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집에서 업무를 보는 날이다. 오예. 사무실에 가는 날이 화, 목이기 때문에 월, 수요일은 대부분 집에서 일을 본다. 6시 경에 일어나서 운동하러 클럽 스튜디오(Gym)에서 하루를 시작했다. 오늘 수업은 복싱이었는데 정시에 맞춰 갔는데도 클라스 도어가 닫혀있어서 허무했다. 나름 열받은 김에, 러닝과 자전거타기를 빡시게 했다. 러닝은 30분을 했는데, 프로그램이 요새는 다 업데이트 되어 있어서 기계 안에 코치가 하라는대로 따라하면 된다. 오늘은 다 따라하다가는 죽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적당히 따라했다. 기울기와 달리기 스피드를 조절하면서 타면 되는데, 이렇게 강도를 조절했을 때 땀이 훨씬 많이 난다.
집에 와서 아이 아침을 후다닥 만들었다. 지난번 한인 마트에서 산 유부를 가지고 초밥을 만들었고, 나름 아이가 잘 먹겠거니 하며 흐뭇한 마음으로 만들었다. 만들다보면 역시나 아이가 먹을 양보다 훨씬 더 많이 만들게 되기 때문에 남은 양은 나와 우리 남편의 점심이 되었다. 딸기와 골드 키위를 잘게 썰어서 과일 통에 넣고, 오이와 레몬을 넣은 시원한 물도 준비했다. 이제 출발하면 된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데려다 주고, 다시 집에 왔다.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헤어지면서,
"엄마 오늘 우리 5시에 수영하기로 한 거 알지? 이따 봐" 하면서 밝게 웃으며 헤어졌다. 요새 이곳은 해가 길어져서 저녁 8시 반까지도 밝다. 어제 도윤이는 저녁 7시 반에 수영장에 가자고 졸라댔고, 하는 수 없이 그럼 다음날 가자고 약속을 했다. 그게 오늘이다.
아이가 한국에 갔다가 중이염이 있어서 약을 아직도 먹이고 있다. 귀에 물이 들어가는 게 안좋을 거 같은데, 자꾸 수영은 하고 싶어하고.. 고민하다가 어린이용 귀마개를 샀다. 타이밍 맞게 잘 도착했는데 이제 데리고 동네 수영장에 가면 된다!
자 그럼 짐은 이따 아이 데리러갈 때 싸고, 나는 돌아오자마자 일을 시작했다. 내년도 유럽 시장에 런칭을 준비하는데 필요한 교육 자료들 관련 미팅, 마케팅 홍보 관련 미팅을 진행했다. 마케팅 홍보팀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이 친구 아이가 갑자기 천식 때문에 호흡이 불편해져서 병원에 입원했다고 했다. 산소포화도가 90% 왔다갔다 했다 했는데 (보통은 98%, 100%임) 이제 조금씩 더 좋아져서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이 친구 아기는 2살이 아직 안되었고 첫 아기라 매번 마음이 아린다. 전화 미팅을 하는데 목소리가 울먹울먹했다.
친구에게 괜찮아, '이든 (아기 이름)은 강하니까 잘 이겨낼꺼야. 그리고 우린 엄마잖아." 하고 씩씩하게 전화를 끊었다.
평화롭게 남편과 점심 식사를 하는데, 갑자기 어린이집에서 연락이 왔다. 선생님께서
"도윤이가 아침엔 괜찮았는데 간식도 토를 하고 기운이 없어요. 열도 조금 있는데, 아무래도 오늘은 집에서 쉬는게 좋을 거 같아요."
이렇게 연락이 왔다. 다행히 오늘은 재택이라서 남편과 점심 식사를 후다닥 마치고 아이를 데리러 어린이집으로 직행했다. 아이가 혹시 응급 상황이면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도윤이를 데리고 어디 병원을 갈지, 마음 속이 복잡했다. 지난 번에 건강검진을 해주셨던 선생님께 갈지, 주변 지인찬스를 쓸지 고민하던 차에 어린이집에 도착했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아이는 인형을 끌어안고 책상에서 힘없이 누워있었다. 내가 가까이 가서 아이를 안았다. 그리고 차에서도 그대도 아이를 꼭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대로 아이는 스르르 잠이 들었고 목에 땀이 많이 차고 열이 올라오고 있었다.
집에와서 온도를 재보니 40도에 육박했다. 남편과 상의해서 해열제를 먹이고, 쥬스를 마시게 했다. 기운이 없던 차라 바로 재웠다. 남편이 옆에 있기로 하고 나는 집에서 다시 열나게 일을 했다. 원래 생각같아서는 한 3시간 붙들고 있어야 할 일이었는데, 그냥 몰입해서 2시간 만에 끝내버렸다.
