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잘 지내셨나요? 굉장히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것 같네요. :) 멋지게 뉴스레터 데뷔(?)를 했던 BW의 어게인 등장으로 덕분에 저는 한 주를 쉬었고, 그 다음 주도 연휴(부처님 오신 날)라서 한 주 쉬어갔어요. 가까운 지인들로부터 뉴스레터 왜 안 쓰냐!는 원성을 듣기도 했지만, 저 나름대로는 바닥난 체력 배터리를 충전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답니다.
5월, 눈부시게 아름다운 날씨 덕에 종종 벅차오르도록 행복하기도 했지만, 넘쳐 나는 업무와 체력 방전으로 저에게는 굉장히 빡빡했던 달이었어요. 5월의 어느 날 주말 출근을 한 다음에는 병이 나서(?) 아, 평소와 달리 조금 더 오버 했다고 이렇게 금방 몸이 파업을 하는 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병의 근원은 스트레스에서 기인한다는 것도 뼈저리게 느껴보고요.
요새 '일'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구독자님은 어떠세요? 어떤 마음으로 일을 대하고 계시나요? 배우려는 자세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누군가는 "회사가 학교냐? 회사는 회사야"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요. 자아실현과 개인의 성장을 목표로 임하는 사람들에게 '회사는 그저 돈 버는 수단일 뿐'이라 말하는 목소리도 왕왕 있어요.
사실, 저는 '왜 일을 하는가'에 대해서 명확한 답변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아이가 다섯 살이 되었을 때, 새로이 일을 시작하면서 가졌던 생각이 몇 년 새 또 달라진 것 같아요. 처음에는 분명 '자아실현'을 위한 목적과 꿈이 상당했는데요, 요즘은 그 귀중한 마음이 점점 흐릿해져 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지난 연휴 때, 전 직장 동료들을 만났어요. 날씨도 굉장히 나이스했고,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엄청 반갑더라고요. 또, 함께 일할 때는 매번 직장 주변만 맴돌다가, 판교가 아닌 제3의 지역에서 만나니 그 자체도 새롭고 좋았어요.
저보다 먼저 퇴사하여 이직한 동료와 그 이후에 퇴사하고 이직한 저, 그리고 기존 직장을 계속 다니고 있는 동료까지 이렇게 세 조합이 만나니 재미와 진지를 넘나드는 이야기의 장이 펼쳐지더라고요. 물론 주제는 '회사'였습니다. (누가 정하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같은 직무이긴 하나 다른 산업에 발을 내디뎠기에 고군분투의 나날이 이어지고 있는 저의 회사 이야기는 대화 중간중간 탄식을 내뱉기 일쑤였고, 그러다가도 "집에서 안 막히면 15분, 막히면 30분 안쪽으로 걸려"라는 말을 할 때면, 한 시간 넘게 출퇴근을 하고 있는 동료에게 부러움을 사기도 했습니다. 가장 부러움을 산 건, 여름휴가비를 두둑하게 지급하는 복지였지만요.
같은 직무와 산업으로 이직하여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는 동료는 인상된 연봉과, 자유롭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에 굉장히 만족하는 것 같았어요. 그러나, 성과에 있어서는 칼같이 냉정한 회사 규정에 조금은 걱정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이직한 저희 둘이 다녔던 직장을 계속 다니고 있던 동료는 회사의 현황에 대해 이모저모 소식을 전해주었는데요. 함께 동고동락했던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보고 싶었던 동료들의 얼굴이 떠오르기도 하고, 판교에서의 추억이 그립기도 했어요. 같은 회사에 몸담고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시간과 정성을 쏟았던 세 명이 각자 다른 회사에 몸담게 되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니, 결국 완벽한 회사는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고 싶어 하는 회사에서도 종종 좋지 않은 소식들이 들려오기도 하고요.
우리는 종종 현재의 스트레스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처럼 여기며 좌절하곤 해요. 저 또한 전 전 직장을 다닐 때 엄청난 스트레스로 퇴근길에 차 핸들을 붙잡고 엉엉 울었던 기억도 있고요. 전 직장에서도 가장 스트레스풀 했을 땐 몸이 버티지 못하고 병이 나기도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때의 고민과 걱정들이 희미해져 잘 기억이 나지 않아요. 그 당시에는 엄청 중대한 문제와 고민이라 여기며 머리를 싸맸을텐데 말이죠.
이쯤에서 이금희 아나운서께서 말씀하신 이야기를 구독자께도 전해드리고 싶어요.
