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구독자 님. 해서입니다. 구독자 님은 요즘 어떤 고민을 하고 계신가요?
- 열심히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일이 어그러지기만 할 때
- 해도 해도 할 일이 배로 불어나기만 하고 진짜 하고 싶은 일에 투자할 에너지는 고갈될 때
- 나를 움직이는 동력이 전부 밖에 있어서 스스로 충전할 수 없을 때
너무 자주 이런 감정과 상황에 처한다고 생각해본 적 있을까요? 그렇다면 동양의 오래된 철학 ‘무위(無爲)’를 참고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무위는 탱자탱자 세월이 네월로 사라지는 것을 바라만 보고 게으르게 구는 게 아닙니다. 스스로를 좀먹는 구태의연에서 벗어나기. 나를 존재가 아닌 수단으로 대하는 태도, 즉 실적과 평판, 효율만을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는 인위로부터 자유를 추구하는 정신입니다.
어떻게 열심히 살 것인지, 얼마나 힘을 쓰고, 어디에 힘을 쏟을 것인지를 스스로 결정하기 위해서는 일단 가속화된 쳇바퀴를 멈추는 게 중요하지요. 하지 않음. 단지 사회의 주류적 흐름에 저항하기 위함은 아닙니다. 거절을 위한 거절도 아니며, 무위는 회복된 자기 자신이 세상과 순수하게 연결될 가능성을 탐색하는 모험에 가깝습니다.
설명만 그럴싸했지 저도 초심자 중에 초심자일 뿐인데요. 그러나 무위의 힘은 제게 부정할 수 없는 치유력을 발휘하는 중이고 빠져드는 속도가 무서울 정도랍니다. 구독자 님에게도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우리 함께 ‘멈추며 나아가기’, 어때요?
이번 주 SIDE 몰아보기 👀
■ [ESSAY] 무위(無爲), 겨루지 않고 이루는 작은 혁명 written by 해서
■ [TIP] 김정현의 동분서주 - 북치고 장구치고 영업하고
■ [NEWS] 시작은 무작정 - 사콜 크루 5인의 일본 여행
■ [매거진 SIDE] 각자의 방식으로 일하고 사는 이야기
■ [보너스코너] 요즘 리스트 by 해서

일상 대부분의 시간을, 우리는 누군가와 연결되어 보내고 있어요. 단순히 연락을 주고받는 것을 넘어, 성과와 역할, 책임에 대한 고민 역시 세상과의 연결 속에서 비롯되죠.
연결은 삶을 움직이는 큰 원동력이 되지만, 세상에 반응하는 데 익숙해질수록 그 안에 존재하는 '나’를 놓치기 쉬운 것 같아요. 바쁜 일과를 앞둔 날이면, 나보다 할 일이 먼저 떠오르곤 하니까요.
오늘은 무언가를 ‘위한' 선택에서 벗어나, ‘하지 않음’을 통해 비로소 자신을 회복해가는 해서의 이야기를 전해드려요. 삶에 무언가를 더하는게 아닌, 하지 않음으로써 다시 찾은 일상의 감각들이 담겨 있어요.✨
오늘 구독자 님은 어떤 세상과 연결되어 있나요? 그리고 어떤 연결은, 잠시 내려두어도 괜찮을까요?지난주 뉴스레터에서 공개한 사이드 매거진 2호의 주제, ‘의도적으로 느리게 가는 삶’의 첫 번째 콘텐츠로 해서의 에세이를 전해드려요!
무위(無爲), 겨루지 않고 이루는 작은 혁명
아주 어린 시절부터 불면증을 겪었다. 밤이 힘들어 한숨짓던 기억은 열 살무렵부터 시작된다. 좁은 방 하나에 나란히 누워 자는 네 식구, 한 명 한 명의 뒤척임과 숨소리, 냉장고 냉각기 울리는 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창틀. 거주 환경의 열악함만을 문제 삼긴 어렵다. 나는 예민했고, 예민함을 설명하기엔 너무 어렸다. 옆 사람이 몸을 들썩이기만 해도 깼다. 유리창에 비치는 어슴푸레한 기운조차 지나치게 밝게 느껴져, 눈을 감고 있어도 더 세게 감고 싶었다.
