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보고 있는 것들 – 티셔츠, 고백 25년, 아파트, 들쥐, 마산

퇴근하고 햄볶아요

2026.09.02 | 조회 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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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돌아온 수요일의 이종철, 수종철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지내시나요? 저는 드디어 암흑에서 벗어나 건설적까지는 아니고 비교적 평온하게 살고 있습니다. 요즘은 짬이 나면 창작물을 많이 보는데요. 불안이 심할 땐 이것도 잘 안 되던데, 요즘은 잘 되는 것 같아 퇴근 후 많은 창작물을 보고 있습니다. 이 작품들 대거 추천드립니다.

 

티셔츠가 마를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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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이 유우가 나오는 작품을 십몇 년 만에 보는 것 같습니다. 아오이 유우가 평범한 사람으로 나오는 작품은 사실 처음 보네요. 사실 배우로서의 아오이 유우 잘 모릅니다. 허니와 클로버, 백만엔걸 스즈코, 거북이는 어쩌구저쩌구 이 정도만 봤는데 제가 이 사람을 안다고 하기엔 턱없이 적은 작품만 봤네요. 제목은 아는 릴리 슈슈, 하나와 앨리스, 훌라걸스도 안 봤군요. 사실 저는 일본 작품에 (의외로)(왜 의외인지 모르겠지만) 대해 문외한입니다. 잘 몰라요. 이 작품에서 아오이 유우는 우리가 아는 평범한 일본인으로 나옵니다.

 

~에 데쓰요네~ 하는 리액션을 꼭 하고, 뒤늦게 하이! 하고 이런 사람들 있잖아요. 이건 그냥 궁금증인데 일본 시민들이 실제로 이러는 건가요? 리액션들이 좋아서 말하는 사람이 말할 재미 나겠다 싶은데 리액션을 하는 것 자체는 귀찮겠다는 생각이 듭니다(이기적인 인간). 하여튼 이 평범한 역의 아오이 유우도 여러분이 아시는 그 아오이 유우처럼 맑고 예쁩니다. 그런데 아오이 유우가 리액션까지 잘해준다뇨.

 

10몇 년 전의 아오이 유우는 배역에서 말이 별로 없고 그림 같았잖아요. 이 작품에서 저는 처음으로(어디까지나 제 기준입니다) 살아 있는 사람 아오이 유우를 보았습니다. 나머지 배역들도 좋아요. 상대역 남자들도 연기가 좋고 특히 남편 역할을 하는 사람의 서사는 한국 드라마라면 욱여넣지 못했을 정도로 섬세하고 조밀합니다. 저런 걸 설득시키다니 대단한 사람들이 만드는 작품 같네요. 나머지 남주 한 분은 다니엘 헤니를 닮았고 목소리가 좋습니다. 연기도요. 서사가 굵직한 것 같으면서 마이크로한 타입인데 이런 것들이 또 도라마의 매력이 아닐까 싶네요(별로 본 적 없음). 가장 추천!

 

고백 2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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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셔츠 작품이 6화쯤 되면 아주 속 터지는 느린 전개로 변하는데요. 그걸 울릉도에서 다 보고 하 이제 어쩌지 하다가 넷플릭스가 추천한 작품입니다. 다른 나라 기준으로는 특이한 드라마일 텐데, 어둠의 방식으로 사랑하는 이야기입니다. 좀 스토커 같은 그런 느낌? 주인공은 다크 버전 임시완 씨 느낌이고요. 전차남 같은 찌질하지만 가벼운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역시 안 봄 다 안 봄) 점차 스릴러로 진화하다 피카레스크까지 갑니다. 흑막이 한두 명이 아니라 다섯 명쯤 나와요.

 

여주인공만 아무것도 모르고 남들은 뒤에서 치고받고 싸웁니다. 여주인공은 항상 ‘ㅇ’ 이 표정을 하고 있는데, 이 순수성을 주인공의 방식으로 지켜주는 게 주요 내용이고요.

 

이 드라마의 특이한 점은 저런 섬뜩한 전개를 쓰면서 로맨스 같은 노란 필터를 쓴다는 점입니다. 스릴러 같다가, 로맨스 같다가, 정치물 같다가 뭐 그렇습니다. 거의 팔색조 매력의 이종철 아 아닙니다. 배우 김윤석을 닮은 일본 배우 연기도 좋고 뭐 하여튼 다 좋아요. 이분은 김윤석 닮았는데 눈썹을 면도날처럼 다듬은 게 또 특색입니다.

 

이 드라마를 보다가 느낀 건데, 저는 그렇게 산 적이 없는데 저는 왜 찌질한 일본 주인공들에게 주로 공감하는 걸까요? 실제로 그런 적 없고 앞으로도 그럴 일 없습니다만, 왠지 저런 어두운 주인공들에 이입하는 나 크큭. 하여튼 이 작품도 완결 안 됐고요. 티셔츠-와 동일한 회차입니다. 끝이 궁금하시면 완결되고 보세요. 강력 추천까지는 아니고 어둠의 주인공에 몰입하신다면 추천드립니다 크큭.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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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입니다. 넷플릭스에 있고요. 제목을 보고는 별로 안 보고 싶었는데 제 최애 남배우 박병은 씨와 봄날의 햇살 하윤경 배우가 나온다길래 우선 보기 시작했다가 계속 보고 있습니다.

