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이먼 입니다.
최근 지인들을 만나게 되면 삼성전자를 지금이라도 사야될지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많이 빠진 것 같은데 사야하는 것 아닌지, 아니면 앞으로 더 하락하게 될지 많이 궁금해 하십니다.
제가 오늘 삼성전자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구요, 많이 하락한 종목들에 대해 우린 어떤 기준을 가지고 판단을 해야 할지 이야기를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고객분들이 저를 찾아오실때는 이미 계좌에 손실이 난 종목들을 가지고 오셔서 이야기를 시작할때가 많다보니, 계좌에 -50%이상 하락해 있는 수많은 종목들을 보게 됩니다. 더 기다리고 있어야 할지(존버...) 아니면 지금이라도 손절을 하는게 좋을지 판단을 요청하실때가 많습니다. 종목은 모두가 다 다르지만 늘 비슷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경험상 평균적으로 보면, 큰 손실을 보고있는 종목들이 10종목이라 하면 이중 8종목은 손절하시라고 말씀을 드리게 됩니다만, 실행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절반이 안되는 것 같습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결국 존버를 선택하시더라구요.
먼저, 저는 현재의 손실율이 향후 투자를 판단하는데 있어서는 고려할 요소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단순히 종목 하락률만을 가지고 판단한다면 어떨지 먼저 보겠습니다. 국내 시장에서 통계를 내보면, 많이 하락한 종목들이 1년 후에 상승했던 비율은 42% 가 조금 안됩니다.
많이 하락했던 종목들과 반대로 많이 상승한 종목들이 1년 뒤 상승해 있을 가능성도 42%가 안되게 비슷합니다. 한편, 1년간 -20% ~ +20% 수준에서 움직였을때는 1년 뒤 수익 가능성은 48%로 서로 비슷한 수준이고요. 구간에 따라 이 통계는 바뀔 수 있겠지만, 크게 하락 혹은 상승한 종목들과 그렇지 않은 종목들간의 차이는 비슷할 것 같습니다. 단순히 하락률만을 놓고 가지고 이야기를 한다면, 손절이 낫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사실 손해를 복구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기대 이익이 더 높은 종목에 얼마나 투자하는지만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게 쉬웠으면 애초에 이 종목들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물어보지 않고 어떤 종목에 투자하는지를 물어봤을 겁니다. 그만큼 손절은 심리적으로 쉽지가 않습니다. 그렇다면 기다려도 될 종목들과 당장 정리하는게 좋을 종목들을 구분할 방법은 없을지 살펴보겠습니다.
-50%가 똑같은 -50%가 아니다.
먼저, 수익률이 -50%가 하락해도 다 똑같은 하락이 아니라는 것을 구분하면 좋겠습니다. 이게 어떤 말이냐구요?
하나의 관점을 소개하겠습니다.
우리가 특정 기간동안 투자해서 얻게 되는 수익률이라는 것은 '실적 성장률' + '밸류에이션 변화율'의 합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래와 같이 약간의 산수와 개념을 적용해서 단순 정리를 해주면
'이 회사가 얼만큼 성장했는가'와 '투자자들이 이 회사의 가치를 더 비싸게 혹은 싸게 판단하고 있는지' 로 나눠서 생각해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지난 3년간 +30%가 상승한 종목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이 기업은 매년 돈을 벌어 자본가치는 지난 3년간 3000억에서 3600억으로 +20%가 상승했습니다. 3년 전 당시 PBR은 1.5배였는데 현재는 투자자들이 기대감이 커져서 PBR이 1.65 로 +10% 가 증가했습니다.
+30% 상승한 수익률을 회사의 가치 상승에 의한 기여분과 밸류에이션 변화로 나누어서 생각을 해보는 겁니다.
이런 관점으로 생각해볼때 이용할 수 있는 장점 중 하나는 각 요소의 성질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회사의 실적(내재가치)은 발산형이다.
