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에 매달렸던 것이 회피였다니

연애, 결혼과 출산 그리고 가족

2024.08.02 | 조회 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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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의 생각공방

어린 상담사의 이런 저런 잡생각과 일상

상담에 매달렸던 것이 회피였다니. 고작 이 한 페이지도 안 되는 글을 몸으로 느끼는데 수 년이 걸렸다.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은 상담자로서 성공하고 이런 것이 아니었다. 물론 달성하고 싶은 것이지만 그게 우선은 아니었다. 이런 것을 깨닫는 순간은 정말 예고도 없이 찾아온다.

1.나는 상처받지 않고 싶음에 대해 꽤 오랜 기간 상담을 받았다. 결론은 대개 '무슨 말인지 알지만 너무 불안하고 무서운 걸 어떡해요. 나는 그럴 능력도 없고, 자신도 없는 걸요'로 귀결됐던 것 같다. 나는 그냥 내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나 보다. 누구에게? 나에게.

2.내가 진짜 사랑하고 원했던 일들은 대체로 '사실은 그 정도는 아니야' '해봐야 골치만 아파' '나는 애초에 그럴 역량이 안 돼' 라고 하면서 포기해왔다는 것들을 느낀다. 특히 관계에서 그랬다. 나는 대체로 도망쳤다. 누군가에게 호감이 생기면 '어차피 안 될 테니까' 하며 멀어지려고 애썼고, '할 만큼 했어' 하면서 합리화 했으며, 비혼을 외쳤었고, '아이는 죽어도 낳지 않겠다' 라고 했었다.

3.최근 상담에서는 '나는 내 아이를 사랑하지 못할까 두렵다'라는 이야기를 나눴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말하고 생각한 바가 틀리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그 고집을 꽉 쥐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사실 나는 미움 받을까 두려웠을 뿐이다. 내 아이에게 말이다. '왜 나를 낳았느냐' 나를 원망할까 봐, 나를 미워할까 봐. 괴로웠던 것은 과거의 '나' 지, 있지도 않은 내 아이가 아닌데. 수많은 사람이 내게 해줬던 이야기인데 드디어 스스로 할 수 있게 됐다.

4.문득 친구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다. '아이한테는 그래도 혼자보다는 둘 이상인 게 좋은 것 같기는 해.' 나는 내가 내 아이를 얼마나 사랑할지 가늠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무서웠다. 어린 시절 아이와 함께하는 단란한 가정을 얼마나 간절히 꿈꿔 왔는지 모른다. 그야말로 우리 엄마 아빠 같은 부부, 나와 배우자를 닮은 자식. 내 가족. 나를 상처 입힐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간절히 원하던 것을 마치 싫어하는 것처럼 말해왔다. 100퍼센트라는 것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시도해 볼 엄두를 못냈다. 바보짓은 아닐 수 있으나, 근사하지 못하다. 나는 내 아이를 사랑하지 못할 것을 두려워 할 게 아니라, 이 넘치는 사랑을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하고 싶다. 조카를 마치 내 자식인 마냥 자랑했던 것이 이러한 욕망에서 기인한다는 걸 알게 됐다. 훗날에는 조카가 아니라 자식이든 배우자든 나의 무엇에 대해 표현하고 싶다. 상투적이라도 눈에 계속 보일 수 있게. 

5.'사랑받지 못할까 봐' 라는 두려움은 내 생각보다 쉽게 사라지는 것이 아니었으며,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이 나를 구성했다. 두려움이 앞으로의 큰 결정과 선택 앞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다. 상담사는 내게 '스스로를 봐주라'고 했다. 무슨 것이든 이유가 있지 않겠냐며. 내가 나를 봐주어야 한다는 것은 이런 것이었다.

Q1.무엇이 당신을 그렇게 두렵게 만드나요?

Q2.무엇이 당신을 그렇게 불안하게 만드나요?

Q3.무엇이 당신의 생각을 꽉 붙잡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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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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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inju6017

    0
    2 months 전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ㄴ 답글 (1)
  • 너굴

    0
    2 months 전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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