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 한 번 보았습니다.

트로이에서 누가 돌아왔~~게~~

2026.08.11 | 조회 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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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으셨나요? 혹은 투니버스에서 보셨을까요? 그렇다면 당신은 오디세이 영화를 무족권 재밌게 보시게 될 겁니다.

1.인터스텔라 때 아이맥스 혹은 큰 상영관에서 보는 영화에서의 감동을 흠뻑 느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후로 꼭 찾아본 것은 아니지만, 놀란 감독의 영화가 나온다고 하면 기대하는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놀란의 영화 중에 인터스텔라 이후로 가장 몰입감을 가지고 재미있게 본 영화였습니다. 제가 예술적으로나 영화적으로나 어떤 식견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제 기준에 인터스텔라는 5/5점 오디세이는 4.5/5점을 주었습니다.

2. 일반 상영관에서 보았는데, 아이맥스가 하나의 장르로서 기능한다고 느꼈습니다. 일반관에서 보아도 충분히 좋았으나, 아마 아이맥스로 보면 훠~~~얼씬 몰입하여 재밌게 보지 않았을까 합니다. 문화생활의 측면에서 감히 비싼 돈 주고 아이맥스로 보시기를 추천드리는 바입니다. 만약 보셨는데 별로였다면? 죄송합니다.

3.놀란의 작품들을 보다 보면 한 개인을 아주 깊게 파고들어서 보편성을 느끼는 형태로 영화를 전개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한 인물의 모습을 꼭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어서나 공감해서가 아니라, 어쩌면 우리나 사회가 느끼고 가지기를 바라는 형태여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가령 모두가 도덕적인 측면에서 같은 감정을 느끼지는 않더라도, 이상으로 삼는 '좋은 사람'의 감각은 큰 틀에서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놀란은 그 지점을 아주 정확하고 깊이 있게 파고드는 감독인 것 같습니다. 

4.오디세이도 신화의 이야기를 통해 한 인간의 내면을 (그리고 우리 모두 가지고 있을, 혹은 그러기를 바라는) 깊이 있게 탐험하는구나 싶었습니다. 그렇게 바라보면 오디세우스의 선택들이 이해가 갑니다. 오디세우스는 최고의 지략가이면서 꾀돌이지만, 동시에 너무나도 비합리적이고 감정적입니다. 그는 군인과 왕으로서 아주 이성적이고 지혜로울 수 있었겠으나, 한 인간으로서는 감정과 본능에 충실한 인간이었습니다. 어릴 때는 몰랐으나 이제야 생각하니 그 간극에서 얼마나 괴롭고 힘들었을까 싶습니다. 이번에 놀란이 해석한 오디세이에서 그의 선택을 조금은 이해하게 된 느낌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왜 저러는 거여 대체' 싶은 지점이 있습니다

5.결국은 호메로스의 서사시를 차용했기에, 놀란은 호메로스에게서 무엇을 읽어냈는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한 인간의 지혜가 하나의 문명을 하룻밤 새에 무너트리는 일에 대하여, 그 담대함과 영웅적인 면모보다는, 무너지는 문명의 무게를 고스란히 느껴야 했던 인간에 대한 조명은 깊은 여운을 남게 합니다.

6.우리는 우리가 가장 혐오하는 방식으로 목표를 달성해 나가며 인간성을 상실해갑니다. 거울 속에 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나요? 어릴 때 '나는 커서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했던 어른을 닮지는 않았나요? TV속에서 보았던 악인과 증오의 대상들을 이해하게 되는 나에게 '이게 현실이야' 라며 외면하고, 심지어 소소한 악을 행하며 '다 이 정도는 하고 살아' 라고 되뇌고 있지는 않나요? 그 안에서 끝까지, 그게 다소 이상하게 보이는 방법일지라도, 자신을 붙잡으려 했던 오디세우스에게서 우리는 전율하게 됩니다. 그리고 곧 자신에게 미안해집니다. 내가 나를 포기했던 것만 같아서.  

7.놀란의 영화는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를 넘어서 '그 선택이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를 생각하게 합니다. 그래서 그는 한 개인을 조망하지만 곧 인류 전체로 나아가게 합니다.

Q1.그리스 로마 신화를 흥미 있게 봤나요?

Q2.놀란의 영화를 좋아하나요? 어떤 것을 가장 재미있게 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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