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틈의 신간 모니터링 요원 박현철입니다.
독자님은 올해 독서를 잘해 나가고 계신가요? SNS에서 갓생 사는 분들은 올해 몇 번째 책이라고 이름 붙여서 독서 후기를 올리곤 하죠. 저도 올해는 세어볼까 싶기도 했지만, 결국 포기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남을 따라가기보다는 내 나름의 스타일과 페이스를 지키는 것이니까요. 몇 권을 읽느냐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꾸준히 책을 가까이하고 한 문장이라도 더 읽으려는 노력이 더 의미 있지 않을까요?
이번호 틈에서는 요즘 핫한 주제인 보수 기독교와 극우 정치에 관련된 책을 에라스무스의 최경환 대표께서 큐레이션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역시 1~2월 신간을 좀 추려 보았구요. 이번 달은 제 개인적 취향이 조금 많이 반영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사실 그게 사람이 하는 큐레이션의 매력 아닐까 싶습니다. 한 땀 한 땀 공들인 수제 큐레이션! 한번 살펴보시죠~
이 책 한번 잡솨봐 QNA - 보수 기독교와 극우 정치의 만남
A: 교회와 정치의 관계 혹은 그리스도인의 정치 참여에 관한 연구는 최근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는 중요한 주제입니다. 특별히 보수 기독교가 극우 정치와 결합하는 현상은 비단 국내뿐 아니라 이미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현상으로 자리를 잡았지요. 이런 현상에 관해 다양한 연구와 조사가 진행되고 있고, 국내에도 이제 조금씩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책들은 보수 기독교의 신앙형태가 극우 정치와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특징은 무엇인지를 계보학적으로 소개하는 책들입니다. 도대체 언제부터 그리고 왜 기독교가 광장에 나와 태극기를 흔들게 되었는지, 또 그들은 어떻게 극우 정치의 아이콘이 되었는지 공부하는 마음으로 차근차근 책을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한국 현대사와 개신교
강성호 외 지음, 동연 펴냄(2020년), 17,000원
먼저 소개할 책은 이 주제와 관련해서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한국 현대사와 개신교>이다. 이 책은 NCCK신학위원회와 성공회대 민주자료관 그리고 평화박물관이 공동으로 기획하고 열 명의 연구가들이 공저자로 참여하여 교회와 사회, 정치의 관계를 다각도로 분석한 책이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신의 연구 주제를 압축적으로 소개했기 때문에 가장 핵심적인 내용을 한 번에 파악하기 좋다. 이 책의 기본적인 문제의식은 한국 개신교가 왜 성조기를 들게 되었는지, 한국 개신교가 언제부터 친미·반공주의 사상의 보루가 되었는지를 밝히는 것이다. 한국전쟁 이후 한국교회의 정치적 편향성과 기독교 민족주의 형성, 제주 4·3 사건과 여순사건 등 국가 폭력에 가담한 역사부터 군사정권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부끄러운 역사까지, 개신교의 민낯을 큰 필치로 소개한다. 이 책에 기고한 열 명의 학자들의 글을 읽고서 그들의 저작이나 논문을 찾아서 더 깊은 공부를 한다면 이 책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본다.
태극기를 흔드는 그리스도인 : 개신교 극우 현상의 배경과 형성 그리고 극복
정재영 외 지음, IVP 펴냄(2021년), 15,000원, 전자책 있음
매년 한국교회탐구센터에서는 다양한 주제로 한국교회의 신앙형태를 조사하여 발표하는데 이 시리즈의 열 번째 주제는 극우파 그리스도인의 존재와 특징이었다. 교회탐구포럼의 미덕은 표적 집단 면접 조사와 설문식 조사를 통해 실제적 통계자료를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그리스도인들의 생각과 패턴을 유추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이다. 책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정재영 교수의 연구는 보수 개신교인의 내면세계와 정치의식을 통계를 통해 알 수 있는 귀한 자료다. 그동안 한국 개신교의 정치참여에 대해 추상적인 담론이나 뇌피셜로만 유통되던 이야기를 더욱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보수 성향의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뉴스와 매체를 보는지,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게 된 동기와 이유는 무엇인지, 전광훈 목사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구체적인 통계 자료를 접할 수 있다. 그 외에도 교회사가와 종교사회학자 그리고 언론사 기자를 통해 한국 개신교의 지적 구조와 세계관 그리고 정치신학을 엿볼 수 있다.
