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호: 이 책 한번 잡솨봐 - 2024 올해의 책

출판사들이 뽑은 2024 금쪽같은 내새끼

2024.12.16 | 조회 5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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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람AR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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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사회 사이 -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공간

안녕하세요, 틈의 신간 모니터링 요원 박현철입니다. 

연말이면 올해의 책을 많이 선정하죠. 저희도 선정하려고 했습니다. 올해의 책 선정을 위해서는 일반적인 과정이 있죠. 선정위원을 선정하고, 추천도서를 추천하고… 저희도 그렇게 해보려고 준비하던 중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이런 식의 선정은 사실 주관적 추천도서 큐레이션 아닌가?”

비슷한 것들만 보고, 몰두하는 주제에만 물두하고, 점점 시야가 좁아지고 관계도 좁아진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조금 더 넓게 눈을 돌려 ‘종교/역학’ 전체를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좀 번거롭기는 하겠지만 모을 수 있는 만큼 많은 출판사들의 책을 모아보면 뭔가 좀 더 넓은 시야에서 올해의 책들을 조망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베스트셀러 순위나 평소 눈여겨보았던 출판사들을 중심으로 리스트업을 해서 41개 출판사에 연락을 했습니다. 개인적 인맥과 출판사들의 공식메일, SNS등 최선을 다해 연락을 취했습니다. 개신교 뿐 아니라 가톨릭 출판사들에도 연락을 취해봤고, 특히 1인 출판사들은 최대한 연결해보려고 애썼습니다. 물론 41개 명단도 턱없이 부족하고, 응답도 절반 정도만 받을 수 있었습니다만, 시도 자체가 저 스스로에게도 재미있었고, 결과물도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출판사에는 각 출판사의 올해의 책(가장 잘 팔렸든, 가장 자랑스럽든, 가장 아쉽든 뭐든)을 골라 500자의 짧은 소개를 써 달라고 했습니다. 거의 손대지 않고 그대로 올렸습니다. 이 리스트는 완전하지는 않지만 하나의 지도가 될거라 생각합니다. 

갈길이 멀어서요. 일단 전체 명단 한번 보여드리고, 각권 소개 들어갈게요!

 

가스라이팅하시는 하나님(PCKBOOKS), 교회의 부르심(토기장이), 구약에 나타난 하나님의 고통(시들지않는소망), 그女를 기억하며(감은사), 그리스도의 중재(사자와어린양), 나라, 권력, 영광(비아토르), 남은 자들을 위한 요한계시록(성서유니온출판부), (죠이북스), 동성 끌림을 경험하는 친구를 위하여(알맹4u), 마태복음 1-3장 주석(ICC)(알맹e), 시편의 사람(IVP), 어쩌다 거룩하게(바람이불어오는곳), 우리에게 주어진 것들에 관하여(비아), 우리의 춤은 변하여 슬픔이 되고(지우), 이것도 하나님 말씀인가?(도서출판100), 이단, 정통, 영원한 인간(복있는사람), 작정하고 시작하는 그리스도인 공동체(대장간), 전도의 정신(홍성사), 죽음 사회 너머(뜰힘), 칠십인역 입문(북오븐), 평신도교회가 온다(잉클링즈)

21권,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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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한번 잡솨봐 - 2024년 출판사가 뽑은 ‘금쪽같은 내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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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하나님 말씀인가? 

