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이먼입니다.
지난주에 다소 복잡해 보이는 수식들이 나오긴 했지만, 메세지는 간단합니다.
우리가 어느 종목에 투자를 하게 되었을때 얻게 되는 투자 수익률은 멀티플 변화와 실적변화의 합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멀티플이라 함은 PER, PSR 과 같은 지표들로 생각하시면 되고, 실적은 EPS(주당순이익), SPS(주당매출)과 같은 기업 실적을 의미하는 개념입니다. 앞서 과정을 간단하게 정리하기 위해 배당은 없다고 가정을 했지만, 배당이 있는 경우는 배당금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투자 수익률 = 멀티플 변화 + 실적 변화 + (배당)
이제 각각의 요소들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실적은 발산하고, 멀티플은 수렴한다.
위는 S&P500의 1971년부터 실적과 멀티플을 대변할 수 있는 EPS와 PER 의 증가율 차트입니다.
EPS 는 계속해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1971년부터 현재까지 3713.18% 증가했다고 합니다. 반면, PER는 50년동안 고작 69.20% 증가한 상태라고 합니다.
보통 S&P500과 같은 지수의 실적이 이렇게 우상향 하는 이유는 우량한 대형 기업들이 계속해서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더해서 이렇게 장기간의 변화에는 물가상승도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기업들의 제품가격에는 물가인상이 반영되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 수록 우상향하게 되는 것이죠.
물론, 이것은 경제규모를 어느정도 대변할 수 있는 수준의 기업전체로 보면 그렇다고는 것이고, 개별 기업단위로 들어가면 상황은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특히 사양산업에 있는 기업들, 경쟁력이 약한 기업들은 해당사항이 없는 경우가 많죠. 과거에도 현재에도 돈을 잘 못 벌고 있다면 실적은 앞선 S&P500 차트와는 반대로 쭉 하락하는 모습을 보일 겁니다. 즉, 실적은 지속 상승하거나, 유지하거나, 계속 하락하여 망하거나 어디로든 갈 수 있는 발산의 성질이 있다는 겁니다.
반면, 멀티플(가격 / 실적)은 수렴의 성질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번 편에서 멀티플은 이익에 몇 배의 값을 쳐줄거냐와 같은 개념이라고 했습니다. 멀티플을 뒤집어서 이야기하면 이자율과 같은 수익률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PER이 10배라는 것은 1년에 1억을 버는 카페를 10억을 주고 산다는 것과 같습니다. 이제 멀티플을 뒤집어 볼게요. PER을 뒤집으면 -> 1 / PER = 실적(1억) / 가격(10억) = 10%, 10억을 투자해서 1억을 벌 수 있으니 수익률은 10% 입니다.
만약 같은 카페를 100억을 주고 샀다면 PER는 100배였다는 것이고, 뒤집어서 이야기 하면 100억을 투자해서 1억을 벌었으니, 수익률이 1%입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멀티플이 수렴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것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연간 1억 버는 커페를 100억이나 주고 산다는 것은 수익률이 1%라는 것이고, 현재의 낮은 수익률을 정당화 할 만한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다면 누구도 이 카페를 사려고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 가격이 유지되기 어려울 겁니다. 그래서 PER = 10 (수익률 10%) 이었던 카페가 운이 좋게 누군가에 의해 일시적으로 PER = 100 (수익률 1%)의 가격으로 판매될 수 있어도, 결국에는 적정한 PER 수준으로 내려오게 됩니다.
그래서 멀티플은 위아래로 왔다 갔다 하지만, 무한히 위로 가지 못하고, 무한히 아래로 가지 못하는 성질을 가지게 됩니다. (물론 역시 개별 회사마다 늘 예외적인 케이들은 존재합니다. 특정 회사의 실적이 0 인 경우 멀티플은 가격 / 0 이므로 무한대가 나오고, 실적이 마이너스인 경우에는 멀티플이 음수로 나올 수 있지만 이런 경우 시장에서는 보통 이 회사의 실적을 대변할 수 있는 다른 기준과 요소로 평가를 합니다.)
이러한 실적과 멀티플의 특징은 투자기간에 따라 영향을 달리합니다.
투자기간이 짧을 수록(단기 투자) 멀티플 변화에 투자를 하고, 투자기간이 길수록 (장기투자) 실적 변화에 투자를 하는것과 같다.
앞선 각 요소의 기본적 특징을 보면 단기투자자와 장기투자자는 각각 수익을 내는 원천이 다르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의 단기 투자는 초, 분 단위의 단기투자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구요, 3년 5년 이상의 장기투자 대비 짧은 기간을 의미하는 상대적인 개념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예를들면 어느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여 10년 이상 보유를 하는 장기투자자가 있습니다. 이 투자자의 수익률은 발산의 성질을 가진 기업 실적과 밀접하게 연관이 될 겁니다. 반면 특정 범위에서 위아래로 움직이는 멀티플 변화는 시간이 흐를 수록 상대적으로 그 영향이 작아집니다.
그래서 보유기간이 길수록 현재 이 종목의 멀티플이 비싸다 싸다보다는 이 기업의 실적이 장기적으로 우상향할지 말지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장기투자자에게는 언제 주식을 매수하는지, 즉 타이밍이 덜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가 이런 특성 때문입니다.
아래는 S&P500에 속한 기업들에 6개월간 투자를 했을때, 1년을 투자했을때, ... , 10년을 투자했을때 멀티플과 실적이 투자수익률에 미친 평균적인 영향을 측정해 본것입니다.
