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첨자안내) 술에 담긴 비밀 코드, 금기와 속설

2025. 8. 28일 (목)

1주년 이벤트 당첨자 안내 l 두구두구두구두구...
술술 풀리는 이야기 l 우리술과 관련된 속설은?

알고 마시면 더 재미있는 전통주 금기와 속설 이야기

구독자 선비, 혹여 ‘첨잔은 아니 되네’하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소? 우리는 어찌하여 어른 앞에서는 고개를 돌려 술을 마시는지, 그 이유를 아시오? 술자리에서 무심코 지키던 법도와 금기들, 그 연유를 한번쯤 궁금해보셨는가?

오늘, 이 술호랑이 술에 얽힌 비밀스러운 규율, ‘금기’와 ‘속설’의 세계로 구독자 선비를 인도하려 하네. 그저 낡은 미신이라 치부하기에는 자못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오.

1. 술 빚는 자의 금기: 보이지 않는 것을 다스리는 정성

본디 좋은 술을 빚는다는 것은 사람의 기술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었소. 옛 어른들께서는 술이란 하늘의 뜻과 땅의 기운 그리고 빚는 이의 정성이 어우러져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라 했다네. 예전에는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었던 ‘발효’의 과정은 실로 경외의 대상이었소.

몸과 마음의 정결: 술을 빚는 자는 며칠 전부터 목욕재계하여 심신을 가다듬고 깨끗한 의복을 갖추었소. 바깥의 부정한 기운이 스며들까 염려하여 상가의 출입을 금하는 것은 물론, 부부의 잠자리 또한 잠시 멀리했다고 하였네.
부정한 것의 배제: 집안에 우환이 있거나 병든 이가 있을 때에는 술 빚는 것을 삼갔다네. 그리하면 술맛이 시어지거나 끝내 상해버린다고 믿었기 때문이지. 장독대에 금줄을 두르고 붉은 고추를 끼우듯, 술독 주변에도 잡귀와 부정을 막고자 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네.

2. 복을 부르는 술, 화를 피하는 술: 한 잔에 간절한 소망

우리 선조들에게 술이란 그저 마시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졌소. 한 해의 평안과 복을 기원하고, 액운을 물리치는 주술적인 힘을 지닌 물건이었지.

복을 부르는 술:

도소주(屠蘇酒): 새해 아침, 온 식솔이 모여 마시던 술이오. ‘사악한 기운을 벤다’는 그 이름처럼, 온갖 질병과 악귀를 몰아내고 새해의 무사 건강을 기원하는 뜻을 담았지.
귀밝이술(이명주, 耳明酒): 정월대보름 아침, 차게 마시는 술이라오. 이 술을 마시면 귓병이 사라져 귀가 밝아지고, 나아가 일 년 내내 기분 좋은 소식만 듣게 된다고 믿었소.

화를 피하는 술:

상가(喪家)의 술: 상갓집에서는 소란스럽게 잔을 부딪치지 않는 법. 이는 고인에 대한 예를 다하고, 슬픔을 나누며 서로를 위로하는 자리의 의미를 지키기 위함이었네.
귀신을 쫓는 복숭아: 제사상에 복숭아를 올리지 않는 까닭은, 그 과실이 귀신을 내쫓는 힘이 있기 때문이라 하였소. 그래서인지 조상님께 올리는 제주(祭酒)에는 복숭아로 빚은 술은 쓰지 않았다고 전해지오.

3. 의례 속 전통주 이야기: 신과 인간을 잇는 신성한 음료

술은 신(神)과 조상, 그리고 산 사람을 잇는 가장 귀한 소통의 도구였네. 나라의 큰 제례나 제사에서 술이 결코 빠질 수 없었던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소.

신을 부르는 첫 절차, 강신(降神): 제사의 시작은 조상신을 자리로 모시는 ‘강신’에서 비롯되오. 향을 피워 하늘의 신을 청하고, 땅에 술을 부어(모사그릇에) 땅의 신을 부르는 것이지. 술이야말로 보이지 않는 조상신을 현실의 공간으로 모셔오는 신성한 음료였던 것이오.

현대에 남은 흔적, 술 예절:

고개 돌려 마시기: 웃어른 앞에서 고개를 돌려 술잔을 비우는 것은, 옛 선비들이 향촌에서 덕망 있는 어른을 모시고 열던 술자리 예법, ‘향음주례(鄕飮酒禮)’에서 비롯된 공경의 표현이라오.
첨잔은 아니 되는 법!: 술잔이 비기 전에 술을 더하는 ‘첨잔’은, 본디 제사 때 조상님께 올리는 방식이었소. 그러니 살아있는 사람에게 첨잔을 하는 것은 큰 실례로 여겼지. 마땅히 잔이 빈 것을 확인한 후에야 새로이 채워주는 것이 올바른 예법인 것이오.

자, 오늘의 이야기는 어떠하였소?

한 잔의 술에 이토록 깊은 이야기와 간절한 소망, 그리고 엄격한 예법이 담겨있다는 사실이 자못 놀랍지 아니한가. 다음 술자리에서는 오늘 나눈 이야기들을 한번쯤 떠올려 보시게. 술잔을 채우고 비우는 그 찰나가 훨씬 더 깊고 의미 있게 다가올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소.

🍶 지난 호 퀴즈 정답 및 당첨자 안내

정답 공개

Q1. 술지게미 제품: 정답은 2번. 카라멜입니다. 마카롱과 카라멜 사이에서 많이 헷갈리셨죠? 정답은 달콤한 카라멜이었습니다.
Q2. 과하주와 포트와인: 정답은 1번. 약 100년입니다. 음식디미방의 기록을 기준으로, 우리의 과하주가 포트와인보다 약 100년이나 앞서 만들어졌죠.
Q3. 도소주의 뜻: 정답은 2번.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는 술입니다. '도(屠)'는 '죽이다', '소(蘇)'는 '사악한 기운'을 뜻하죠.
Q4. 이화주의 이름 뜻: 정답은 4번. 배꽃이 필 무렵에 빚는 술이라서 입니다. 하얀 색과 질감 때문에 배꽃을 떠올리시는 분들도 많았지만, 이름의 유래는 시절과 관련이 깊습니다.

🎉 행운의 당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