재클린 E. 랩슬리 지음, 정대준 옮김, 도서출판100 펴냄, 16,800원, 전자책 있음

<이것도 하나님 말씀인가?>는 네 가지 구약 본문에 대한 면밀한 독해입니다. 성경, 특히 구약에는 현대의 문화·윤리 의식과 양립하기 어려워 보이는 내용이 많습니다. 저자는 이런 어려움을 ‘그저 믿어야 할 말씀’이라는 수사로 슬쩍 넘어가지 않습니다. 그 어려움을 인정하면서도 하나님이 무엇을 말씀하고 계시는지 귀 기울이려 합니다. 저는 저자의 탁월한 독해 방식을 통해 본문에 대한 해설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성경 읽는 방법 자체를 배웠습니다. 학계의 흐름에 익숙하지 않다면 1장(서론)을 읽는 데 에너지가 많이 소모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먼저 2-5장을 관심 가는 순서대로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저자는 페미니스트이자 신앙인의 관점에서 읽습니다. 이 두 관점의 교집합은 단일하지 않고 무수합니다(Whose feminism? Which faith?). 그렇다면 저자의 읽기는 임의적일까요? 저자는 하나님 말씀의 성격과 말씀을 읽는 태도에 관해서도 성찰거리를 던져 줍니다. (도서출판 100 / 김지호 대표)

 

그리스도의 중재

토마스 F. 토렌스 지음, 김학봉 옮김, 사자와 어린양 펴냄, 19,000원, 전자책 있음

2024년 사자와어린양이 추천하는 책은, 토마스 F. 토렌스의 <그리스도의 중재>입니다. 사실 <지거 쾨더, 성서의 그림들>을 널리 알리고 싶으나, <그리스도의 중재>가 서고에서 울고 있습니다. ㅠㅠ 20세기 현대 영국 신학을 형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로 손꼽히는 토마스 F. 토렌스가 1982년 출간한 책을, 아신대 김학봉 박사님이 전공을 살려 번역했습니다. 초판 발행 이후 40년 넘게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조직신학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책으로 회자되고 있지만, 우리말로는 처음 번역이 되었지요. 이쯤 되는 책이라면 연말에는 3쇄쯤 발행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초판 1,000권 가운데 아직 400권 넘게 남아 있습니다. (실화입니까?)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십자가에서의 죽음’에만 주목해서 설교해 왔던 이들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계시, 화해, 속죄, 예배, 삼위일체 등 여러 주제를 다채롭게 분석한 빼어난 작품이니까요. (사자와 어린양 / 이현주 대표)

 

작정하고 시작하는 그리스도인 공동체

데이비드 잰슨 지음, 최태선 옮김, 대장간 펴냄, 30,000원, 전자책 있음

공동체에 대한 필독서로 장 바니에의 <공동체와 성장>과 더불어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의 저자가 속한 레바 플레이스는 작정하고 시작한 공동체이어서 공동체에 대한 시도와 경험에 대한 무용담(?)이 즐비한 한국에서 이 책이 조금 더 일찍 독자를 만나지 못한 것은 못내 아쉽다.

이 책은 그리스도인 공동체를 염두에 두고 썼지만, 공동체를 경험한 사람뿐 아니라, 오히려 일반 교회의 성도들과 목회자들이 꼭 읽었으면 한다. 현재 기독교가 당면한 문제, 코로나 이후 갈 바를 모르는 교회의 리더나 목회자가 귀담아듣고 실천할 만한 내용이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이 책은 현실을 이야기하면서 희망을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 너무나도 쉽게 사람들은 현실의 문제에 몰입되어 희망을 잃거나, 참혹한 현실의 문제를 무시한 채 희망만 붙드는 경향을 보이곤 한다. 이 책은 이 둘을 놓치지 않고 있다. 공동체! 사서 읽고 적용하려는 사람에게는 생생한 꿈으로 다가올테고, 작정하고 시작하려는 사람에게는 현실로 다가오리라! ( 대장간 / 추천글 : 김복기 봄내시민평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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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의 사람 - 시편 1-150편 해설과 묵상

