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과학기술]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다시 한 번 달까지 가자!

2021.06.07 | 조회 1.15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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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하는 여우원숭이

매주 월요일, 따끈따끈한 최신 과학기술을 짧고 쉬운 글로 소개합니다.

인류가 최초로 달에 발을 디딘 건 1969년, 아폴로 11호 미션이었지요.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주인공이었고, "한 인간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커다란 도약"이라는 문장도 다들 들어 보셨을 거예요. 그러면 인류가 마지막으로 달에 발을 디딘 건 언제였을까요? 겨우 3년 뒤인 1972년의 아폴로 17호 미션입니다. 그 뒤로 거의 50년 동안 달에 발을 디딘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어요.

하지만 50년의 세월을 딛고, 조만간 우리는 다시 달에 사람을 보내게 될 겁니다. 바로 미국항공우주국 NASA에서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아르테미스 계획' 이야기지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서는 빠르면 2024년에 달의 남극에 남녀 우주비행사를 파견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단순한 탐사 미션을 넘어, 달을 공전하는 소형 우주정거장인 '루나 게이트웨이'를 설치하고 장기적으로는 달 표면에 영구적인 탐사 기지까지 건설할 계획이에요.

먼저 아르테미스 계획의 로고를 함께 보시죠. NASA의 소개에 따르자면, 하단의 푸른색 출발점은 우리의 출발점인 지구를 묘사하면서 동시에 여신 아르테미스의 활을 상징합니다. A를 관통하는 붉은 궤적은 아폴로 미션과는 전혀 다른 프로젝트라는 의미를 담았고, 달을 넘어 '붉은 행성' 화성까지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어요.

왼쪽의 그림은 아르테미스 계획의 패치인데, 궁술의 여신 아르테미스를 기리기 위해 화살촉 모양으로 디자인했습니다. 그리고 아르테미스 계획은 사상 최초로 달에 여성 우주비행사를 보내는 계획이기 때문에 오른쪽과 같은 기념주화 로고도 만들었다고 하네요.

여러모로, 아르테미스 계획은 쌍둥이 격인 아폴로 계획과는 많이 다릅니다. 아폴로 계획은 사실상 미국의 독자적인 계획이었고, 소련과의 냉전이 한창인 와중에 자국 우주 기술을 과시하기 위한 성격도 상당했습니다. 반면 아르테미스 계획은 유럽, 일본, 호주, 영국, 한국 등의 다국적 협력은 물론 민간 기업의 참여까지 끌어낸 프로젝트지요. (물론 러시아나 중국이 빠진 걸 보아 신냉전의 그림자가 보이기는 합니다.)

무엇보다 아르테미스 계획이 아폴로 계획과 갈라서는 지점은 '지속 가능한 달 탐사'를 지향한다는 겁니다. 아르테미스 계획의 주요 목표 중에는 달의 궤도를 공전하는 루나 게이트웨이, 달 표면의 탐사 베이스캠프 건설, 달 표면에서 직접 출발하는 재사용 로켓 등, 사실상 달의 표면과 궤도를 영구적인 우주 탐사 기지로 만드는 것들이 포함되어 있어요. 짧은 글로는 다루기 어려운 방대한 프로젝트인데요, 몇 가지 요소만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달 궤도의 우주정거장, 루나 게이트웨이

'게이트웨이' 하면 스타크래프트의 '관문'을 떠올리는 분들도 많으실 거예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달 궤도에 띄워 올리게 될 루나 게이트웨이도 말 그대로, 달로 진입하는 관문이자 더 먼 우주로 떠나는 전진기지가 될 거예요.

달 궤도에 중계기지가 떠 있으면 할 수 있는 일이 아주 많습니다. 우선 지구와 달 사이의 통신이 거의 끊기지 않게 해 줄 수 있는데요, 예컨대 탐사팀이 달의 반대편으로 넘어가 있다 하더라도 게이트웨이가 잘 떠 있으면 지구-게이트웨이-달로 이어지는 중계 덕에 통신을 계속할 수 있어요. 조석 고정(tidal locking) 현상 때문에 우리는 달의 한쪽 면밖에 볼 수 없습니다. 만약 궤도상의 중계 기지가 없으면 탐사선이 달의 뒷면(dark side of the moon)에 진입했을 때 통신이 끊기게 됩니다.

