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한번잡솨봐

50호: 지방선거만큼 중요한 다섯 가지 정치 이야기 😆

김나율 님의 큐레이션 ✨

2026.04.30 | 조회 5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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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람ARMC

선거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다가오는 6월 3일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이죠! 당분간 각종 매체와 뉴스피드는 정치의 언어로 가득찰 겁니다. 그런데 엇비슷한 구호가 반복될수록 정치의 언어가 되려 공허하게 다가왔던 경험 없으신가요. 이번 호 〈틈〉은 지지와 반대, 당선과 낙선 사이에서 우리가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영역과 질문들을 꺼내보려고 합니다. 선거의 계절에 선거 만큼 중요한 정치 이야기를 함께 들여다 보게 해줄 다섯 권을 준비했습니다. 청년 정치 활동가로서 광장과 정당, 정치학교 반전, 망원정x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오고 계신 김나율 작가님께 추천을 부탁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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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큐레이터 : 김나율 | 정의당 마포구위원회 운영위원. 동화작가. 그림책 『고민이 자라는 밤』, 『원의 마을』을 쓰고 그림. 여자친구와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살며, 세상을 바꿀 정치와 예술, 우정의 가능성을 믿고 있다.


파트 1 : Q&A

Q. 선거철이 되면 정치에 관심이 생기다가도, 뉴스를 접할 때마다 금세 피로해집니다. 후보와 공약은 넘쳐나는데 정작 제가 사는 동네의 일, 제 삶의 실제적인 고민과 맞닿아 있는 언어들은 잘 보이지 않아서요. 그렇다고 덮어놓고 정치를 외면하기엔 뭔가 불안하고요. 저는 이번 지방선거를 냉소와 피로감을 확인하는 의례가 아닌, 정치를 향해 더 깊은 질문을 던져보는 기회로 삼아보고 싶어요. 정치와 제 삶을 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연결해보고 싶고요. 작가님은 예술가이자 청년 정치 활동가로서 정치의 다양한 측면들을 목격해 오셨을 텐데, 현재의 한국 정치가 놓치고 있는 영역들을 짚어주실 수 있을까요? 그 영역들을 흥미롭게 다루면서도 예리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는 책들을 추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A. 요즘 저희 동네에는 ‘코스피 6000 시대’ 현수막이 붙어있는데요. 점심 한 끼 밖에서 사 먹는 것도 망설여지는 저 같은 사람에게는 그 문구가 정말 먼 이야기처럼 들려요. 정치가 피로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그런 마음이 아닐까 싶어요.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대로변에는 유세차가 시끄럽게 돌아다니고, 뉴스는 온통 정치 이야기로 가득해지고,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사람들이 내 삶에는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하는 공약을 들고 나와서는 갑자기 ‘우리 동네 일꾼’이라고들 하니. 도무지 내 일 같지가 않은 거죠.

선거를 흔히 ‘민주주의의 축제’라고 표현하곤 하잖아요. 그러니 정말로 선거가 축제라고 상상해 봅시다. 축제를 벌인다고 해서 참여했는데, 마이크를 잡은 사람들이 죄다 나랑 전혀 상관없는 말만 주야장천 늘어놓는 상황이라면 어떻겠어요. 집에 돌아가고 싶을 거예요. 나를 환영하지 않는 축제장에 서 있다는 생각이 들면 얼마나 외롭겠어요. ‘정치는 너무 피로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은 사실 외로우신 거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그리고 시민들에게 효능감 대신 그런 외로움을 안겨준 것은 정치가 통렬하게 반성해야 할 지점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나는 투표 안 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께 이유를 여쭤보면 하나같이 이렇게 말씀하세요. ‘이놈이 저놈이고, 저놈이 이놈인데 뭐 하러 투표를 해?’라고요. 냉소처럼, 또는 정치혐오처럼 들릴 수 있는 말이지만, 저도 어느 정도 동의해요. 민주당 아니면 국민의힘. 양당제가 너무 공고하잖아요.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정치는 앞으로도 절대 다양한 얼굴들을 대변하지 못할 겁니다. 왜 정치가 이렇게 멀게 느껴지는지, 다가오는 지방선거는 어떻게 봐야 하는지, 이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하면 좋을지에 대해서 다음 책들을 살펴보며 마저 이야기해 봐도 좋겠습니다. 

 

파트 2 : 책 추천과 이유

위성정당 OUT

최광은 지음, 정직한모색 펴냄, 226쪽 [도서정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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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선거구제와 결선투표 없는 단순다수대표제는 양당제를 부르고, 중대선거구제, 비례대표제, 결선투표제는 다당제를 낳는다는 주장*이 있어요. 우리나라는 소선거구제(1개 선거구에서 1명만 선출하는 방식)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되, 전체 비례의석 중 일부에 대해 50%의 연동률을 적용하는 방식)를 혼합해서 사용합니다. 여기서 의문이 하나 발생합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었으니, 이제 다당제로 한 걸음 나아간 것 아닌가? 왜 아직도 거대 양당이 득세하고 있지?’ 하는 의문이 그것이에요.