김영봉 지음, IVP 펴냄, 29,000원

IVP가 선정한 올해의 책은 김영봉 목사의 <시편의 사람>입니다. 한국 교회의 기도 문화에 대한 탁월한 진단과 깊은 성찰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사귐의 기도> 저자의 최신작인데요. 이 책은 가장 위대한 기도서인 시편 전편에 대한 해설과 묵상을 통해 독자들에게 성경의 깊은 의미를 깨닫게 하고, ‘시편형 인간’으로 변화하도록 영감을 줍니다. 과거 저자가 깊은 영적 어둠을 겪을 당시 시편 묵상을 통해 변화된 경험에서 출발한 이 책은, 6년에 걸친 집필 과정을 통해 완성되었습니다. 성서학자이자 목회자로서 평생의 신학과 통찰을 집대성하여 간결하게 녹여 낸 이 책은 저자 특유의 따스한 필치로 깊이 있고도 친절한 해설과 묵상을 제공합니다. 개인 묵상은 물론 공동체 신앙생활에도 큰 영감을 줄 책으로, 삶의 도전 속에서 시편의 지혜와 위로를 찾고자 하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IVP)

 

돈 - 탐욕의 대상에서 사랑의 도구로

손성찬 지음, 죠이북스 펴냄, 14,000원

우리 삶은 먹고사는 문제가 빠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레 돈은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신앙생활에서도 중요한 주제입니다. 이 책은 이토록 삶과 뗄 수 없는, 그래서 성도가 가장 듣고 싶은 설교 주제를 바탕으로 기획되었습니다. 책에는 기본적으로 ‘돈’이란 무엇인지, 우리가 ‘돈’을 어어떻게 이해하는지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도로서 돈을 벌면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성경적이고 균형잡힌 시각으로 제시합니다. 20년간 금욕주의자로 살아온 저는 이 책을 통해 저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금욕주의가 나태함을 핑계로 삼는 도구가 아닐까 하는 의문을 제기하며, 이와 반대되는 번영주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돈이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도구일 뿐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독자에게 이렇게 질문합니다. ”당신은 청지기입니까?" 이 책은 특히 사회에 막 진출하려는 청년들, 그리고 이미 재정을 오랫동안 관리해 왔던 직장인들에게 한 번쯤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성도이자 재정 문제로 고민한 적이 있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합니다. (죠이북스 / 김재준 부장)

 

칠십인역 입문 : 칠십인역의 정의, 역사적 배경, 기원, 번역 과정, 가치, 권위, 

그레고리 R. 래니어, 윌리엄 A. 로스 지음, 이민희 옮김, 북오픈 펴냄, 18,500원

이 책을 계약할 때만 해도 설교자, 신학생만을 핵심 독자로 생각했지만, 책을 편집하면서 그 대상은 모든 그리스도교인으로 확대되었다. 더불어 올해 읽은 책 중에서 나의 성서관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이어서 이 책을 ‘올해의 책’으로 정했다. 칠십인역은 히브리어(와 일부 아람어)로 기록된 구약 성서를 그리스어로 번역한 것이다. 칠십인역 연구는 구약과 신약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현존하는 칠십인역 사본이 히브리어 구약 사본보다 훨씬 오래되었으며 신약 저자들과 초기 교회는 칠십인역을 널리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칠십인역의 번역과 전승 과정, 제2성전기 무렵 유대인들의 성서 해석, 칠십인역을 주로 인용/인유한 신약 저자들과 초기 교회의 신학 이해를 돕는다. 나는 칠십인역에 대해 알게 되면서 성서원문주의자가 되기는커녕 오히려 홀가분해지는 뜻밖의 경험을 했다. 국내에 소개된 가장 쉬운 칠십인역 입문서를 읽고 다른 이들도 이런 경험을 하기를 바란다. (북오븐 / 이혜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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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의 정신