(...) 그런 내가 이 년 전부터 훨씬 수월하게 밤을 나고 있다. 일을 안 하다시피 하며 전세 대출 이자와 생활비 정도만 겨우 충당하는 신세가 되고 나서야 놀랍도록 편하게 잔다! 하루하루 믿을 수 없는 속도로 세계 정세와 시장이 급변하는 와중에 어떻게 두 발 뻗고 잘 수 있는지 묻는 눈빛들이 그려지지만, 글쎄, 거짓말처럼 잘 잔다. 밤이 깊으면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잠이 쏟아지는 감각. 통잠을 자고 난 아침의 개운함. 처음 체감하고 반질반질 피부에 광이 나는 것을 보며 생각했다.
여태 잠을 못 이룬 건 ‘시간이 없어서’인 게 아닐까?
시간은 왜 없었을까? 부모의 사랑을 받기 위해, 형제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원하는 만큼의 학업 성과를 내기 위해, 또래 친구의 인정과 기대를 사기 위해, 학교 어른들의 비위를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 대학에 가서도, 사회에 나가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학점을 얻기 위해, 벌이를 위해, 가족의 균열을 중재하고 해결하기 위해, 프리랜서로 자리 잡기 위해, 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위해, 위해, 위해 ⋯
‘위하는 나’로 사느라 ‘존재하는 나’를 돌보지 않았던 나날들. 명분과 이해관계가 엮인 일에 온 신경을 쏟았다. 이행하지 않았을 때 불행해지는 일보다는 이행하지 않았을 때 골치 아픈 정도의 일부터 먼저 처리했다. 생활의 불편이 줄어들수록 삶의 불만은 차오른다. 나는 많은 걸 하고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기분에 휩싸여 괴로워하느라 잠을 못 잔다.

그리고 나는 처음으로 성실히 돌리던 쳇바퀴 일상으로부터 ‘일탈’을 감행한다. 다른 나라로 훌쩍 떠나거나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것이 아니었다. 작은 혁명. 단지, 하지 않는 것. 지출을 넘어설 만큼 더 벌지 않는 것. 의무감으로 사람들에게 연락하지 않는 것. 가족의 일을 전적으로 내 책임이라 생각하지 않는 것. 프리랜스 에디터로 살아남는 것을 유일한 생존 목표로 두지 않는 것.
하지 않음을 감행한 후에야 늘어난 시간. 드디어 소비와 노동이 아닌 ‘경험’을 위한 시간이 주어진다. (...)
사이드 게스트 크루 [김정현의 동분서주] 업무 회고 2편을 공개합니다!
나에게 맞는 일정을 스스로 설계하고 기획부터 제작, 영업까지 해내는 프리랜스 에디터 정현. 말하기는 쉽고, 어쩐지 멋있기만 한데요. 보여지는 모습 아래, 끊임없이 결과를 내고 나를 알려야 하는 프리랜서의 치열한 발장구를 담았습니다.
광활한 디지털 세상에서 잊히지 않기 위해. 눈에 띄기 위해. 소속 없이도 일을 이어가기 위해.
오늘도 부지런히 발을 구르는 프리랜스 에디터의 삶을 [김정현의 동분서주]에서 만나보세요!
김정현의 동분서주 - 북치고 장구치고 영업하고
혼자 일하는 자의 기쁨은 셀 수가 없다. 혼자 일하는 자의 슬픔도 셀 수가 없다. 북 치고, 장구 치고, 기획하고, 제작하고, 소통하는 걸로 모자라 영업까지 도맡는 건 혼자 일하는 자의 기쁨인 동시에 슬픔이다. 김정현이라는 용역 노동자이자 1인 회사의 존재를 시장 곳곳에 알리고 다녀야 하는 현실. 여기에 자기 PR이니 퍼스널 브랜딩이니 하는 거창하고 공허한 개념은 붙이고 싶지 않다. 나는 그저 먹고 살기 위해 움직였다. 프리랜서로 생존하기 위해서. 그 눈물겨운 과정이 두 번째 업무 회고에 담겼다. 경력도 인맥도 부족한 프리랜서는 어쩌다 디지털 영업맨으로 거듭났는가.