30분마다, 한시간마다 열을 체크했다. 아이는 다시 37도 정도로 열이 내렸고, 잠을 푹 자고 일어나서는
"엄마 나 배고파. 엄마 나 어린이집에서 토했잖아. 근데 나 토했는데, 유투브 키즈 보면 안될까?" 하면서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
확실히 체온이 정상으로 돌아오니 아이가 활동적이다. 일하던 중에 쌀을 씻어서 친정 엄마가 알려주신대로 밥을 질게 만들었다. 아이는 요새 내가 만들어주는 주먹밥을 좋아하기 때문에 또 주먹밥을 빠르게 만들었다. 오이와 레몬을 넣은 물도 다시 챙기고, 골드키위도 다시 준비했다. 지금 방금 주먹밥을 다 먹었다.
회사 업무가 무지하게 빡세지는 시기가 다행히 아니라 오늘은 수요일이지만 평안하고 감사하게 아이와 하루를 함께 한다. 나의 마음은 분주했고, 또 아이가 더 많이 아플까 염려했다. 그러면서도 일을 어떻게 하면 더 잘해낼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했다.
엄마로서, 직장인으로서 둘다 100점짜리가 되긴 힘들다. 그런데 순간에 고도로 몰입하고 집중하는 힘은 엄청나게 강해진다. 아이가 다시 정상으로 회복하면 나는 완전 피곤에 쩔어있겠지만 그래도 좋다. 이 아이가 주는 에너지와 일을 하면서 몰입하는 행복감이 상당하다.
아프지말자 우리 귀염둥이. 엄마는 너가 훨씬 더 소중하단다.
Today is a work-from-home day. Yay. Since the days I go to the office are Tuesday and Thursday, I mostly work from home on Mondays and Wednesdays. I woke up around 6 a.m. and started the day by going to the gym to work out. Today's class was boxing, but even though I arrived on time, the class door was closed, which was disappointing. Frustrated, I did a hard workout with running and cycling instead. I ran for 30 minutes, and with the updated programs on the machines, I just followed the coach's instructions. I thought I might die if I followed everything today, so I did it moderately. Adjusting the incline and running speed made me sweat a lot more.
I rushed home and made breakfast for my child. I made sushi with tofu skin I bought from the Korean market last time, thinking my child would enjoy it. I always end up making much more than my child can eat, so the leftovers became lunch for me and my husband. I also chopped strawberries and golden kiwis into a fruit container and prepared refreshing water with cucumber and lemon. Now it's time to go.
After dropping my child off at daycare, I returned home. As we parted at daycare, my child said, "Mom, you remember we're swimming at 5 today, right? See you later," with a bright smile. The days are long here lately, and it's bright until around 8:30 p.m. Yesterday, Doyoon insisted on going to the swimming pool at 7:30 p.m., so I promised to go the next day, which is today.
My child has been taking medication for otitis media after returning from Korea. I was worried about water getting into their ears but bought earplugs for kids. They arrived just in time, so now we can go to the local pool!
I decided to pack our bags when I picked up my child later, and I started working as soon as I got back. I had meetings related to preparing educational materials for next year's European market launch and marketing promotion meetings. During the marketing meeting, one of my colleagues said her child was hospitalized due to asthma. The oxygen saturation level was fluctuating around 90% (usually 98-100%), but it was slowly getting better. Her child isn't even two years old, and it's her first, so my heart aches for her. Her voice was trembling during the phone meeting.
I encouraged her, saying, "Eden is strong and will get through this. And we're moms." and ended the call cheerfully.
I was peacefully having lunch with my husband when the daycare contacted me. The teacher said, "Doyoon was fine in the morning, but he vomited after his snack and looks listless. He has a slight fever, so it might be best for him to rest at home today."
Luckily, since I was working from home, we quickly finished lunch and went straight to the daycare to pick up our child. I was worried about how to handle an emergency, which hospital to take Doyoon to, and whether to go to the doctor from the last health check-up or ask friends for recommendations. When we arrived at the daycare, I saw my child lying weakly at a desk, hugging a doll. I held him close and drove home with him still in my arms. He fell asleep right away, sweating heavily and with a rising fever.
At home, his temperature was close to 40 degrees Celsius. My husband and I agreed to give him fever medicine and some juice, and he fell asleep immediately. My husband stayed with him while I worked intensely from home. It was supposed to be a three-hour task, but I finished it in two by focusing completely.
I checked his temperature every 30 minutes to an hour. His fever dropped to around 37 degrees, and when he woke up, he said, "Mom, I'm hungry. I threw up at daycare. Can I watch YouTube Kids?" in a cute voice.
As his temperature returned to normal, he became more active. While working, I washed the rice and made a porridge-like consistency as my mom had taught me. My child likes the rice balls I make, so I quickly made some more. I also prepared water with cucumber and lemon and some golden kiwi again. He just finished eating the rice balls.
Luckily, my workload isn't too heavy today, even though it's Wednesday, so I'm spending a peaceful and grateful day with my child. My mind was busy, worrying that he might get sicker, while also constantly thinking about how to do my work better.
Being both a mom and an employee is challenging. But my ability to focus intensely in the moment has become incredibly strong. When my child fully recovers, I'll probably be exhausted, but it's worth it. The energy my child gives me and the satisfaction of immersing myself in my work are immense.
Let's stay healthy, my little one. You mean so much more to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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