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여러분은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2026.07.01 | 조회 300 |
0
|

안녕하세요. 돌아온 수요일의 이종철, 수종철입니다. 무료 계정으로 옮긴 후 과거의 독자 여러분이 많이들 찾아주셨네요. 전체 메일을 돌렸는데 1/3 이상의 분들이 돌아와 주셔서 사무실에 조용히 혼자 종이 뿌리면서 축포를 올렸습니다.

 

기존 독자분들을 포함해서 최근 저의 근황을 들려드려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유료 구독 하시던 분들은 다 아는 내용일텐데 왜 뭐요 한번 봐줘요(!?).

 

저는 전 직장 퇴사 이후 성수동 마케팅 회사에서 두 달가량을 근무하다 현재의 직장으로 또 이직했습니다. 성수동 회사 입장에서는 배신자가 된 셈이라 장난으로라도 성수동 인근을 안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지나가다 잡혀서 야 저 배신자 잡아라 용서치 말아라 할까봐 기자간담회 성수동에서 하면 눈 깔고 다닙니다. 그 회사는 저 그만두고 나서 더 잘 되고 있으므로 제스티살룬 가다가 잡히면 좀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서울숲 인근 제스티살룬 새우패티버거 추천드립니다.

첨부 이미지

현 직장은 전 직장(죄송합니다)을 다니는 와중에 뉴스레터를 보신 대표님이(!) 연락을 주셔서 면접을 보게 되었고요. 전 직장과 현 직장 모두 뉴스레터로 취직을 하게 되었네요. 뉴스레터로 연애도 하고 취업도 하고 해서 열심히 할 수밖에 없습니다. 누가 마음이 힘들 때는 누구한테 기대냐고 하더군요. 저는 주변사람에게도 힘든 이야기를 잘 안 하는 특성이 있는데, 왜냐면 뉴스레터에 콘텐츠로 쓰기 위해섭니다. 말로 풀어버리면 왠지 흥이 깨지고 마니까요. 그러니까 여러분은 저의 비밀을 최초로 듣는 분이신 겁니다. 그런데 그게 별로 궁금하지는 않은.

(회사에서 위 링크같은 거 합니다) 현 직장은 AI 때문에 취직하게 되었습니다. 바이라인을 다니던 시절부터 취미가 AI로 뚱따뚱따였고 영화도 만들고 그랬는데요. AI 관련 언론사의 오퍼를 받았으니 망설일 필요가 없었겠죠? 사실 전전 직장 그만두고 오퍼를 서너개 받았습니다만, 그중 가장 취미에 맞고 집도 가깝고(정말 가깝습니다 급하면 화장실 다녀올 정도) 분위기도 좋은 회사로 오게 되었습니다.

 

사실 전전 직장 그만뒀을 때는 제가 퇴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이제는 별로 프레시하지도 않고, 일상 유지도 어렵고 문체도 지겹다고 생각했습니다. 남들과 좀 다른 형식으로 글을 쓴다는 것 하나만으로 먹고 살긴 앞으로 좀 어렵지 않나 싶었어요. 아주 냉정하게 말하자면, 책 내자는 사람이 없는 걸 보니 작가들만큼 잘 쓰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퇴사 후 집에 앉아 잘하는 것과 못하는 걸 정리해봤고요. 생각보다 잘하는 게 많았으나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 못 되는 것이 많았고, 못 하는 건 평균을 하회할 정도로 못하더군요. 그래서 혹시 언론사에 가기 어렵다면 다른 직업을 알아봐야 하나 하는 생각도 했어요. 시간은 많지 않았습니다. 저는 대출을 갚아야만 했거든요. 그래서 딱 두 달만 쉬고 바로 취업을 했습니다. 퇴사한 후 며칠이 지나고 취업이 결정됐어요.

 

다행히 어쩌다 다시 비슷한 분야에 취직을 하게 되었고요. AI로 영화도 만들고, 광고 같은 것도 만들고, 현재는 AI로 개발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어제도 앱 하나를 만들었고 회사가 나설 수 없는 소규모의 개발을 주로 합니다.

 

올 2월부터는 AI로 개발하고 에이전트를 만드는 데 눈을 떠서(!) 토큰을 신나게 써가며 각종 서비스와 앱을 만들고 있고요. 주로 생산성이 있다기 보다는 쓸모없는 앱 만드는 데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저 아시죠? 세상에서 제일 쓸모없는 사람.

 

AI 시대는 다행히 저와 잘 맞습니다. 예전 저는 집중력이 높지 못해 1시간 걸려서 할 일을 3시간 걸려서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물론 결과물은 좋을 때도 많았지만 시간과 에너지 소비가 극심했죠. 그런데 여러분, AI 시대에 잘 맞는 인재가 어떤 인재인지 아십니까? 산만한 사람입니다. 지금 저는 AI 8개 쯤을 쓰는데 이거했다 저거했다 하다 보면 AI가 일을 다 마친 상태가 됩니다. 덕분에 저는 전전직장 다닐 때 대비 물리적으로는 같은 시간을, 산출량으로는 네다섯배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신기하죠? 저도 제가 이렇게 AI 악마가 될지 몰랐어요. 그냥 악마인줄 알았어요(남들 싸우고 음해하는 거 구경하는 거 좋아함).

 

업무가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새로 시작한 회사 유튜브 구독자도 1만명을 넘겼고, 조회수 터지는 영상들도 간간히 나오고 있습니다. 유튜브는 예전처럼 대본 써서 하지는 않고요. 주요 사항들 메모해서 쌩으로 때리는 방식으로 변화했습니다. 새 직장은 굉장히 작은 조직이고, 촬영 PD분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액션캠 놓고 혼자 찍고 혼자 편집하고 혼자 사랑하고 뭐 그러고 있습니다.

 

돌아온 독자 여러분들의 근황도 궁금합니다. 저랑 예전에 은밀하게 메일 주고받으신 분들 꽤 있는데 요즘은 어찌 지내시는지요. 메일리에도 답장 기능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우선은 댓글 기능이 있고요(로그인이 약간 귀찮아요). 후원 기능도 있으니 어느 날 하 수종철 오늘 폼 미쳤다 커피랑 밥 먹이고 싶다 하시는 경우에는 가끔 사용해주시기를 기원합니다. 메일리에는 유료 글 기능도 있어서, 제가 본업 모먼트를 발휘할 경우에는 유료 글도 가끔 업로드할 생각입니다.

 

뉴스레터 구독자 여러분은 저의 근간입니다. 전 직장 8년 생활에서 뭐가 남았냐고 묻는다면, 주저없이 여러분과 조조수트와 텐가라고 말하겠어요. 그중 저에게 수치를 준 것들을 제외하면, 저는 여러분의 성원으로 겁쟁이 주제에 용기를 얻고 살아온 셈이 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돌아온 여러분, 다시 한번 환영합니다. 앞으로도 쓸모없는 정보로 여러분을 매주 웃겨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뿅.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돌아온 수요일의 이종철. 수종철입니다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다른 뉴스레터

© 2026 돌아온 수요일의 이종철. 수종철입니다

재미, 우울, 지식, 불안을 모두 가진 사람의 생존기

메일리 로고

도움말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채팅으로 문의하기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송파구 위례광장로 199, 5층 501-2-31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