이 책은 위성정당이 어떤 꼼수를 썼는지, 어떻게 민주주의를 망쳤는지, 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된 이후에도 우리 정치가 다양성을 보장받지 못했는지 상세히 알려줍니다. 제목부터 위성정당에 대한 분노가 느껴지시지요?(웃음) 점잖고 중립적인 책은 아닙니다. 감안하고 읽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뒤베르제의 법칙

 

메르켈 리더십 - 합의에 이르는 힘

케이티 마튼 지음, 윤철희 옮김, 모비딕북스 펴냄, 468쪽 [도서정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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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수퍼마켓에 장을 보러 갔는데, 양파를 유심히 고르고 있는 총리를 만날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오늘 TV 뉴스 화면에서 본 것과 정확히 같은 정장을 입고있는 그 총리가 심지어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을 가진 사람이라면요?

<메르켈 리더십>은 동독 출신, 여성, 과학자, 아웃사이더였던 메르켈이 신뢰받는 지도자가 된 드라마 같은 여정을 담은 책입니다. 꿈과 비전에 대한 이야기 대신 정치가 우리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를 이야기 했던, MBTI 검사를 하면 T 100%가 나올 것만 같은 메르켈이 사실은 얼마나 뜨거운 마음을 가진 리더였는지 확인하실 수 있을 거예요.

특히 ‘정치인은 어차피 다 특권층’이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품고 계셨던 분들께 강력 추천드립니다. 책을 펼치면 인터뷰를 할 때 손을 어떻게 둬야 할지 몰라 결국 마름모꼴을 만드는, 어딘지 조금 괴짜 같은, 내 주변 사람과 꼭 닮은 메르켈을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철의 여인도 양파를 산답니다.

 

보르겐 Borgen

넷플릭스 시리즈, 애덤 프라이스 지음, 2010, DR(덴마크 방송공사) [시리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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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정의에 대해 사람들은 여러 말을 얹곤 하지요. ‘정치는 결국 파워 게임’ 이라는 매서운 말부터, ‘정치는 사회적 가치 배분의 문제’라는 건조한 정의, 혹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현실을 바꾸는 구체적 행동’이라는 아름다운 이야기까지. 듣다 보면 다 맞는 것 같은데, 서로 충돌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치란 결국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우리에게만 어려운 것이 아니었나 봐요.

<보르겐>은 가상의 인물인 덴마크의 여성 총리 비르기트 뉘보르가 권력을 잡은 후,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며 임기를 수행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 언론과 정치 사이의 수싸움, 외교의 어려움과 같은 드라마적인 요소부터 연립정부의 출범, 연금개혁, 기후정책, 여성 임원 할당제, 아프가니스탄 파병과 같은 실제 덴마크 사회에서 화제가 되었던 정치적 사건들까지 알아볼 수 있어요. 다당제 기반이 튼튼한 덴마크의 정치와 한국 정치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북유럽의 하우스 오브 카드’라 불릴 정도로 흥미진진하니, 꼭 주말을 통째로 비운 날 보시기를 권장드려요.

 

정당론

강원택 지음, 박영사 펴냄, 332쪽, 전자책 있음 [도서정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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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의 기능, 정당의 기원, 이념, 갈등과 균열, 정당의 공직후보 선출 방식과 우리나라 정당의 역사…… . 이 책을 한 마디로 말씀드리자면, ‘정당의 A-Z’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민주주의라는 정치 과정에서 정당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깨닫고, 관심과 애정을 갖고 정당이 본래의 제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독려하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재미로 읽어볼 만한 책이라기보다는 공부하면서 외워야 할 교과서에 가깝습니다. 옆에 꼭 노트 한 권을 펼쳐두고 메모하며 읽는 것을 권장드려요! 

 

정치적 감정

마사 누스바움 지음, 박용준 옮김, 글항아리 펴냄, 684쪽, 전자책 있음 [도서정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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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회는 감정으로 가득 차있다. 자유민주주의 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정치적 감정>의 첫 문장입니다. 혹시 법과 정치는 철저히 이성의 영역이라 생각하는 분 계신가요? 누스바움은 정치에 인간적 감정의 개입이 꼭 필요한 이유를 시와 오페라, 비극과 희극, 건축물에서 찾아냅니다. ‘나’로부터 시작된 감정이 ‘나와 너’의 감정이 되고, 그것이 공적 감정으로 폭발하는 순간 탄생하는 정의를 이야기하며, 그 과정에서 사랑이 결코 빠질 수 없음을 짚어냅니다. 

이 책은 사회적 가치에 감정을 투영하는 ‘품위 있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담대한 여정입니다. 정치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또 그것이 어떻게 발전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마음의 나침반이 되어주는 소중하고 아름다운 책입니다. 다만, 정치철학적 접근이 필요한 책이며 굉장히 두껍다는 점도 미리 알려드립니다. (웃음)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심차게 준비한 나율 님의 책 큐레이션이 어떠셨나요? 어떤 점이 더 궁금해지셨는지, 이것만큼은 더 알고 싶은 점이 무엇인지 남겨 주시면 좋겠습니다. 한편 지난 49호였던 의민 님 인터뷰는 많은 분이 읽어주셨으나, 답장 링크를 늦게 첨부하여서 글로 남은 답장은 없었습니다. 다만 세속성자들의 이야기 SNS에 '믓지다 우리 언니!', '얼굴로만 알고 있었는데 글로 보니 반갑다' 등의 답글을 남겨주셨더라고요. 아직 살펴보지 못한 분이 있다면 멋진 의민 님의 이야기를 보는 재미도 놓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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