우치무라 간조 지음, 양현혜 옮김, 홍성사 펴냄, 14,000원

우치무라 간조는 삿포로 농학교에서 기독교를 접했습니다. 그 안에서 교파주의의 회의와 기독교 이념 갈등을 경험했습니다. 그 경험이 간조에게 무교회주의를 주창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고, 기독교 본질을 깊이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전도'의 사전적 의미는 '도리를 세상에 널리 알림'입니다. 사람을 교회에 데리고 오는 것이 전도가 아니라 복음을 전하는 것이 전도이지요. 당연하게도 전도를 하는 사람이 '전도자'겠죠. 그렇기에 예수를 믿는 성도는 모두가 전도자입니다. <전도의 정신>은 전도의 방식을 설명하는 책이 아닙니다. 전도자 즉 성도가 어떤 정신을 가지고 복음을 전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책입니다. 이것은 보다 본질적이며 사회적입니다. 현실적이며 사유하게 하는 정신입니다. 사회에 적응하며 살다 보면 어느 순간 가치를 잃을 때가 있습니다. 존재 가치를 잃어버린 채 보이는 대로만 살아가려 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종교는 인간 욕심의 창구가 되어 버립니다. 그렇게 가치와 본질을 잃어버린 인간에게 간조는 이렇게 질문합니다. 

"지금 당신은 어떤 태도로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까?" 무언가를 잃어버린 채로 본질을 찾고 싶은 이들이 있다면 우치무라 간조가 말하는 '전도의 정신'을 들여다보길 바랍니다. 바쁜 사회 속에서 형식적인 전도가 아닌 복음 전도자로서 우리의 길을 안내할 것입니다. (홍성사 / 송민규 주임)

 

교회의 부르심

프랜시스 챈 지음, 김진선 옮김, 토기장이 펴냄, 14,000원 

한 목회자가 있다. 그는 사람들에게서 이런 질문을 받는다. “한창 부흥하고 있는 교회를 왜 떠나셨습니까? 당신의 영향력이 하루가 다르게 커가고 있는데 왜 고국을 떠났습니까?”

그는 하나님에게서 배운 교훈을 나누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자신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커짐에 따라 느끼게 된 위기감, 여러 가지 시도와 실패들, 진정한 교회의 모습에 대한 성찰…. 바로 <교회의 부르심>이다. 저자 프랜시스 챈은 어쩌면 우리가 항상 꿈꾸던 교회의 모습을 이야기하는 것일지 모른다. 순수한 복음이 주는 경이로움에 기뻐하며,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사랑으로 하나 되는 진정한 교회. 저자는 그것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비록 지금은 많이 이탈해 있을지라도 진리를 탐색하는 가운데 다시 교회의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다고 우리를 격려한다. 이 책을 읽고 가슴이 뛰지 않은 사람은 보지 못했다. 아직은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이 책이 보다 많은 이들의 가슴을 뛰게 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교회의 부르심>을 소개한다. (도서출판 토기장이)

 

그女를 기억하며: 기독교의 기원들에 대한 페미니스트 신학적 재구성

엘리자베스 쉬슬러 피오렌자 지음, 조선영 옮김, 감은사 펴냄, 66,000원, 전자책 출간 종이책 근간)

성서학계에서 페미니스트 비평과 관련하여 신기원을 이룬, 십수 개의 언어로 번역됐고 또 번역되어야만 했던, 수백 개의 리뷰들과 수천 개의 인용들을 낳은, 그리고 40년, 그 시간의 시련을 견디고 지금도 여전히 살아 있는 고전. <그女를 기억하며>는 존엄성과 자기존중의 인식, 억압과 권리의 문제, 저항과 해방의 투쟁을 인식론적/해석학적 의미 틀로 삼아 초기 기독교의 기원을 탐사한다. 그렇게 쉬슬러 피오렌자는 초기 기독교에서 여성들의 지위, 역할, 영향에 관한 상상, 통찰, 분석을 제공하면서, 기독교의 시작을 해방을 향한 여성들의 투쟁의 역사로 재구성해 낸다. 이 책의 독자는 예수의 말씀이 가부장 구조로부터의해방에 얼마나 관심을 두고 있었는지, 그리고 이것이 당대 사회에서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얼마나 급진적이었는지 확인하게 될 것이다. 출간 40년을 맞아 한국어판이 새롭게 나오게 된 것을 기념하며 2024년 감은사의 올해의 책으로 추천한다. (감은사 / 대표 이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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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주어진 것들에 관하여 - 오늘 우리에게 있는 경이의 좌표들