회사의 실적(이익/손실 누적을 통한 자본의 상승/하락)은 계속해서 상승할 수 있고, 반대로 계속해서 하락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장사가 잘 되어서 돈을 통장에 쌓아놓는다고 하면 통장에 돈이 계속해서 불어날 수 있습니다. (기업의 내재가치 상승). 반면, 매년 적자를 보고 통장에 있는 돈을 쓰다면 언젠가는 잔고가 0원이 될 것이고요, 빚에 허덕일 수도 있겠죠. 내재가치가 0원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즉, 회사의 실적은 기본적으로 위로든 아래든 지속해서 한 방향으로 뻗어갈 수 있는 '발산형' 입니다.
밸류에이션은 수렴형이다(특정 범위안에서 움직인다).
반면, 우리가 PBR, PER 로 생각하는 밸류에이션(기업의 이익이나 자본에 매기는 주관적 가치)은 영원히 치솟을 수 없고, 영원히 빠지기도 어려운 성질이 있습니다. 물론 비싸진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도 저렴한 상태를 오랜시간 유지할 수도 있겠지만 평균적으로 보면 특정 범위 안에서 위아래로 움직이는 '수렴형'의 성질이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돌아와서 이 관점을 이용해서 생각해본다면, 내 종목이 -50% 하락을 했을때 어떤 케이스에 해당되는지를 먼저 살펴보시는게 좋습니다.
실적은 증가했지만, 밸류에이션 하락으로 -50% 가 발생한 경우 -> 돈 잘버는 기업을 나쁜 타이밍에 산 경우에 해당합니다
어떤 기업들은 이익이 여전히 나고 있고, 회사에 돈이 쌓여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격이 크게 상승한 시기가 있었고 마침 운이 나쁘게도 이때에 투자를 하게 되었는데 그 이후로 가격이 하락하여 현재 -50%의 수익률이 발생하고야 말았습니다.
즉, '돈 잘버는 기업을 나쁜 타이밍에 산 경우' 라면 이 수렴형의 성질을 가진 밸류에이션 등락에 빠져있는 케이스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시장이 이 종목에 대한 밸류에이션을 하락시킨 것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만약 이 기업이 지속적으로 사업 실적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 간다면 회사의 내재가치는 시간이 흐를 수록 점차 증가해 갈 것이고요 (상승발산) 그리고 수렴형의 성질을 가진 밸류에이션이 다시 되돌려지면 (상승수렴) 좋은 수익률을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실적이 하락하는 동시에 밸류에이션도 하락으로 -50% 가 발생한 경우 -> 돈 못버는 기업을 오랜시간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어떤 기업들은 매년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미래에 떠오를 신성장 산업에 대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나중에는 테슬라 같은 혁신적인 기업이 될 것이란 주변 지인들의 추천과 소문에 투자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3년동안 가격은 꾸준히 하락합니다. 이따금씩 어떤 회사랑 MOU를 맺었다는 뉴스들이 나오기도 하고 뭔가를 하고는 있는것 같은데, 가격은 어쩌다 한번씩 +10%, +20% 상승하다가 다시 쭉 빠지는 패턴을 반복합니다.
이처럼 '돈 못버는 기업을 오랜시간 보유하고 있는 경우' 는 보통 내재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한 영향이 크며 (하락발산) 더해서 뜬 소문에 상승했던 밸류에이션이 하락하며 (하락수렴) 큰 하락률을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경우에는 최소한 적자 폭이 줄어서 내재가치가 추가적으로 하락하지 않는 상태로는 되어야 하며, 밸류에이션이 다시 상승할 트리거가 있어야 합니다.
똑같이 -50%가 하락했더라도, 두 회사에는 아주 큰 차이가 존재하고 대응 방법에 차이를 두는것이 좋습니다.
이 관점을 유지한채로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지난 17년간 국내 시장에서 고점 대비 -50% 이상 크게 하락한 종목들 중에서 반등에 성공한 주식과 실패한 주식들의 차이를 살펴보겠습니다.
반등의 최소 조건
돈 잘 버는 기업을 나쁜 타이밍에 산 경우
실적은 괜찮은데 하락한 종목들 중에서 반등에 성공한 종목들과 추가 하락한 종목들에서 가장 확연하게 드러나는 차이는 현금창출 능력입니다.
