야기입니다. 자기 안에 꼭꼭 숨겨두고 밖으로 꺼내기 힘들었던 자신의 날들을 더듬어 가며 희미하게나마 찾아간 흔적을 적어 내려간 책입니다.

그림에는 답이 없습니다. 우리는 미술관에서 또는 미술책에서 작품을 만나면 작가가 의도한 답을 찾으려고만 합니다. 모두의 인생이 다른 것처럼, 같은 그림을 보더라도 지금의 상황과 심정에 따라 각기 다른 글을 쓰게 됩니다. 그림을 감상하는 것에 답이 없듯 글쓰기 역시 답이 없죠. 어떤 시절을 보내왔고, 지금은 인생의 어느 지점에 있는지, 어디로 가고 싶은지 알고 싶을 때 글쓰기는 인생의 길라잡이가 되어 줍니다. 글을 쓰면 자기 안에 숨겨진 작은 불씨처럼 타오르는 꿈을 다시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림 안의 점과 여러 색, 그리고 형태들이 내면을 깨우기 시작한다는 걸 느낍니다. 그림은 내면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창이자,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거울이 됩니다. 글로 쓰기 전에 나를 찾아주는 열쇠가 됩니다. 그림 안에서 잃어버렸던 자신의 꿈과 감정을 다시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을 글로 써서 인생이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림을 보고 글을 쓰는 일은 어둠이 내려앉은 방안의 스위치를 천천히 켜는 것처럼, 자기 삶이 서서히 밝혀지는 것과 같습니다. 이 책은 기존에 알고 있던 미술 에세이와 다릅니다. 엄마 대부분이 글을 배워본 적도 써본 적도 없이 아이를 키우며 그림을 보고, 그 안에서 자신을 발견하며, 자신의 꿈을 다시 한번 따라가기로 결심하는 여정이 담긴 책입니다. 엄마들 모두 그런 여정을 나누기 위해 한 해의 절반 이상을 함께했습니다. 그림을 보고 글을 쓰는 그 시간 속에서, 각자의 꿈을 되살리고, 자신을 다시 찾는 과정을 그려나가고 싶었습니다. 그림 한 장이 인생을 잠시 멈추어 서서 돌아보게 만들고 인생의 작은 빛이 되어 주길 바랐습니다.

'살롱 드 까뮤'를 함께 이끌어 주신 11분의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김경애, 김경진, 김현정, 김혜정, 료료, 박숙현, 유승희, 이지연, 장영지, 전애희

 

*글쓴이 김상래 

김상래 융합예술 연구센터 ‘아뜰리에 드 까뮤’ 대표로 인문·예술 커뮤니티 ‘살롱 드 까뮤’를 운영하고 있다. 미술관 도슨트와 문화예술강사를 거쳐 여러 기관과 박물관, 도서관에서 유아부터 시니어까지 예술로 소통을 이어 가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창의융합예술’ 교육을 연구·진행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문화·예술로 가득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하루를 알차게 살아 내고 있다. 저서로 『실은, 엄마도 꿈이있었어』, 『나의 시간을 안아주고 싶어서(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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