또 달 궤도에 떠 있는 우주정거장은 미래에 심우주 탐사선을 발사할 때 일종의 보급기지 역할을 할 수도 있어요. 지구에서 출발한 우주선이 게이트웨이에 잠깐 멈춰서 에너지나 물품 보급을 받는 식이죠. 이런 기능을 최대화하기 위해 게이트웨이는 준직선 헤일로 궤도(Near-Rectilinear Halo Orbit, NRHO)라는 특이한 궤도를 택하는데,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푸른 점선이 루나 게이트웨이의 궤도, NRHO입니다. 출처: https://www.nasa.gov/sites/default/files/atoms/files/nasa_hls_baa_industry_forum_14feb2019.pdf
푸른 점선이 루나 게이트웨이의 궤도, NRHO입니다. 출처: https://www.nasa.gov/sites/default/files/atoms/files/nasa_hls_baa_industry_forum_14feb2019.pdf

조금 이상한 모양이지요? 달 표면에서 가까울 때는 3,000km 지점까지 접근하지만, 멀어질 때는 7만 km까지도 멀어집니다. 달 탐사만이 목적이라면 조금 비효율적이겠지요. 하지만 게이트웨이는 단순히 달 탐사 중계기지를 넘어 심우주 탐사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할 계획이기 때문에, 더 쉽고 적은 연료로 우주선이 접근할 수 있는 NRHO를 채택하게 된 거예요.

게이트웨이의 부품을 발사할 파트너로는 스페이스X가 선정되었습니다. 스페이스X는 이미 상당한 수준의 재사용 로켓 기술과 발사 경험을 갖고 있어서 아르테미스 계획에 전반적으로 많이 참여하기로 되어 있어요. 발사 계획은 현재 2024년 5월에 예정되어 있습니다.

2. 달 표면의 전초기지 건설

게이트웨이보다도 한참 먼 이야기긴 합니다만, NASA의 장기 계획 중에는 달 표면에 사람이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전초기지를 건설하는 것도 있어요. 미국 공군이 무려 1958년에 제안했던 루넥스 프로젝트(Lunex project)가 시초격인데, 당시 기술로는 아무래도 실현 가능성이 없어서 결국 아폴로 계획에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한편 아르테미스 계획에서는 좀 더 현실적으로, 루나 게이트웨이를 안정적으로 운용하면서 2028년 경에 반영구적인 달 기지를 건설하려 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식민지를 건설하는 건 물론 당장은 무리고 작은 거주 시설 몇 개를 설치하는 정도일 텐데요, NASA의 컨셉아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만약 기지를 실제로 짓게 된다면 아마 달의 남극이 될 거라고 해요. 달에는 뾰족한 에너지원이 태양 빛 뿐이기 때문에 반영구적인 정착 기지를 운용하려면 햇빛이 잘 드는 곳이어야만 합니다. 달의 남극에서는 6개월 동안은 낮, 6개월 동안은 밤이 유지되기 때문에 6개월 동안은 탐사기지를 사용하다가 햇빛이 들지 않는 6개월 동안은 루나 게이트웨이로 복귀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달 기지의 건설에는 비판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달은 어차피 생명이 살 수 없고 대기도 없는 암석 덩어리일 뿐인데 왜 거기에 엄청난 예산을 들여서 기지를 짓느냐는 거죠. 차라리 여기에 투자되는 예산을 화성 기지나 태양계 탐사 미션으로 돌리는 게 낫지 않느냐는 비판도 있습니다.

반면 NASA 측의 입장은 화성과 같은 외계 행성에 전초기지를 건설하는 기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달 기지를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는 쪽이지요. 아직 우리는 지구 외의 천체에 장기적으로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본 경험이 없습니다. 화성, 소행성대, 목성이나 토성의 위성처럼 태양계에 흩어져 있는 많은 천체에 유인 기지를 마련하려면 결국 달 기지의 경험이 필요할 거란 얘기겠지요.

아래에 링크한 영상은 쿠르츠게작트에서 업로드한 달 기지와 관련한 비디오입니다. 이 영상에서는 달 기지가 발전해서 궤도 엘리베이터도 건설하고 인구도 늘어서 독립 국가가 되는 미래까지를 그리고 있는데 사실 저는 우리가 달에 그만큼의 투자까지 할지는 잘 모르겠어요. 내용이 알차고 시각ㅗ 멋진 영상이니까 관심 있는 분들은 보셔도 재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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