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쟁은 싫지만, 안 할 수 없으니 그냥 나에게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경쟁은 좋든 싫든 우리가 매일매일 마주하는 요소이고, 만약 인지하지 못했다면 단지 눈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일 거예요. 아니면 보지 않으려 노력했을 수도 있고요. 

사실 저 같은 사람이 일을 할 수 있는 건 경쟁이 있기 때문이기도 해요. 경쟁이 없다면 굳이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도, 더 나은 사업과 조직을 만들 이유가 더 적을 테니까요. (없다고까지는 할 수 없을 것 같지만... 🙄)  

하지만 때로는 경쟁이 꼭 누군가를 패배시켜야 하고, 특정 그룹에서 높은 순위나 점수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은 조금은 피곤하게 만들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경쟁해야 하는 상황 자체를 좀 꺼리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는 경쟁이 있기에 밥 벌어먹고 살고 있지만, 경쟁 환경을 조금은 다르게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누군가를 견제하고, 비교하는 것보다는 그저 ‘우리가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에 집중하는 것이죠. 그렇다고 경쟁 상황이 바뀌는 것은 아니고, 그저 바라보는 관점이나 순서가 바뀌는 것뿐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오늘 해보고 싶은 이야기는, 경쟁에 대한 이야기예요. 즉, 비즈니스 환경에서의 경쟁에 대한 이야기이죠. 그리고 제가 전략 업무를 수행하며 경쟁 환경을 이해하고 우리 조직의 방향성을 도출하기 위해 적용하는 (혹은 선호하는) 접근법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해요. 

먼저 두괄식으로 이야기해 보자면, 시장의 기회는 외부에 존재하는 것이지만, 그 기회를 잡는 사람(들)은 내부에 존재하죠. 그리고 외부에 존재하는 기회는 너무나 많고 마치 우리는 다양한 옵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않죠. 손은 두 개 밖에 없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내부환경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보려고 노력해요. 

🏆 경쟁이란 무엇일까? - 이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보통(실제로도 그렇긴 하지만) 경쟁은 ‘이겨야 하는 게임’으로 인식되곤 해요. 시장점유율과 같은 지표가 이러한 인식을 잘 반영하고 있죠. 독점 기업이 되려 한다거나, 때로는 경쟁사를 파괴하려는 시도도 가끔 보이는 것 같아요. 하지만 우리가 경쟁을 왜 하고 있는지로 돌아가 본다면 경쟁을 꼭 비교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1등이 되는 것이 목표인지,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목표인지 고민해 본다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후자를 선택할 거예요. 물론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1등이 되어야 할 수도 있겠지만, 꼭 1등을 해야만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건 아닐 거예요. 우리가 알고 있는 블루오션 전략과 같은 접근은 이러한 부분을 강조하고 있죠. 

비즈니스 환경에서 경쟁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아마도 마이클 포터일 거예요. 마이클 포터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다섯 가지 힘(5 forces)과 가치사슬(Value Chain)이라고 할 수 있어요. 

다섯 가지 힘은 기본적으로 산업의 경쟁 환경이 해당 산업의 평균 수익성을 결정한다고 이야기해요. 즉, 다섯 가지 힘의 분석을 통해 해당 산업이 매력적인지, 그렇지 않은지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구매자, 공급자, 대체제, 신규 진입자, 기존 경쟁자들로 구성된 산업 구조 속에서 어떻게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고 더 많은 부분을 가져갈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다는 점이에요. 

반면 가치사슬은 기업이 가치를 창출하고 고객에게 전달하고 관리하기 위해 수행하는 활동 순서를 의미해요. 가치사슬을 통해서는 산업 내 가장 우세한 활동 방식 혹은 각 기업의 독특한 가치 창출 방법 설명할 수 있어요. 가치사슬에 숨겨진, 하지만 중요한 두 가지 개념은 가격과 비용이에요. 더 탁월한 가치는 더 높은 가격을 요구할 수 있고, 더 탁월한 리소스 활용은 더 낮은 비용을 가능하게 만들죠. 

두 가지 프레임워크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표현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가치’라는 표현이에요. 즉, 경쟁은 필연적이고 받아들여야 하는 현상이지만, 경쟁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상대방의 패배나 나의 승리가 아니라, 우리가 정의한 혹은 시장에서 관찰할 수 있는 산업의 구조 속에서 탁월한 가치를 탁월한 방식(리소스 활용)을 통해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하는 데 있는 것이죠. 