메릴린 로빈슨 지음, 조윤 옮김, 비아 펴냄, 27,000원

수년 전, 이 책을 기획한 이유는 흔치 않은 '탁월한 그리스도교 작가'의 에세이라는 희소성과 내용의 신선함, '이제 이 정도 작가의 책은 기꺼이 낼 수 있다'는 약간의 자부심(허영심) 때문이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책을 만들려 하자 처음에 그렸던 그림은 날라갔다. 애초에 고려한 번역자는 번역을 고사했고, 본격적으로 원고를 살피니 문장은 현란했고, 주제는 광범위했다. 그 와중에 계획했던 출간 시점(본래 이 책은 비아 10주년 3부작 중 하나였다)도 놓쳤다. 결과적으로, (기이하게도) <우리에게 주어진 것들에 관하여>는 가장 적절한 역자를 만나 가장 적절한 순간에 나왔다. 혼란의 시기, 우리가 딛고 서 있는 이 땅의 요소들, “우리에게 주어진 것들”을 보는 법을 익혀야 할 시기, 현실에 대한 정직한 시선과 은총에 대한 깊은 신뢰가 동시에 요청되는 이 시기, 경이의 감각이 다시 살아나야 할 시기, 이 책은 그 모두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아 / 민경찬 편집장)

 

남은 자들을 위한 요한계시록

스캇 맥나이트, 코디 매칫 지음, 윤상필 옮김, 성서유니온 펴냄, 27,000원

요한계시록은 왠지 함부로(?) 읽으면 안 될 것 같은 책이다. 상징과 비유가 많아 어렵기도 하지만, 사실 우리의 요한계시록 읽기를 혼란스럽게 만든 주범은 억측과 과장, 허위로 점철된 해석들이다. 요한계시록은 당대의 그리스도인들에게 불의한 체제에 대항하는 제자도를 요구했다. 그리고 우리에겐 바벨론과 같은 제국의 가치에 저항하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라고 도전한다. 하지만 억측에 기반을 둔 요한계시록 읽기는 교회를 병들게 했다. 현실 도피성의 가르침으로 책에 집약된 저항 정신을 덮어 버렸기에,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참된 제자가 되는 일은 요원해지기만 했다. 그래서 우리에게 <남은 자들을 위한 요한계시록>이 필요하다. 물론 이 책은 미국의 신학적, 목회적, 정치적 상황이 반영되어 있다. 하지만 미국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 한국 사회와 교회에도 이 책의 메시지는 동일하게 전해져야 한다. (성서유니온 / 천서진 편집부장)

 

이단, 정통, 영원한 인간 - G. K. 체스터턴 탄생 150주년 기념 대표작 세트

G. K. 체스터턴 지음,  전경훈 옮김, 복있는사람 펴냄, 60,000원

올해 복 있는 사람에서는 <고백의 언어들>(김기석), <히브리어의 시간>(송민원), <마침내 교회가 희망이다>(박영호), <조직신학>(웨인 그루뎀), <변증이란 무엇인가>(알리스터 맥그래스) 등 신학의 지평을 넓히고 신앙의 깊이를 더하는 도서들을 기획하여 출간하였습니다. 그중 특별히 소개하고 싶은 책이 있는데, 바로 ‘G. K. 체스터턴 탄생 150주년 기념 대표작 세트’입니다. 이 세트는 가장 영향력 있는 기독교 변증서로 꼽히는 <이단> <정통> <영원한 인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자 특유의 언어적 기교와 통찰을 잘 살린 번역과 더불어 친절한 해설을 통해 매력적인 체스터턴의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합니다. 체스터턴은 브라운 신부가 등장하는 탐정소설로 널리 알려진 작가이며, C. S. 루이스의 회심에도 깊은 영향을 준 인물이기도 합니다. 복 있는 사람은 이번 출간으로 체스터턴을 제대로 소개하는 동시에, 개신교 내에서 지적 에세이를 함께 향유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복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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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라이팅하시는 하나님