제가 퇴근길 생방송 프로그램을 십수 년째 진행하고 있어요. 직장에서 스트레스 받은 분들이 그렇게나 사연을 많이 보내주세요. 그런데 재미있는 건 사연의 대부분이 부장님 이야기더라고요.
'왜 퇴근하지 5분 전에 일을 주시는지'
'왜 늘 화만 내실까'하고 말이죠.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제가 직장 다닐 때 저희 부장님도 그랬어요. 너무 차갑고, 일하면서 웃는 걸 한 번도 못봤죠. 반면 야단은 너무 잘 치세요.
보통 1년이나 2년이 지나면 인사이동을 하는데 무슨 인연인지 그 분과는 3년 6개월을 함께 했어요.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을 정도였죠. 한 번은 후배에게 하소연 했어요.
그랬더니 후배가 어떤 이야기를 해주더라고요. 군대에서 생활하는 동안 자신을 지켜준 이야기라고 했습니다.
"그냥 교차로에서 잠시 만난 것 뿐이에요"
서로가 서로의 길을 가면서 잠시 마주친 것 뿐이니 너무 의미 부여하며 괴로움으로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라는 의미였지요.
후배의 그 말을 계기로 생각을 바꿨어요. 어차피 지나갈 연이라 여기고, 그러려니 했지요. 그렇게 그 시기를 잘 넘겼습니다.
'아 그런 부장님이 있었지'하고 추억으로 남았어요.
- 이금희 아나운서
저는 이금희 아나운서의 말씀을 접하고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는 '영원히'라는 말을 참 좋아하고 가끔 너무도 쉽게 '영원'을 꿈꾸고 '영원히'라는 말을 내뱉곤 하지만, 모든 일들이 영원하지 않아서 가끔은 참 다행이다, 라고요. 구독자님도 공감하시나요?
제가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제 주변인들중 몇몇은 일을 그만두라고 권유하기도 합니다. 스트레스 받는 환경에서 저를 구해내고픈 애정 어린 마음이겠죠. 저도 사실 그 부분을 아예 배제하지 않은 것은 아니고요.
하지만, 곰곰 생각해 보면요. 100점짜리 인생은 어디에도 없다, 는 생각이 들어요. 전업주부와 워킹맘 둘 다 경험해 본 저에게는 둘 중 어느 삶도 100점짜리 인생은 없더라고요. 전업주부는 전업주부로서의 힘듦이, 워킹맘은 워킹맘으로서의 힘듦이 각각 존재해요. 지금 나에게 있어서 어느 쪽의 삶이 더 잘 맞는 삶이라고 느끼는지 차이가 있을 뿐, 어느 한 쪽도 완벽한 100점은 없어요.
그래서 저는 계속해서 고민하고, 깨닫고, 나에 대해 알아가면서 나를 위한 선택들을 해야겠노라 다짐합니다. 내가 무엇을 더 좋아하는지 그리고 잘 할 수 있는지를 스스로 잘 알고 있어야 진짜 나를 위한 선택을 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한 편으로는 완벽한 사람도, 완벽한 회사도, 완벽한 인생도 없음을 인정하려고요. 우리는 모두 영원을 꿈꾸지만, 모든 순간이 지나간다는 사실이 때때로 위로가 되기도 하는 것처럼, 완벽을 꿈꾸지만, 완벽할 수 없기에 더 나은 내가 되려고, 더 잘 살아보려고 노력하며 성장하기도 하니까요. 더불어, 매 순간 완벽할 수 없기에 틈틈이 행복해지려 열심히 꾸물거리기도 하고요.
저는 제주에 와있어요. 돌아가면 처리해야 할 업무들이 쌓여있지만, 제주에 온 동안은 제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푸른 바다를 실컷 보고, 맛있는 음식도 많이 먹으려고 합니다. 구독자님도 오늘 하루 중, 자신을 위한 일들을 꼭 계획하시길 바라요! 우리 틈틈히 행복해지기 위해 꾸물거려보자고요!
아차차! 끝으로 정말 전하고픈 메시지가 있는데요, 이번에도 이금희 아나운서의 말씀을 빌려 전하도록 할게요. 아래 링크를 꼭 클릭하시어 소중한 메시지를 꼭 들어주세요.
부족한 글, 함께해주셔서 늘 고맙습니다.
댓글 2개
의견을 남겨주세요
imygnam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비케이레터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