나라, 권력, 영광
팀 앨버타 지음, 이은진 옮김, 비아토르 펴냄(2024년), 38,000원, 전자책 있음
한국 개신교의 정치적 성향을 분석하는 연구서들은 공통적으로 미국 복음주의의 영향을 언급한다. 선교 초기부터 오늘날까지 미국에서 성공한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한국교회는 어떤 신학적 검토도 거치지 않고 일단 수용하고 봤다. 1980년대부터 미국 복음주의자들은 정치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고, 노골적으로 대통령 만들기에 혈안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복음주의와 극우 정치세력은 가장 중요한 연구 주제로 떠올랐다. 그래서일까? 한국교회는 미국의 형태를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이 책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재선에 승리하기까지 복음주의와 극우파가 어떻게 동맹을 맺게 되었는지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보여준다. 다양한 매체에서 기자로 활동했던 저자의 이력과 필력이 책의 재미를 더해주고, 미국 그리스도인들의 생생한 증언과 정신세계를 볼 수 있는 귀한 책이다. 죄가 많고 흠이 있어도 하나님께서 사용하셨던 다윗처럼 트럼프도 하나님께서 들어 사용하신다는 복음주의자들의 연설은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전문적인 학술서에서는 볼 수 없는 날 것 그대로의 복음주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책이다.
대형교회와 웰빙보수주의: 새로운 우파의 탄생
김진호 지음, 오월의봄 펴냄(2020년), 16,000원, 전자책 있음
민중신학자 김진호 목사는 지난 몇 년간 한국 개신교의 극우적 정치참여를 지속해서 연구하고 있다. <시민 K, 교회를 나가다>에서는 한국교회의 독특한 에토스를 미국교회와의 연관성 속에서 찾고, 대형교회의 성장과 기복주의 그리고 반공주의가 어떻게 맞물리게 되었는지를 재치 있게 설명했다. <대형교회와 웰빙보수주의>는 앞선 연구를 더욱 발전시켜 2000년대 이후 대형교회가 신자유주의적 성장 전략을 어떻게 체화했는지를 설명한다. 제자훈련이나 아버지 학교 같은 프로그램이 자기 계발 서사로 연결되고, 대형교회의 탈권위적 리더십과 조직운영이 웰빙보수주의와 연결된다. 그리고 이런 대형교회의 성장 전략이 개신교 우파를 형성하는 새로운 세력으로 이어진다. 이 책은 이명박과 박근혜를 탄생시킨 개신교의 정치권력부터 전광훈 현상까지 비교적 최근 극우 기독교의 성향을 잘 보여준다. 대형교회에서 흔하게 접했던 프로그램이 보수정치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동원되었다는 사실이 묘하게 쓴웃음을 자아낸다.
경합하는 시민종교들
강인철 지음, 성균관대학교출판부 펴냄(2019년), 40,000원
마지막으로 소개할 책은 가장 묵직한 것으로 골랐다. 종교사회학자 강인철 교수는 한국 개신교의 반공주의 연구 권위자로서 그동안 종교와 정치의 사회적 관계를 오랜 시간 탐구해 온 중견 학자다. 강인철 교수는 대단한 집중력과 성실함으로 꾸준하게 한국 개신교와 정치의 유착관계를 연구했고, 다양한 사료를 활용해 자신의 논지를 뒷받침했다. <시민종교의 탄생>과 <경합하는 시민종교들>은 한국 개신교가 민족주의, 발전주의, 반공주의, 자유민주주의, 친미주의와 어떻게 연동되면서 발전했는지를 치밀하고 세세하게 설명한다. ‘촛불’과 ‘태극기’로 대변된 오늘날의 한국 정치적 지형 속에서 한국 개신교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빈틈없이 조사한다. 시민종교에 대한 단편적인 이해를 교정해 주고, 포스트 크리스텐덤 시대에 종교의 역할은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든다. 전문적인 학술 서적이기에 어렵고 딱딱한 내용이 많지만, 깊이 있는 이해를 추구하는 이들에게 좋은 연구서가 될 것이다.