티파니 브룩스 지음, 조만준 이고은 옮김, PCKBOOKS 펴냄, 17,800원

많은 독자가 제목으로 어그로를 끈다고 생각했겠지만, 그런 오해와 달리 이 책은 원서와 동일한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제목 때문에 적지 않은 오해를 받은 것 같아 다시 한번 이 책을 추천하고자 한다. 신앙생활을 하며 품은 하나님에 대한 의문이나 의심, 실망감 등이 ‘잘못’되었다고, 그것이 ‘성경적인 기독교인의 길’에 맞지 않는다는 책망을 들은 적이 있는가? 어려운 일을 마주했을 때 “내가 어떤 잘못을 했길래 이런 일을 당하게 되었을까?” 또는 "하나님께서 나에게 무언가를 가르치시려고 이런 일이 생긴 거야.”라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 이 책은 이러한 경험을 한 이들이 하나님을 이런저런 방식으로 경험해야 한다고 배웠던 틀에서 벗어나게 하고, 불필요한 자책감을 걷어 내고 자유롭게 해서 전능하신 하나님을 진정으로 만나도록 도움을 준다. (PCKBOOKS)

 

동성 끌림을 경험하는 친구를 위하여 - 기독교인인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브래드 햄브릭 지음, 맹호성 옮김, 알맹4U  펴냄, 5,500원(전자책만 있음)

한국의 지극히 보수적인 기독교 환경에서는 동성 끌림을 느끼는 자가 교회 내에서 설 자리가 없는 것이 안타까와서 1년 동안 기도하는 마음으로 주일마다 조금씩 번역하여 만든 책입니다. 흔히 정죄의 대상으로만 동성애자를 취급하는 현재 교회 내 상황에서 생각을 달리하여 동성 끌림을 느끼는 단계에서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은지, 저자가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구체적으로 잘 설명해주는 배울 수 있는 드문 책입니다. 전자책으로만 내면서 종이책 낼 곳을 찾았는데, 다른 기독교 출판사들의 외면을 받았습니다. 어느 쪽에서도 좋아하지 않을 책이라는 평을 들었는데 가장 정확한 평인 것 같습니다. (알맹4U)

 

마태복음 1-3장 주석 - 마태복음 서론 및 1:1-3:17의 비평 석의 주석 (ICC)

W. D. 데이비스, 데일 C. 앨리슨 지음, 알맹e 펴냄, 48,000원, 전자책 있음

28장까지 있는 마태복음 전체가 아닌 겨우 3장까지의 주석서인 이 책은 벌써 200자 원고지 기준으로 3500매에 달하고, 출판된 종이책으로도 500쪽이 넘는 엄청난 분량의 이 책은 번역비도 기독교 출판 업계 최고인 매당 5000원씩 지급하고도, 신약학 전공자 4명이 달라붙어 반년 동안 고생하면서 만들었습니다. 실은 모든 다른 국내외 마태복음 주석서들은 이 책의 각 주석 작업 결과에 찬성하든 안 하든 참고해서 만든 영업자들이 공개하고 싶지 않은 영업비밀 같은 책인데, 책이 한국어로 번역되어 나오고도 많이 판매되지 않은 관계로 희소성의 가치까지 있으니 계속 해서 영업비밀로 남을 책이 될 것 같습니다. (알맹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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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사회 너머