[Why] 잊히지 않기 위해, 눈에 띄기 위해
기다리기만 하는 자에게는 기회가 오지 않는다. 강아지와 나의 차이점이 여기에 있다. 강아지는 가만히 있어도 귀여운 존재다. 나는 가만히 있으면 불쌍한 존재다. 큰맘 먹고 독립했으니 돈도 되고 커리어에도 도움 되는 근사한 일이 밀려들 거라 기대하는가? 막연한 희망은 지난날의 선택을 의심하게 만드는 걸림돌일 뿐. 나는 콘텐츠를 만드는 기획자이자 제작자다. 그러나 동시에 내가 만든 걸 알려야 하는 영업사원이기도 하다. 회사에는 영업팀이 있고 홍보팀이 있다. 프리랜서로 사는 나에게는 나밖에 없다. 기회를 잡으려면 직접 움직여야 하고, 그 움직임에 따라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아주 천천히 커진다.

[What] 인스타 영업맨으로 다시 태어났다
(...) 빼먹은 소식이 있을까 메모장에 ‘포스팅해야 할 결과물 리스트’까지 만들어 놓은 모습이 유난스럽게 느껴지는가? 포스팅 완료 후에는 반드시 스토리로 한 번 더 공유하고, 디지털 콘텐츠의 경우 풀버전을 감상할 수 있는 링크까지 달아야 직성이 풀리는 모습은 어떤가. 이제는 콘텐츠 결과물뿐만 아니라 평소의 관심사나 일상 이야기마저 일거리와 연결해 어필하려는 자신을 발견할 때면 정말이지… 부정하지 않겠다. 인스타 중독맨은 인스타 영업 중독맨으로 진화했다.
[So] 일을 알리는 일이 또 다른 일을 물어다 줬다
일이 일을 물어다 준다. 그리고 ‘일을 알리는 일’이 또 다른 일을 데려온다. 해외여행을 다녀와 쓴 후기 포스팅이 디자인 매거진의 에세이 기고로 발전하고, 친구의 유튜브에 출연한 사실을 공유한 게시물이 커뮤니티 프로그램의 호스트 기회로 이어진 것처럼. 나는 내가 어떤 식으로든 참여한 결과물이 조금의 관심도 얻지 못한 채 사라지는 걸 원하지 않는다. 동시에 누군가 그걸 보고 나를 외주 용역으로 추천할 수도 있었을 기회를 놓치는 건 더더욱 원하지 않는다. 관심받고 싶다는 욕망과 일을 얻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만나 맺어진 제법 견고한 동맹. 이 동맹이 프리랜서로 생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후로 ‘직접 올리기 부끄럽다’는 말은 그저 배부른 소리로 들린다.
✴︎ Writer. 게스트 크루 김정현 (@kimjeonghyeon_)
프리랜스 에디터. 다양한 매체/브랜드와 일하며 주로 도시의 흥미로운 장소와 사람과 콘텐츠를 소개한다. 에세이 『나다운 게 뭔데』를 썼다. 취재와 원고 작성부터 사진 촬영, 토크 프로그램 기획 및 진행, 라이브커머스 패널까지 분야와 형식을 가리지 않고 활동한다. ‘시티털보’라는 이름으로 개인 숏폼 콘텐츠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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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무작정] 사콜 크루 5인의 일본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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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일본 출장을 떠난 크루들은 어떻게 일본을 여행하고 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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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방식으로 일하고 사는 이야기
세상에 다양한 삶이 있다고 하지만,
막상 그 다양한 삶을 마주하기란
시간 내어 찾아보지 않으면 어려운 것 같아요.
아무래도 우리의 주변에는
나와 비슷한 꿈, 비슷한 환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게 되니까요.
사이드 매거진은 어디서 만나고 이야기 들어볼 수 있을까 고민하셨을 다양한 삶을 담았습니다! 📘
페스티벌을 기획하는 문화 기획자,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서퍼이자 디제이로 살아가는 다능인, 빈티지 온라인 숍의 운영자까지… 이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세상에 이런 삶도 있구나'하고 눈이 조금 더 크게 뜨게 돼요.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다능인의 이야기, SIDE 매거진 1호에서 만나보세요!
🎐 보너스 코너! 요즘 리스트 by 해서
💫 today's quote
“걱정 말렴, 모든 길이 탈출로야”
김이강, 시집 『트램을 타고』 중 「평희에게 말했다」 마지막 구절
모든 망설이는 존재에게 던지고 싶은 메시지입니다. 때론 문장 하나에 기대 살아보고 싶은 날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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