하지만 좀 애매하죠? 뭔가 말장난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결국 1등을 하는 거나, 이익을 더 많이 창출하는 거나 똑같은 거 아니냐고 반문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도 그랬거든요. 하지만 오늘 콘텐츠를 끝까지 봐주신다면 아마도, 의문이 모두 해소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왜 외부보다 내부에 먼저 집중하기로 했을까? 

앞서 경쟁이란 무엇일지에 대해 마이클 포터의 개념을 빌려 이야기해 봤는데요. 다섯 가지 힘은 외부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춘 것 같고, 밸류채인은 내부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춘 것 같은데, 그러면 경쟁의 본질은 뭔가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둘 다인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사실 맞는 말이고, 저 또한 내부만 바라보지는 않아요. 외부도 열심히 보고요. 다만, 내부에 조금 더 집중하려고 노력하는 것에 가까울 것 같기도 해요.

외부보다 내부에 집중하는 이유는 아주 단순하게 요약하자면, 내가 더 잘하기 위해 고민하다 보면 외부를 볼 수밖에 없지만, 비교하며 외부를 보다 보면 내부는 점점 더 안 보게 되기 때문이에요. 

내가 더 잘하기 위해 고민한다는 것은, 나의 문제가 무엇인지 돌아본다는 것을 포함한다고 생각해요. 그다음 깊은 내적 고민을 통해 답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문제를 해결했는지 찾아보게 될 거예요. 하지만 그들과 내가 다르고, 시기가 다르고,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그러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하게 되죠. 

비즈니스 차원에서 ‘내가 더 잘하기 위해 고민’하는 것도 동일한 것 같아요. 다만 다른 점은, 더 잘한다는 것이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는 것이에요.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는 것’, ‘가치를 탁월한 방법으로 창출하는 것’. 이 두 가지를 통해 더 높은 가격 혹은 더 낮은 비용, 또는 둘 다 실현할 수 있죠(매우 어렵겠지만). 

반면, ‘잘 하는 누군가를 벤치마킹하자’는 말처럼 ‘누군가’에 집중하게 되면, 뭔가를 계속 쫓아가다면서 모든 시간을 다 써버리게 될 수 있어요. 세상에 잘하는 누군가는 너무나 많으니까요. 

그리고 외부의 사례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정보는 제한적이에요.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복잡한 의사결정과 피드백 사이클, 그 사이에서 수많은 이름 없는 사람들의 고군분투 또한 생략되어 있죠. 그렇기에 쉬워 보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쟤네는 이렇게 하던데 왜 우리는 못해?’가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죠. (개인의 입장에서는 ‘옆집 머스크는 저렇게 한다는데’가 되려나요?)

물론, 외부를 보지 않고 내부만 본다면 ‘자기만족’에서 끝나게 될 수 있어요. 다만 오늘 콘텐츠에서 내부환경에 대해서 강조하는 것(제가 내부에 집중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은 종종 외부의 성공은 쉽게 보려 하고 내부의 가능성과 문제는 작게 보는 경우가 있기에 균형을 맞추고 싶은 마음이 조금 컸던 것 같습니다. 

마이클 포터의 다섯 가지 힘은 누가 뭐라고 해도 위대한 업적이기는 하지만 산업의 동적인 부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받기도 해요. 특정 산업을 다섯 가지 힘(기존 경쟁자 그룹, 구매자, 공급자, 대체재, 신규 진입자로 구성된 산업의 구조)으로 고정해 놓은 것이 현시대에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죠. 

하지만 다섯 가지 힘으로 정의되는 산업 구조는 말 그대로 프레임워크이고, 우리 조직이, 혹은 내가 산업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즉, 내가 외부를 어떻게 바라볼 것이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죠.

예를 들어, 넷플릭스는 산업을 디지털 기반의 콘텐츠 소비를 중심으로 해석했고, 블록버스터는 그 이후에도 산업을 오프라인 비디오 대여 기반의 콘텐츠 소비로 이해했죠. 그리고 그 결과는 아마 모두가 알고 계시는 그대로죠. 

이렇듯 경영의 관점에서도,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내부에 먼저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외부를 바라보는 관점과 목적을 명확하게 하는 데 있는 것 같아요. 비교(1등이 누구인가?)를 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요. 

물론 비즈니스에서 경쟁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산업의 평균보다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비교’라는 것이 들어갈 수밖에는 없지만, 비교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 같아요. 

결국 경쟁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남을 패배시키는 싸움이 아니라, 산업을 키우고 재정의하는 개척 활동이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 오늘의 콘텐츠가 일상의 수많은 고민들 중 하나라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되어주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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