김성민 지음, 뜰힘 펴냄, 17,000원

죽음은 불편한 진실이다. 산 자들 중 죽음을 직접 경험한 이가 없기에, 죽음에 관해 어떠한 말을 보태는 것은 어쩌면 무의미한 일이다. 하지만 죽음을 말하는 일은 불가피하다. 죽음은 생명에 밀착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이 세상에 발을 내딛는 동시에 살아간다. 그리고 죽어 간다. 시인 릴케는 임산부의 태중에 죽음이 깃들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생명과 죽음의 뒤섞임이 삶을 구성해 간다. <죽음 사회 너머>는 생명과 죽음의 기원을 성경에서 발견해 내며, 기독교의 오랜 전통이 죽음을 이해해 온 궤적을 추적한다. 그리고 우리의 일상에 만연해 있는 죽음의 현상들을 통찰한다. 저자는 죽음을 외면하고 은폐하는 현대 문화에 그리스도인들이 고개를 숙이지 말 것을 당부하며, 도리어 죽음을 생명으로 너끈하게 끌어안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준다. 생명과 죽음이 공존하는 부조리한 삶을 잘 살아 내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책, <죽음 사회 너머>다. (뜰힘 / 최병인 대표)

 

구약에 나타난 하나님의 고통

테렌스 E. 프레타임 지음, 조덕환 옮김, 시들지않는소망 펴냄, 21,000원, 전자책 있음

그동안 많은 성도들이 오해해 왔던 구약의 하나님은 공의롭고 거룩하시지만, 반대로 죄인을 벌하는 데 있어 가차없을 뿐만 아니라 그 어떤 타협점도 없이 심판하시는 하나님으로만 비쳐왔다. 이 책은 그러한 이미지를 뒤바꾼 획기적인 책이다. 

구약의 거룩하신 하나님은 인간이 저지른 죄와 악으로 인해 슬퍼하시며, 그들의 죄를 용서하시기 위해 자기 자신까지 내어 주시는 분이시다.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성육신하셔서 십자가에 죽기까지 모든 고통을 지신 바로 그 하나님이 구약의 하나님이다.

“하나님도 고통을 받으시나요? 구약의 하나님은 공의롭고 거룩하신 분이고 성육신하신 신약의 예수님이 우리 죄를 위해 고통받으신 거 아닌가요?” “내가 고통받을 때 하나님은 뭐하셨어요? 우리가 고통받을 때 하나님은 지켜보고만 계셨던거 아니에요?”라는 난제에 대한 명쾌한 성경적 해답이 되는 책이다. (시들지않는소망 / 조덕환 대표)

 

평신도교회가 온다 : 교육운동가 송인수의 평신도교회 17년 이야기

송인수 지음, 잉클링즈 펴냄, 18,800원, 전자책 있음

‘1세기 교회’ 시리즈 저자 로버스 뱅크스가 적극 추천한 화제의 신간!

교육운동가 송인수 ‘교육의봄’ 대표가 2008년부터 지금까지 17년에 걸쳐 ‘평신도교회’를 이루며 고민하고 씨름하는 가운데 나온 글을 엮은 책. 저자는 <평신도교회가 온다>를 통해 교회란 무엇이고 신자란 어떤 존재인지 온 몸으로 묻고 부딪치고 씨름해 온 ‘질문의 여정’을 들려준다.

“저자가 추구하는 평신도교회가 <1세기 교회 예배 이야기> 등 제 책들에서 그토록 강조하며 말해 온 교회론과 아주 유사함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니까 ‘1세기 교회 예배 이야기’가 한국에서 ‘평신도교회’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으로 재현되어 온 셈입니다.” - 로버트 뱅크스(‘1세기 기독교’ 시리즈 저자, 전 풀러신학교 교수) (잉클링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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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춤은 변하여 슬픔이 되고