투자기간이 짧을수록 멀티플 변화가 내 투자수익률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며, 보유기간이 길어질 수록 기업의 실적변화가 내 투자수익률을 설명하는 주된 요인이 되어감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히 투자기간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투자자들이 이 종목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에 따라서도 종목에 투자수익률의 원천이 달라지게 됩니다.
성장주 투자는 실적으로 벌고, 가치주 투자는 멀티플로 번다.
먼저, 여기서 정의하는 성장주와 가치주는 멀티플 기준 비싼 주식과 싼 주식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멀티플이 비싼 주식(고PER, 고PSR 등)은 어떤 나름의 이유로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현재 실적보다는 미래의 실적 전망을 더 좋게 보고 높은 가격에 거래하고 있다는 의미로 성장주라는 이름을 붙이고, 가치주의 경우는 단순히 멀티플 지표를 통해서 현재의 실적 대비해서 가격이 싼 주식을 의미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양 극단에 위치한 종목들의 투자성과를 분해해서 각 스타일별 총투자수익률의 원천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면, 주식의 속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매 3개월 마다 고평가주식들에 반복적으로 투자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투자수익률은 실적변화와 멀티플 변화로 나눌 수 있다고 했기 때문에, 각 요소로 얻은 수익률도 같이 표시해보겠습니다.
고평가주식(성장주)에 반복적으로 투자한 결과를 보면, 실적으로 벌고 멀티플로 손해를 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멀티플로 손해를 보지만, 이 손해를 크게 넘어설 만큼 종목들의 실적이 증가하기 때문에 얻는 수익률입니다.
이미 충분히 비싼 멀티플을 부여받고 있기 때문에 멀티플이 더 상승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종목들이 높은 주가상승률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큰 폭의 실적상승을 지속적으로 달성해야 하는 과제가 있습니다. 비유를 하자면 스포츠 선수 중에서 스타플레이어는 관중의 기대에 미치는 퍼포먼스를 계속 보여줘야 하고 조금만 기대에 어긋나도 큰 비난을 받는 경우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매 3개월 마다 저평가주식들에 반복적으로 투자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저평가주식(가치주)에 반복적으로 투자한 결과를 보면, 성장주와는 반대로 멀티플로 벌고 실적으로 손해를 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록 실적은 나쁘지만 이 손해를 크게 넘어설 만큼 종목들의 멀티플이 증가하기 때문에 얻는 수익률입니다.
저평가 주식들에 위치한 종목들이 저평가인데에는 보통 이유가 있습니다. 실제로 돈을 잘 못벌고 있고, 실적이 하락세에 있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투자자들이 이런 종목들에 대한 기대감이 없기 때문에 저평가되어 있는 상태를 보여주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종목들에서 높은 수익을 낼 때는 실적이 턴어라운드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발생할 때입니다. 당장에는 실적이 별로 좋지 않지만, 곧 현재의 부진을 멈추고 다시 실적이 괜찮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발생하며 실적변화에 앞서서 멀티플이 먼저 상승하면서 얻게 되는 수익률입니다. 비유를 하자면 슬럼프에 빠져있는 선수는 당장 스타플레이어들만큼 좋은 퍼포먼스를 내기 어렵지만, 워낙 기대가 낮아서 기대보다만 잘해도 격려와 관심을 받는 것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종목들의 경우 기대를 하게 만드는 이벤트나 뉴스, 실적 개선을 암시하는 변화가 중요하게 작용할때가 많습니다.
업종별로도 차이가 발생합니다. 지난 15년간 기술주와 에너지 업종에 속한 주식들의 주가 상승요인을 분해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그동안 기술주가 엄청나게 높은 수익률을 보여왔는데, 실적 증가로 얻은 수익 뿐 아니라 멀티플 증가로 얻은 수익률도 상당히 큽니다. 지난 15년간 기술주에 해당하는 기업들이 가장 크게 성장하고, 전세계에 걸쳐 큰 영향을 미쳐왔으며 기술 기업들의 제품과 기술들이 전 영역에 침투해왔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에 이러한 기대가 기술주의 성과에도 반영되어 있습니다.
한편, 에너지 주식은 업종 수익률의 대부분이 실적으로 설명이 됩니다. 전통적인 업종에 속하며 15년전과 비교해 특별히 에너지 주식에 속한 기업들이 어떠한 혁신을 통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더 크고 높은 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과거와 비교해서 현재시점에서 같은 이익에 대해 더 높은 값(멀티플)을 쳐줄 이유가 별로 없다고 시장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내 투자수익률에 영향을 주는 1차적인 요인(멀티플 변화, 실적변화)과 기본적 특성을 살펴봤습니다. 1차적인 분해를 통해 투자기간, 종목의 스타일, 속한 업종에 따라 어떤 요인이 중요하게 작용하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힌트들이 추후에 종목을 분석하거나, 투자전략을 구성할때 도움이 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추후 레터에서 다루어 보겠습니다.
결론
- 실적은 발산하고, 멀티플은 수렴하는 성질이 있다.
- 투자기간이 짧을 수록(단기 투자) 멀티플 변화에 투자를 하고, 투자기간이 길수록 (장기투자) 실적 변화에 투자를 하는것과 같다.
- 성장주 투자는 실적으로 벌고, 가치주 투자는 멀티플로 번다.
- 업종 특성에 따라 실적과 멀티플로 얻는 수익이 다르다.
다음편에서는 조금 더 들어가서 멀티플과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근본적인 요인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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