🖊️최경환 | 인문학&신학연구소 에라스무스 공동대표
1~2월 신간 한번 잡솨봐
신을 기다리며
시몬 베유 지음, 이창실 옮김, 복있는사람 펴냄, 18,000원
이 책을 어떻게 소개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책에 대한 객관적 정보와 개인적 정보를 그저 나열해보려고 한다. 먼저 객관적 정보. 시몬 베유는 일반적으로 철학자, 정치활동가, 신비주의자로 소개된다. 종교인이 아니었을 뿐 아니라 세례를 받지도, 교회에 속하지도 않은 사람이었지만 그는 확실히 그리스도의 사랑을 고민하고 실천한 사람이었다. 이 책은 영적 동반자인 페렝 신부와 주고받은 편지를 묶은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은 특별히 종교적 고민을 깊이 담은 책이라 할 수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그의 책중에 가장 종교적인 책이라고 할 수도 없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한국에 출판된 다섯 번째 번역본이며, 원서도 세 가지 판본으로 나왔는데 이 책은 가장 최신판본의 번역이자 간결하게 시몬 베유의 글만 모은 것이다. 판본에 대한 설명을 포함해 시몬 베유를 소개하는 옮긴이의 글이 매우 가치 있다. 앞선 번역본 중 세 가지는 기독교 출판사가 아닌 일반 출판사에서 나왔다.
다음은 개인적 정보. 나는 앞서 출판된 네 가지 번역본 중 두 개의 번역본을 이미 갖고 있지만, 이 번에 출간된 새로운 번역본을 지겨운 마음도 망설임도 없이 구매했다. 지금 세 권 모두 내 책상에서 기지개를 켜면 바로 보이는 곳, 그 상태로 손을 뻗으면 바로 닿는 곳에 꽂혀 있다. 깊은 밤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지만 잠은 오지 않을 때, 혹은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이른 새벽 또렷한 정신으로 잠에서 깰 때 나는 본회퍼나 시몬 베유를 읽곤 한다. 본회퍼나 시몬 베유는 내가 생각하는 그리스도인의 모범이다. 나는 기독교 출판사에서 시몬 베유의 책을 왜 출간하지 않는지 늘 궁금했고, 이번에 복있는사람에서 <신을 기다리며>가, 조만간 비아토르에서 <중력과 은총>(이 책도 이미 번역본이 여럿이지만)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듣고 기뻤다.
그리스도인을 위한 지구 돌봄 안내서
벳시 페인터 지음, 김유진, 정진화, 최지혜 옮김, 템북 펴냄, 17,000원
청어람의 다섯 가지 주요 주제 중 하나인 ‘비거니즘’은 단지 채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한계에 다다른 생태계 전반에 대한 문제의식이 담겨있다. 그래서 환경/생태와 기독교 신앙을 다룬 책은 언제나 반갑고, 꼭 살펴 소개하려고 한다. 소박한 표지에 비해 화려한 내지가 인상적인 이 책은 담수, 공기와 하늘, 산과 광물, 곤충과 산호초에 이르기까지 등 지구 생태계의 다양한 구성요소들에 대한 현황과 정보를 충분히 담고, 신앙적 연결과 교훈, 우리가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 실천 요소를 각 장에 담고 있다. 책 전반에 걸쳐 ‘청지기’로서 인간에게 주어진 지구 돌봄의 ‘사명’을 중요하게 강조하고 있는 입장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비판적이지만(나는 기독교 신앙과 환경 문제가 인간중심주의를 탈피하고 생태중심적 존재론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성 자체가 매우 실용적으로 이루어져 있고, 아름다운 디자인과 편안한 문체가 잘 어우러진 단단한 책이다. 내 기억으로 이런 책은 처음이 아닌가 싶을 만큼 인상적이다. 교회에서 관심자들의 학습용 교재로도 훌륭하고, 청소년용 교재로도 무리 없이 잘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예수와 권세
톰 라이트, 마이클 F. 버드 지음,홍종락 옮김, 야다북스 펴냄, 20,000원, 전자책 있음
(‘또 라이트’ 아니고) 톰 라이트와 마이클 버드가 함께 정치에 관한 책을 냈다. 물론 두 사람은 신약학자이고 초기 기독교의 경전과 역사를 주로 연구하지만, 이 책에서는 자신들의 전공에 기반을 두어 기독교인들의 사회 정치적 책임에 대해 논하고 있다. 추천사에서 강영안 교수님은 ‘이만큼 좋은 정치신학 입문서는 당분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라고 평했는데 과연 ‘입문서’로는 교수님의 기대에 동의한다. 특히 성경에 기반을 두어 민주주의와 다원주의의 가치를 설명하고 있기에 그리스도인들에게 편안하고 설득력 있게 다가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다만 정치신학에 정말 ‘진지한 관심’을 갖고 접근할 독자들에게는 이보다 나은 책이 더 있을 것이다.
