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이먼입니다.
지난주에 이어 토스증권에서 제공하는 '주식 골라보기' 메뉴 (토스증권이 설정한 조건 검색 기능) 에서 제공하는 조건들 중, 인기 태그가 달린 '저평가 성장주' 에 대해 테스트를 진행해보겠습니다.
조건이 어떻게 설정되어 있는지부터 확인해볼게요.
토스증권이 '저평가 성장주'를 정의하는 법
- 조건 1 : 해외(미국)
- 조건 2 : 연평균 매출액 증감률 최근 3년 평균(TTM) 10% 이상
- 조건 3 : 연평균 순이익 증감률 최근 3년 평균(TTM) 20% 이상
- 조건 4 : PER 0배 이상 ~ 20배 이하
- 종목 목록 순서 기준 : 매출액 증감률 높은 순으로 정렬
일단, 기존 셋팅은 미국주식시장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성장하는 회사를 찾기 위해서 매출이 증가하는 기업을 표현하고자 '연평균 매출액 증감률 최근 3년 평균(TTM)이 10% 이상' 으로 설정을 해놨습니다. (여기서 TTM 은 Trailing Twelve Months 의 약자로 최근 12개월을 의미합니다)
마찬가지 방식으로 매출에서 여타 비용들을 제외하고 남은 순이익 증감률이 최근 3년 평균 20% 이상으로 설정으로 해서, 매출이 증가하고, 순이익도 점점 증가하고 있는 회사들을 찾겠다는 조건이네요.
여기에 너무 비싸지 않은 종목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들에만 투자를 하기 위해 당기 순이익 대비해서 가격이 너무 높지 않은 종목들만으로 다시 한번 걸러내주겠다. 는 의도로 PER 0배 이상 ~ 20배 이하로 설정이 되어 있습니다.
정의에 충실하고 직관적인 조건이네요. 그런데 저는 조금 의문이 있긴 했습니다. 과연 이 조건이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저평가된 성장주' 기업들을 잘 골라내 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테스트 결과부터 보시죠.
토스증권 '저평가 성장주' 테스트 해보기
매 분기마다, 토스증권에서 선정한 조건을 만족하는 종목들 중에서 매출액 증감률 높은 순으로 20종목에 균등하게 투자를 한다고 가정했습니다. (사용 데이터와 전처리 과정의 차이로 토스증권의 조건과 완벽히 같지는 않습니다.)
2010년부터 테스트를 해보면 S&P500(SPY)에 비해 평균수익률이나 위험면에서 좋지 않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흔히 성장주라고 부르던 종목들이 매우 좋았던 상황을 고려한다면 저평가 요소를 고려했다고 하더라도 많이 실망스러운 결과입니다.
왜 그럴까요?
매출액 성장률 순 정렬, 직관적이긴 하지만...
저는 먼저, 토스증권의 '저평가 성장주' 최종 목록에서 매출액 성장률이 높은 순으로 정렬하고 있는 부분이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5년전쯤에 대략 연간 300억 정도의 매출을 내던 A회사가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업황이 점점 좋지 않아져서, 최근 3년전부터는 적자를 간신히 면할 수준인 1억의 매출을 보이고 있었다가, 어떠한 이유로 최근 100억의 매출이 발생했다고 한다면, 1 -> 100 증가율은 +9,900% 가 됩니다.
반면, 5년전쯤부터 대략 연간 300억 정도의 매출을 내던 B회사가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최근 3년전에도 연간 250억 ~ 350사이의 매출을 유지하다가, 최근 1년간 400억의 매출이 발생을 했다고 해보겠습니다. 이 경우 증가율은 33% 가 됩니다.
A회사의 최근 매출액 증감율 9,900% VS B회사 최근 매출액 증감율 33%
다른 정보가 없다면 저는 B회사가 투자하기 더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A 회사의 매출액 증가가 무엇인가 다른 자산을 팔거나 하는 등의 건강한 매출이 아닌 확률이 높고, 일시적 요인일 가능성이 클것으로 생각을 하게될 것 같은 반면에, B회사 또한 일시적일 수도 있겠지만, 시장 점유율의 상승이나 외부 환경이 유리하게 변해가고 있어 회사의 매출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유지되거나,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볼 것 같습니다.
물론 토스증권이 정의하는 연간 증감율이 최근 3년의 평균치를 사용함으로써 지나치게 일시적인 매출액 급등을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하지만 이런 회사들이 상위권에 위치할 수 밖에 없는건 어쩔 수 없고, 최종 종목 선정과정에서 매출액 성장률 순으로 정렬을 하게 되면, A회사와 같은 종목들을 우선적으로 편입하게 되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최근에 매출액 성장률이 매우 크게 발생 종목들이 이 수준의 매출액 성장률을 계속해서 유지하기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최근 매출액 상승으로 일시적 기대감에 의한 밸류에이션이 상승하며 만들어진 가격 프리미엄이 이후 대부분 다시 원래 수준으로 되돌아 가면서 좋은 투자 성과를 얻기가 어렵습니다.
아래 차트는 2010년부터 매해 Toss 저평가성장주 종목들과 S&P500 종목들의 최근 매출액 성장률과 1년 후 매출 성장률이 평균적으로 어떻게 변했는지를 비교한 것입니다.
Toss의 높은 최근 매출액 성장률 42.3% -> 8.5% 로 크게 하락한 반면, S&P500 종목들은 큰 차이없이 5%대의 매출액 성장률을 유지했습니다.