 

드라마는 역시 나쁜 놈끼리 싸우는 내용이고요. 장기수선충당금을 노린 범죄가 주젠데 나중에는 규모가 훨씬 커집니다. 가슴 졸이며 봐야 할 내용인데 뜯어보면 먼치킨물이라 가슴 안 졸이면서 볼 수 있습니다.

 

가장 놀라운 건 세월에 변함이 단 조금도 없는 주인공 지성의 외모. 시사적인 내용도 조금은 있습니다만 다소 판타지적이고 이 판타지적 설정을 배우 문소리 씨가 매우 잘 소화합니다.

 

위 작품들이 다소 힘주고 봐야 하는 작품이라면, 이 작품은 식사하시면서 편하게 보셔도 무방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박병은 씨의 옹졸한 입 연기가 아주 마음에 듭니다. 박병은 원톱 옹졸한 입 드라마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들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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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얼마 전 방영을 시작했는데 4분기 중 가장 대작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예산을 막 들이부었습니다. 카카오엔터에서 제작해 때깔이 아주 좋습니다.

 

(추가: 이건 절반쯤 봤을 때 쓴거고 끝까지 다 보시면 더 철학적이고 훨씬 더 잔인합니다 각오하셔야 해요)

 

주인공은 류준열 씨고요. 자신을 어떤 방식으로든 증명할 수 없는 위기에 빠지게 됩니다. 이분은 평범한 연기와 미친 사람 연기를 둘 다 잘하잖아요. 둘 다 보여줄 수 있는 역할입니다.

 

또 다른 주역으로 설경구 씨가 나오는데요. ‘공공의 적’ 시절의 강철중 같은 연기를 보여줍니다. 힘을 빼니까 연기가 더 매력 있다고나 할까요. 작게는 둘의 버디무비고, 크게는 역시 속고 속이고 죽고 죽이고 뭐 그런 한국식 드라마입니다.

 

특히 공황장애에 대한 연출이 뛰어난데요. 공황장애 자체를 잘 표현했다고 보기엔 애매한데(사람마다 증상이 달라 애매한 겁니다), 공황장애를 어떻게든 이해시키려고 노력한 장면들이 눈에 꼽힙니다.실제로 이 장면들에 돈을 가장 많이 쓴 걸로 보이네요. 3화쯤 나오는 거울 씬이 백미였습니다.

 

두 연기 달인 외에도 자주는 안 나오지만 이규형 씨가 나와서 엄청난 연기를 보여줍니다. 이분은 곱게 생겼는데도 눈빛이 완전 누아르예요. 보고 있으면 등이 쭈뼛하는 느낌이 듭니다.

 

다만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영화 ‘호프’보다 ‘ssibal’ 단어가 더 많이 나옵니다. 욕설 싫어하시는 분들은 각오하고 보셔야 할 거예요. 1화에만 한 300번 나온 것 같습니다.

 

유의할 점 추가: 엔딩크레딧 올라갈 때 나오는 노래가 에이티즈의 'Bad'와 박자가 같습니다. 개심각한 얼굴로 드라마보다가 엔딩크레딧 올라갈 때 자신도 모르게 가슴춤을 추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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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에서 유일하게 소설입니다. 친애하는 독자이자 친구이자 형님이 선물해 주셨는데, 몇 달 동안 바빠서 못 읽고 있다가 최근에 절반 이상 읽었습니다. 다는 못 읽었고요. 산업화에서 톱니처럼 쓰이다 버려진 사람들 이야기입니다. 제가 이 책을 읽고 너무 감동해서 여름휴가 울릉도 뒤 코스로 마산에 가려고 했습니다만, 경남 지방이 수해를 입어서 못 가게 되었습니다. 배경은 황량한데 문장력이 매우 뛰어난 작가분이 쓰셔서 정신 안 차리고 보면 진행이 안 될 정도로 화려한 소설입니다. 아직 다 못 읽었는데 다 읽으면 무료 글로 돌아올게요.

 

이외에도 영화는 여러분이 다 보셨을 호프, 스파이더맨, 오디세이를 봤고요. 넷플릭스에 올라온 '어쩔 수가 없다' 확장판도 재밌게 봤습니다. 호흡이 느리고 신규 서사가 조금 있습니다.

 

유튜브에서는 요즘 할명수를 많이 보고 있고(박명수-미미-광희 3인이 방콕 간 거 재밌습니다) 생성 AI 채널들도 재미로 보고 있습니다. 아래 제 영상도 관심있으시면 봐주세요!

 

예전에는 불안감이 심해서 콘텐츠 보는 게 도망 같은 느낌이었다면, 요즘은 비교적 편하게 소비하면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나중에 또 메일로 말씀드릴게요. 비가 많이 오네요. 비 올 때는 또 막 돌아다닐 수는 없으니 제 추천작들 보시면서 때아닌 장마 이겨내시길 바라겠습니다. 저는 여유가 된다면 플러스 글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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