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Mind CEO이자 2024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데미스 하사비스가 영국 University College London 교수이자 TV진행자인 한나 프라이 교수와 진행하여 2024년 8월 14일 공개된 인터뷰 내용을 리뷰해봤습니다.
언어모델의 놀라운 능력
- 10년 전만 해도 현실세계를 기계에게 알려주는 것은 매우 어려웠음
- 뭔가 인간 두뇌의 동작방식을 더 연구해서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현실세계를 가르쳐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많은 양의 텍스트를 학습시켰더니 놀라울만큼 현실세계를 잘 이해하는 듯 보임 (Scaling Law)
- 이것이 약간 비합리적으로 효과적이라, 5년 전만 해도 아무도 이렇게 잘 작동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함
- 예전에는 텍스트 분류, 텍스트 요약 등 각 과제마다 별도의 모델을 학습시켜야 했는데 이제는 하나의 모델이 여러 작업을 수행하면서 연구 역량이 집중되는 효과가 발생
- 일반 대중도 AI가 어디까지 발전했는지 쉽게 이해하고 측정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짐
- 현시점에 AI열풍은 다소 과한 느낌이며 어제까지 암호화폐를 얘기하던 사람들이 오늘 생성형 AI를 얘기하는 식으로 일종의 유행을 지나고 있다고 보임
프론티어 모델에 대한 평가
- OpenAI GPT: 추론(Reasoning)을 잘함
- Anthropic Claude: 코딩을 잘함
- Google Gemini: 멀티모달을 잘하고 많은 양의 컨텍스트를 지원
- 현시점에서 모든 모델들이 전반적으로 계획세우기(Planning)는 잘 못함
- AlphaGo는 계획세우기(Planning)을 아주 잘해서 수십,수백수를 내다보는 것이 가능했지만, 이 능력은 바둑에서만 통하고 현실 세계에서는 못함
- AlphaGo의 계획수립 능력을 Gemini에 통합하는 과제를 진행중
구글의 방향
- 구글은 인터넷 시대(검색)에 창업되어 모바일 시대(안드로이드)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으며 인공지능 시대(AI Agent)의 리더가 되려고 함
- 애초에 트랜스포머 모델을 발명한 곳이 구글임
-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으로 AlphaGo, AlphaStar, AlphaFold를 만든 곳도 구글임
- 차세대 트랜스포머 모델을 개발중
- 질병 치료를 위한 신약 개발을 위해 Isomorphic Labs를 설립
AGI에 관하여
- 리만 가설이나 일반 상대성 원리 정도의 이론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경지
- 현재는 수학 올림피아드의 문제를 잘 푸는 정도이고 스스로 가설을 만들어내는 단계는 도달하지 못함
- 만약 AGI가 만들어진다면, 의식의 기원이나 양자역학, 웜홀 등에 대해 답을 얻을 수 있을 것
- AI 에이전트들이 모든 업무를 대신해주면서 사람들은 삶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게 될 것
- AGI 이후에는 신학자나 철학자들의 역할이 다시 중요해질 거라고 생각
- 안전한 AI를 보장하기 위해 CERN과 같이 전세계적으로 관련 과학자들이 함께 연구하는 조직이 필요함 e.g. AI Avengers
- 과학자들 내부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있음. 제프리 힌튼 교수는 AI가 아주 위험할 수 있다고 얘기하고 Meta의 얀 르쿤의 경우엔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얘기함. AI의 위험성과 관련하여 본인은 그 중간에 있다고 생각
- 10년 내, 즉 2030년대 중에 AGI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
오픈소스에 대한 생각
- 구글은 오픈소스에 매우 우호적이고 많은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기여해왔음
- 하지만 인공지능 모델이 한번 공개되면 이를 회수하는 것은 불가능함
- 테러리스트나 독재자의 손에서 악용될 가능성을 고려하면 오픈소스 정신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연구자들을 육성할 수 있는 "균형점"이 필요함
- Gemini의 오픈소스 버전 Gemma를 오픈소스로 공개한 이유임. Gemma는 악용되어도 위험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며 학습용으로는 충분한 수준
- 앞으로도 2-3년의 격차를 두고, 프론티어 모델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모델들은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것을 고려중
리뷰
하사비스 CEO의 이번 인터뷰도 재미있는 내용들이 많았는데요, 하나하나 인용해가면서 리뷰해보겠습니다.
