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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렇게 내 생애 첫 타투를...!

너무 두려워서 그만...

2023.10.03 | 조회 4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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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영국이 어땠냐면

영국에서 워홀 2년, 취업 5년 살며 겪었던 문화충격 및 소소한 에피소드

안녕 구독자! 추석 잘 보냈어? 오늘도 개천절이라 쉬고 있겠지? 정말 긴 휴가야~ 오늘 아침 이 레터를 읽으며 마지막 남은 휴일을 젠틀하게 시작하기를 바라 ㅎㅎ

오늘은 내가 새긴 첫 타투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해. 사람들마다 타투를 하는 이유는 다양할 거야. 나같은 경우는... 앞으로의 미래가 두려워서 했어😱 

지난번 글에서 내가 큰 결정은 과감하게 하는 편이라고 했잖아. 근데 그렇다고 마음까지 태평하냐? ㅎㅎㅎㅎ 아니... 나는 망상이 심하고 상황에 따라 감정이 좌지우지되는 드라마퀸이야(참고로 ENFJ). 사소한 것에도 예민하게 바들바들 떨며 반응하는 사람이지😵

 

어떡하지? 영국 인종차별이 그렇게 심하다던데... 날씨도 흐리고 음식도 맛없다던데... 더군다나 영어도 잘 못하고 유학한 것도 아니고, 한국에서조차 취업 경력도 없잖아...근데 내가 거기서 디자인 일을 구할 수나 있을까? ... 나는 왜 굳이 영국에 가는 걸까? 왜!!!! 

 

막상 해외로 살러 갈 생각하니 설렘보다 두려움이 먹구름처럼 밀려들기 시작했어.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해외여행은 종종 가봤지만, 해외에서 살아본 적은 없었어. 영국 워킹홀리데이가 생각보다 쉽게 붙어버리니 오히려 움찔하게 되더라고. 고등학교 때부터 주구장창 꿈꿔왔던 해외살인데 내 심장은 좋아서라기보다는 무서워서 쿵쾅거리고 있었어.

웃긴 건 그러면서도 안 가고 싶지는 않았어. 100% 가겠다고 결정했으면서 무서워서 미칠 것 같은 이 복잡한 마음을 어찌하면 좋을까. 이런 태도는 영국 생활할 때 절대 도움이 되지 않겠다 싶었어. 어떤 태도를 갖춰야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고민 또 고민했어.

그러던 어느 날 티비에서 오케스트라 공연을 광고하면서 상상초월이라는 말을 썼어. 그때 문득 ‘초월’이라는 단어가 귀에 탁 꽂혔어. 그래! 초월! 초월해야지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아! 부정적인 감정에 빠져 있을 때 ‘초월’을 떠오르면 그 구덩이에서 휙 날아오를 수 있을 것만 같았어. 물론 그런 경지에 오르는 건 부처님 정도 되어야만 가능할 것 같았지만 그저 생각만 해도 한결 용기가 났어.

평소 타투에 대해 부정적인 편은 아니었어. 그렇다고 흥미있는 편도 아니었고. 다만 미학적인 이유로 내 몸에 타투를 하고 싶지는 않았어. 그런데 문득 영국생각으로 하루하루 벌벌 떠는 내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초월 관련된 타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이건 비단 영국에서뿐만 아니라 내 인생 전체를 통틀어서 적용하기에 좋은 삶의 자세인 것 같았거든. 처음에는 추상적인 기호로 표현하고 싶었는데 타투이스트와 상의한 끝에 내가 직접 쓴 한글 문자 그대로 새기기로 했어. 내 눈에 잘 보이라고 왼쪽 팔뚝에 내가 읽는 방향으로 새겼어. 2013년 초 그렇게 초월이라는 타투를 새기고 몇 달 뒤 영국으로 날아갔어. 

!!!
!!!

영국에서 고생할 때마다 왼쪽 팔을 보며 ‘초월하자 초월하자...’라고 혼자 중얼거리곤 했어. 이 타투 덕에 역경을 초월할 수 있었을까? ㅎㅎㅎ Nope! 겁쟁이 새가슴으로서 그럴 수는 없었지만 리마인더(reminder)로서의 역할은 톡톡히 했다고 생각해. 민망할 때도 있었어. 영국에서 사람들이 이 타투의 뜻이 뭐냐고 물을 때마다 왠지 모르게 허세 떠는 것처럼 보일 것 같았어. 어색한 미소를 지은 채 아주 작은 목소리로 답하곤 했어. "트... 트렌센던스(Transcendence) ㅎ..."

한국으로 오면 사람들은 더 직접적으로 반응했어. 팔뚝에 그려진 ‘초월’을 보고 편의점 직원은 ‘그거 낙서에요?’라고 묻기도 했고, 어떤 친구는 ‘그거 안 지울 거야?’라고 자주 물었어. 엄마도 '그거 지우려면 돈 많이 든대.'라고 수동공격을 하셨지 ㅎㅎ

그래도 요즘엔 타투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예전에 비해 의아하게 보는 사람들은 많이 줄었어. 2년 전 한국을 베이스로 옮겼을 때 살짝 고민한 적도 있어. 그냥 지울까? 차라리 그때 한글 말고 기호로 했다면 좋았을 텐데... 단어 그대로를 보여주니까 내 프라이버시를 들키는 느낌이 들더라고. 그런데 지우려면 돈은 물론 병원에 여러번 들러서 지워야 한다고 하더라고. 결국 귀찮아서 미루다보니 지금은 다시 또 적응해버렸어. 

이 타투 이후로 아직 다른 타투는 하지 않았어. 내가 타투를 하는 이유는 내가 추구하는 삶의 태도와 관련이 깊은 것 같아. 나름 매우 진지하고 비장한 이유여서 타투를 쉽게 추가하지 않는 듯해. (그치 수수킴? 나도 내 맘 잘 모름..) 영국으로 가는 것처럼 커다란 모험을 하는 일이 생긴다면 영감이 또 떠올 수도 있겠지만🫢

구독자 경우는 어때? 오늘은 영국에 가기 전 내 심정을 달래기 위한 타투에 대해 얘기해보았어. 구독자도 혹시 나같은 이유로 타투를 한 적이 있어? 이외에도 하고 싶은 얘기가 떠올랐다면 마음껏 댓글 달아줘🤩 

오늘도 읽어줘서 고마워❤️

 

2023년 10월 2일 월요일 밤,

수수가 화요일의 구독자에게

 

 

어때 오늘 레터 재밌었다면 주변 친구들에게 추천 부탁해~❤️

또 영국생활에 대해 궁금한 게 있거나 피드백을 주고 싶다면 연락줘~!

- 이메일: bravekima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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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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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oowon

    0
    2 months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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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ㄴ 답글 (3)

© 2024 그래서 영국이 어땠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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