흥미롭게도 이 책은 두 번의 중요한 사건이 겹침으로서 의도치 않은 시의성을 갖게 되었는데, 첫째로는 원서가 출간의 막바지 작업이던 2023년 10월에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이 시작되었다는 점이고, 둘째로는 이 책의 한국어 번역본이 출간되기 직전인 2024년 12월에 한국의 계엄과 탄핵 사태가 일어났다는 점이다. 첫 번째 사건이 원서의 판매나 호응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모르겠지만, 두 번째 사건은 번역본의 판매와 독자들의 호응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단지 시의성 때문이 아니라, 또 저자들의 명성 때문이 아니라 이 책의 내용이 오롯이 더 주목받고, 토론이 활발히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요리조리 냠냠
서지성 지음, 이미아직 펴냄, 14,000원
“어라? 이거 재밌네…?” 책을 처음 펼치고 바로 튀어나온 말이다. 정말 기독교계에서는 ‘황량한’ 청소년용 책을 꾸준히 펴내고 있는 저자의 신작인데, 이전 책들도 참신하고 개성 있었지만 이번 책은 정말 개성이 넘치고 아이디어가 좋다. 책은 여러 가지 요리를 중심으로 요리법을 설명하고 그 의미를 신앙과 연결 지어 설명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 열두 개의 요리가 담겨있고, 저자가 사역하는 나들목 교회 다음 세대 선생님들과 현장에서 실제로 구성한 사례들이라고 한다. 그러니 바로 당장 써먹을 수 있는 교재, 즉 청소년부 사역자들이 언제나 간절히 찾고 있는 바로 그런 책이라는 뜻이다(내 생각에는 조금 수정하면 청소년뿐 아니라 초등학생이나 유치부에 적용하는 것도 가능할만한 내용들이다). 저자는 ‘하나님 나라가 우리 일상과 맞닿아 있으며, 가장 일상적인 것이 가장 영적인 것이라고 알려 주고 싶었다’고 한다. 의도도, 아이템도, 구성도 너무 좋고, 부록에 실린 노래도 너무 유쾌했다. 나는 아는 청소년들이 없어서 아들과 이 책을 써먹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아이와 실제로 하기는 엄두가 안 나서 교회 초등부 전도사님께 선물할까 생각 중이다.
가족 제도의 새로운 의미를 찾아서
비블로스성경인문학연구소 지음, 한국학술정보 펴냄, 19,000원
페미니즘이 필요한 이유는 표면적으로 현실에 상존하고 있는 여성 차별과 혐오라는 문제 때문이지만, 그 기저에서 작동하고 있는 남성중심주의를 뜯어보면 결국에는 이 사회에 수천 년간 뿌리 깊게 박혀있는 ‘가부장제’ 때문이다. 가부장제는 가장 기초 단위인 ‘가족’부터 시작해 회사나 정부 조직에 이르기까지 이 사회의 제도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점점 변화하고 있다지만, 특히 교회에서는 변화가 더딜 뿐 아니라 변화로 인해 생기는 갈등의 양상이 심하다. 이 책은 기독교적 입장에서 가족 제도에 관한 비판과 재구성을 시도해 이런 모순과 갈등을 해결해 보려는 연구자들의 시도다. 신학과 인문학 연구자들이 모인 ‘비블로스성경인문학연구소’의 세미나 결과물로 나온 책으로(이미 네 권이 나왔고 다섯 번째 책이다!) 8명의 연구자들이 성경 속에서 나타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고, 역사적, 현대적 맥락에서 전통적 가족 제도의 한계를 성찰한다. 논문 모음집이라 딱딱하기는 하지만, 이런 연구가 많지 않은 현실에서 관심 있는 사람들은 꼭 한번 챙겨보고 학습할만한 책이다. 다만, 논문 모음집인데 각주가 아닌 미주처리가 되어 읽기 너무 어렵다.