Gemini는 처음부터 언어뿐만 아니라 오디오, 비디오, 이미지, 코드 등 모든 모달리티를 처리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멀티모달로 만들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하고 싶었던 이유는 첫째, 그렇게 해야만 시스템이 주변 세계를 실제로 이해하고 더 나은 세계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DeepMind 데미스 하사비스
사실 스마트폰에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통해 Gemini를 몇번 사용해본 적은 있었지만, 실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때는 Gemini를 사용해본 적은 없었기에 크게 주목을 하지는 않았었는데, 이번 인터뷰를 보면서 하사비스 CEO의 자신감이 많이 느껴져서 솔직히 조금 놀랐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미 ChatGPT와 Claude의 양강 구도로 사실 인식이 되고 있었어서 어플리케이션에서 사용해볼 생각을 안해봤는데, 인터뷰를 보고나서 바로 API Key 신청을 해서 사용을 시작해봤습니다. 당분간 Claude와 Gemini 그리고 Nvidia의 Nemotron을 번갈아 사용하며 장단점을 찾아볼 예정입니다.
하사비스 CEO의 말대로 멀티모달의 측면에서는 확실히 Gemini가 선도주자입니다. 그리고 벤치마크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잘 알려진 벤치마크, 학술적인 벤치마크가 몇 가지 있지만 지금은 대부분 학습 데이터에 반영된 상태라서 다른 상위 모델 간의 미묘한 차이를 구분하지 못합니다.
DeepMind 데미스 하사비스
그래서 실제 성능을 비교해보려면 직접 사용해보는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휴대폰을 리뷰해주는 MKBHD라는 전문 리뷰어가 있듯이 인공지능 모델들을 리뷰하는 전문 모델 리뷰어도 있으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잠깐 해보게 되네요.
그 다음으로는 인공지능의 위험성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있는데요, 구글 내부적으로 레드팀을 운영중이라는 이야기와 인공지능이 인간을 속일 수 있는 위협에 대비해야 한다는 인사이트가 눈에 띄었습니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업계와 현장을 포함해 우리 모두가 알고 싶어 하는 역량에 대한 벤치마크, 즉 어느 시점에서 어떤 역량이 어떤 종류의 큰 위험을 초래하는지에 대한 올바른 테스트입니다. 그리고 현재로서는 이에 대한 답이 없습니다.
DeepMind 데미스 하사비스
그리고 AGI의 도래에 대한 그의 강한 확신을 볼 수 있었으며, 도리어 도래를 기정사실화한 후 그 이후의 인간의 삶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느냐는 이야기를 던지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10년 안에 나온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략) 그리고 우리가 인공지능으로 인한 풍요가 공정하고 공평하게 분배된다고 가정하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지 더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입장에 놓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의미"는 큰 철학적 질문이 될 것입니다.
DeepMind 데미스 하사비스
하사비스는 "확장의 법칙"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는데요, 과거 신경과학의 발전과 인공지능의 발전은 함께 간다고 생각해왔는데 트랜스포머의 모델을 많은 양의 데이터와 컴퓨팅 파워로 학습시키면 놀라운 결과가 나온다는 "확장의 법칙"이 확인되면서 신경과학의 중요도가 예전만 못해졌다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아무래도 제프리 힌튼 교수가 한동안 구글과 함께해서 그런지, 아니면 하사비스 CEO가 개인적으로 힌튼 교수를 존경해서 그런지 하사비스 CEO의 인터뷰 중에서 확장의 법칙, 멀티모달의 중요성, AI의 의료분야 적용 등 힌튼 교수의 견해와 비슷한 부분이 많이 보여 흥미로웠습니다.
AI 약물 설계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향후 1~2년 내에 대부분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개인의 질병과 개인의 신진대사 등에 매핑되어 개인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개인 맞춤형 의약품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DeepMind 데미스 하사비스
한편, 인터뷰에서 하사비스 CEO가 보여준 Gemini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과 AGI의 도래와 구글의 저력에 대한 확신은 사실 그동안 조금 주목에서 멀어져있던 구글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만들었는데요. 정말 인터뷰에서처럼 AlphaGo의 계획수립 능력을 Gemini에 탑재할 수 있다면 게임체인저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끝으로 잠깐만 언급되고 넘어갔는데, 구글의 사이드 프로젝트 중의 하나인 Isomorphic Labs를 통해 구글이 제약회사로 거듭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올해 물리학상과 화학상을 받은 인공지능이 받을 다음 노벨상은 의학상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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