기업의 이익이라고 할때는 현금과 비현금성 이익이 섞여 있습니다. 실제 현금을 얼마나 잘 벌어들이고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주당 현금이익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현재 가격대비 현금흐름면에서도 매력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록 반등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또, 괜찮은 이익률과 현금을 잘 벌어들이고 있는 기업들은 부채를 통한 레버리지를 잘 활용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자비용 등을 충분히 내고도 이익이 나기 때문에 부채를 적극적으로 써서 돈을 더 많이 벌어들일 수 있기에, 반등에 성공한 종목들은 이러한 특징이 상대적으로 더 강했습니다.
이외에도,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최근 1년간 순이익률이 크게 감소하지 않을 수록 반등에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였습니다.
그래서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현금창출 능력에 큰 문제가 없다면 당분간 두고 보는것도 괜찮습니다.
왜냐하면 결국 돈을 벌어내는 기업들은 밸류에이션이 다시 상승하지 않더라도 내재가치의 상승 효과로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돈 못버는 기업을 오랜시간 보유하고 있는 경우
애초 기업이 이익을 못내고 있기 때문에 어느날 갑자기 이익이 크게 증가하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저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보유하기보다는 이러한 종목들은 지금이라도 손절하는게 좋겠다고 조언을 드리는 편이지만, 그래도 기다려볼 종목과 그렇지 않은 종목들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한번 보겠습니다.
현금창출 능력이 없기 때문에 당장의 이익과 관련된 내용으로는 반등 가능성을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일단은 살아남는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유동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돈은 못벌어도 회사에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충분히 있어야 합니다. 살아남을 수 있어야 미래가 있으니까요.
앞서 돈을 잘 버는 기업들과는 반대로 이런 적자 회사들은 부채비율이 낮을 수록 좋습니다. 손해나는 장사를 하고 있는데, 돈 빌려서 더 크게 장사하면 더 크게 손실보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한편, 이런 회사들이 반등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미래를 위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크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런 회사들은 돈이 들어오기 보다는 지속적으로 나가는 회사들이므로,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정당화하는 요소입니다. RPR 은 기업의 시가총액 대비 연구개발비를 얼마나 지출하는지를 보는 지표입니다. 미래를 위한 투자를 얼만큼 많이 하는지를 나타냅니다.
실제로 혁신적인 기술개발에 성공하거나, 혁신적인 제품이나 기술로 만들어낼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시장에 충분히 전달하는게 중요합니다. 마치 스타트업 같은 구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현재에는 비록 이익이 나고 있지는 않지만, 아직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적정하게 있고, 이 돈으로 우수 인력과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서 훗날 엄청난 이익을 내는 회사가 되겠다는 약속과 같습니다. 회사가 투자하고 있는 미래가 어느정도 근거가 있고, 안정적인 유동성을 유지하고 있다면 존버를, 그렇지 않다면 빨리 정리하시는게 좋겠습니다.
결론
- 종목의 기간 수익률 = 기간 실적 성장률 + 기간 밸류에이션 변화율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 회사의 실적(내재가치)은 발산형, 밸류에이션은 수렴형의 성질이 있습니다.
- 내 종목의 현재 하락률을 위의 관점으로 구분해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 실적에 의한 하락인가, 혹은 밸류에이션 하락의 영향인가?
- 반등의 최소요건
- '돈 잘 버는 기업을 나쁜 타이밍에 산 경우'
- 주당 현금성이익이 증가하고 있는가
- 현금흐름 창출능력이 지속되고 있는가
- 배당성향, 이익률이 크게 하락하지 않고 유지되고 있는가
- '돈 못버는 기업을 오랜시간 보유해서 손실이 난 경우'
- 유동비율이 높을수록, 부채비율이 적을 수록 좋다.
- 연구개발에 적극적 투자할 수록 좋다.
- '돈 잘 버는 기업을 나쁜 타이밍에 산 경우' 에는 밸류에이션이 상승하지 않더라도 실적의 힘으로 주가가 상승할 수 있습니다. 존버하는 경우입니다.
- '돈 못버는 기업을 오랜시간 보유해서 손실이 난 경우' 에는 스타트업 투자와 유사합니다. 살아남을 수 있어야 미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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