엔도 슈사쿠와 기리시탄
권요섭 지음, 엘까미노 펴냄 18,000원
엔도 슈사쿠는 가톨릭 신자로서 종교적 색채가 짙게 배어 있으면서도 인간과 사회의 보편적 질문을 담은 소설을 집필하여 일본의 국민작가이자 노벨상 후보로까지 거론된 대문호다. 일본의 기독교, 특히 가톨릭 신자라면 나가사키 기리시탄(에도시대 나가사키에 처음 가톨릭 선교사가 들어와 형성된 기독교인들로 가혹한 박해를 거치면서도 자생적으로 숨어서 신앙을 유지해 온 그리스도인 무리를 말한다)에 관한 관심이 각별할 수밖에 없는데, 엔도 슈사쿠 역시 나가사키 기리시탄의 역사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여러 편 썼다. 이 책은 일본에서 선교사로 일하고 있는 저자가 엔도 슈사쿠 소설 중에서 나가사키 기리시탄을 다룬 소설들을 선별하여 소설 속 장면과 나가사키 기리시탄의 역사적 현장을 엮어 집필한 책이다. 단행본으로서의 완성도는 조금 아쉽지만 한국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정보들을 매우 꼼꼼하게 정리하고 있어 관심자들에게는 더없이 유익하다. 특히 애초에 나가사키 기리시탄 지역 답사를 위해 집필된 것으로 보여, 나가사키 지역 여행이나 성지순례 시에 함께 읽으면 매우 유익할 것 같다. 나는 “주여 인간이 이리도 슬픈데, 바다는 저렇게 푸릅니다”라는 <침묵>의 한 구절만 생각해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엔도 슈사쿠와 나가사키 기리시탄에 관심을 갖고 정보를 얻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 박현철 | 종교/역학 신간 모니터요원
이번 호 ‘틈’ 어떠셨나요? 싱그러운 봄소식처럼 도착한 신입 간사님들 인터뷰가 실린 지난 호에 반가운 답장들이 많이 도착했어요.
- 유미 님의 앞구르기가 너무 궁금해서 좀 있다가 내가 한번 해볼 예정 → 앗! 앞구르기 하셨나요? 궁금하네요. 청어람 사무실은 요즘 뜻밖에도 제기차기 열풍이 불었는데요. 제기차기 하고 싶으시다면 놀러오세요.
- 젊고 푸릇푸릇한 새 간사님들의 등장을 보니 이렇게 한 시대가 지나가는구나 싶네요. 새로운 발걸음 하시는 유미, 풍관 간사님 환영하고 앞으로 좋은 활동 부탁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한 시대가 지나가고 한 시대가 흘러오며 우리의 시간이 앞으로 나아가는 건가봐요.
- 인터뷰 감사합니다! 책 소개에 링크가 있어서 좋았어요. 만화책 링크가 근데… 깨진 것 같더라고요? 하지만 전 그 만화책을 장바구니에 담았으니 일단 성공?! → 알려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그리고 성공 축하드립니다.
- <툇마루에서 모든 게 달라졌다> 저도 넘 좋아해요. 두 분 신입 간사님들 화이팅! → 오! 이 만화 좋아하시는 분들이 꽤 많네요. 저도 읽어보겠습니다.
다음 호부터 ‘틈’ 인터뷰는 앞구르기를 잘 하는 유미 간사님이 앞구르기하듯 자연스럽게 이어받아 진행할 예정이에요. 더 반갑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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