성장주 투자, PER와 순이익률 보다는 매출 중심의 지표를 활용해보자
또, 낮은 성과에 영향을 주는 요소중 하나로 저는 PER와 순이익률을 기준으로 저평가 정도를 판별하고, 성장률을 선별하는 필터가 부정적 영향이 있는것 같습니다.
토스증권에서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이익'이라는 개념을 활용하며, 투자자들에게 가장 익숙한 PER 지표를 사용하고자 하는 의도는 좋다고 생각합니다만, '저평가 성장주' 라는 투자목적을 고려한다면, 이익보다는 매출 중심으로 집중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현재의 이익도 높으면 좋습니다만, 성장주는 당장의 이익보다, 미래의 성장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현재와 미래의 차이가 크면 클수록 밸류에이션 상승이 정당화가 되고, 실제 회사의 실적이 큰 GAP(차이)를 만들면서 상승할때, 가격이 크게 크게 상승을 합니다. 이런 차이를 지속적으로 만들고, 혹은 그러한 기대감을 투자자들에게 주기 위해서는 벌어들인 돈으로 더 큰 성장을 위해 인력, 연구개발, 공장의 확장도 열심히 하고, 마케팅 비용도 많이 쓰기도 하는 등의 다양한 재투자 및 비용지출이 많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당장에 순이익이 얼마나 남는가 보다도, 시장이 이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찾고 있다는 증거로 매출 증가가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Toss의 저평가성장주와 S&P500의 2010년부터의 연평균 투자성과는 각 +3.2%, +10.8%로 약 -7.6% 차이가 발생했습니다. 이 차이는 수익률을 기업의 실적변화분과 밸류에이션 변화분으로 분해해서 살펴보면 핵심 요인이 무엇이었는지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Toss의 저평가성장주 종목들의 자본(주주 몫)이 연간 +10.1%로, S&P500의 자본 성장률 8.0%에 비해 +2.1%p 더 빠르게 성장했지만, 밸류에이션은 반대로 평균적으로 연간 -7.0%씩 하락해 연간 2.8% 상승한 S&P500의 밸류에이션 상승률과 비교해 -9.8%의 큰 차이가 발생했기 때문인데,
요약하자면 Toss의 저평가성장주는 S&P500 대비 더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들을 고르긴 했지만, 기대만큼 높은 매출성장률이 유지되지 않으면서 밸류에이션(PBR) 하락이 크게 반복되는 종목들(비싼 종목들)을 골라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앞서 살펴본 내용들을 기반으로 토스증권의 '저평가 성장주' 의 조건에서 몇가지 조건을 조금 수정하여 개선된 저평가 성장주 조건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매출집중과 재투자를 통해 '저평가 성장주' 개선해보기
앞서 최근 매출성장률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것은 좋지 않으며, 순이익 항목의 영향을 줄이고 미래를 위한 재투자 활동에 집중하는게 좋을것 같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 부분을 기존 조건에서 크게 변경하지 않는 선에서 다음과 같이 조건을 설정해봤습니다.
- 조건 1 : 해외(미국)
- 조건 2 : 연평균 매출액 증감률 최근 3년 평균(TTM) 10% 이상
- 조건 3 : 연평균 순이익 증감률 최근 3년 평균(TTM)
20%-> 10% 이상 - 조건 4 :
PER-> PSR 0배 이상 ~ 20배 이하 - 조건 5 : 매출총이익률 30 이상
- 종목 목록 순서 기준 : 총자산 대비 5년간 누적 연구개발비 비율 높은 순으로 정렬
앞선 Toss 증권에서 제공하고 있는 '저평가 성장주' 종목 선정 조건과 다른 부분은 빨간색으로 표시했습니다.
성과가 눈에 띄게 좋아졌고, 같은 기간 위험도 많이 줄었습니다.
앞서와 마찬가지로, 종목을 선정한 후 매출액 성장율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과도하게 높았던 매출액 성장률(파란색) 에서 사이먼 저평가성장주(노란색)는 비록 1년뒤 매출액 성장률이 감소하긴 하지만 그 차이를 많이 줄였습니다. S&P500대비 2배정도 되는 매출액 성장률을 유지하고요.
성과차이를 다시 한번 분해해 보겠습니다.
성과의 차이는 'Toss 저평가성장주' 종목들 대비해서 '사이먼 저평가성장주' 종목들이 더 빠르게 자본이 증가한 영향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밸류에이션이 하락하지 않았던 것이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단순히 과거 성과가 높았다고 하여 무조건 더 좋은 조건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과거 성과 테스트를 이해하는 과정에는 어떤 지표와 조건을 사용하는가에 따라 특정 업종을 더 많이 편입하게 되는 효과도 존재하며, 의도한 효과와 의도하지 않은 효과가 혼합되어 작용합니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미래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은 현상에 투자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 각도에서 자세히 살펴보고 미래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은 요소로 통제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경우에는 조건 그 자체로서 확연히 불리한 종목들을 편입할 우려가 높았기 때문에 비교적 단순한 몇가지 수정으로도 큰 개선이 가능했던 것 같네요.
결론
- 최근 매출액 증감률이 너무 높은 종목들은 일시적 효과일 수 있고, 이 성장률을 유지하기 어렵다.
- 최근의 매출액 증감률이 유지되기 어렵다는 것은 기대감으로 상승한 밸류에이션이 이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 성장주는 순이익에 너무 큰 비중을 두기보다는 매출 성장에 보다 집중하는게 나아 보인다. 높은 매출과 적정 마진율을 유지할 수 있다면, 지속적인 재투자와 비용을 써서 더 큰 성장을 도모하는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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