전원희 지음, 지우 펴냄, 13,500원

이 책은 신학과 신앙을 잇는 묵상집 시리즈의 첫 번째 책입니다. 이 책은 소위 QT(Quite Time)를 위해 출간된 묵상노트류의 책들을 조금 더 보완해보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성경 묵상이 간혹 너무 개인의 감정적인 혹은 사적인 해석과 적용으로 흐르는 것을 막고자, 묵상집과 주석의 하이브리드한 형태로 만들어진, 둘 사이 그 어딘가에 위치한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을 활용하는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두세 구절 정도 되는 그날의 본문을 읽고 기록 공간에 자신이 묵상한 내용을 정리해봅니다. 이후 해당 본문의 이해를 위한 저자의 원어 풀이 및 맥락 해석과 적용을 돕는 글을 통해 묵상한 내용을 수정 혹은 보충합니다. 또한 애가에 담긴 신학을 이해하기 위한 전반적인 개요와 애가에 담긴 신학적 메시지들을 정리한 내용들도 애가를 전체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책을 시작으로 다른 성경도 이렇게 묵상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출간해나갈 계획입니다. 근간으로 마가복음과 시편을 준비 중입니다. 성도들이 좀 더 깊고 신학적인 성경 묵상을 해나가는데 있어서 이 시리즈가 작은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지우 / 일꾼 이재웅)

 

나라, 권력, 영광

팀 앨버타 지음, 이은진 옮김, 비아토르 펴냄, 38,000원, 전자책 있음

현대 미국 복음주의 운동과 극우 정치의 결합이 어떻게 미국 정치의 중심부를 장악하게 되었는지를 심도 있게 분석한 책. 복음주의 목사의 아들이자 저널리스트로서, 4년간 미국 전역의 교회 행사, 정치 유세, 연례 총회 등을 취재하여 종교적 서사가 어떻게 정치적 행동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사용되는지, 그리고 이러한 결합이 미국 내 인종 갈등을 격화시키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미국 역사에서 정치와 복음주의 진영이 상호작용해 온 궤적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트럼피즘이 미국 우파 사이에서 시민 종교로 자리 잡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노출하는데, 이는 우리의 정치와 종교가 맞닿는 지점에서 반면교사가 될 것이다. 비아토르는 기독교 울타리 밖의 독자와도 소통할 수 있는 책을 꾸준히 출간하려고 애쓰고 있는데, 그런 지향을 보여주는 책이자 실제 그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었다는 점에서 첫 번째로 꼽는 올해의 책. (비아토르 / 김도완 대표)

 

어쩌다 거룩하게

나디아 볼즈웨버 지음, 윤종석 옮김, 바람이 불어오는 곳 펴냄, 17,500원, 전자책 있음

강호에 회자되던 ‘액스덴탈 세인츠’(Accidental Saints)의 출간을 앞두고 마지막까지 고심한 것은 제목이었다. 내용이야 명불허전, 번역과 편집도 만족스럽다. 하지만 제목은 어렵다. 중의적 의미의 ‘성인’을 살려 ‘어쩌다 성인이 된 사람들’에서 ‘어쩌다 성인’까지 나왔지만 이거다 싶은 확신은 없던 터에, 이번에도 기막힌 제목을 확정해 준 이는 (‘재즈처럼 하나님은’, ‘성경 옆의 성경’을 점지해 준 바 있는) ‘바람’의 회장님 되시겠다.거룩을 되뇌는 보수적 교회도, 정의와 사랑을 말하는 세련된 교회도 단일한 성질의 무리이기 쉽다. 전통에 고착되든 세련됨에 포착되든, 다른 이들은 끼기 힘들다. 죄인이 성인의 무리에 정죄감을 느끼듯, 성인은 죄인의 무리에 거북함을 느낄 테니까. 이질적인 사람들이 잘날 것도 못날 것도 없다는 듯 얽혀 살아가는 비결은 뭘까. 서로 달라서 싫어할 법한 이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비밀은 식상하지만 은혜다. 망가진 존재 속에서 반짝이는 은총의 순간들 때문이다. 여전히 절실한, 여전히 간절한. (바람이 불어오는 곳 / 발행인 박명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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