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더슬래시가 발행되는 오늘은 6.3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 신청일을 하루 앞둔 날입니다. 이미 동네 곳곳에는 커다란 현수막이 걸렸고, 이동 인구가 많은 교차로에는 ‘00시의 일꾼, 000이 바꾸겠습니다!’ 류의 현수막이 펄럭입니다.
지방선거는 중앙정부에 쏠리는 권력의 중심을 지역이 나누어 갖도록 책임을 부여하고,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여 지역의 문제를 결정하도록 촉진하는 가장 기본적인 민주주의 절차입니다. 그만큼 각 지역의 선거가 고유한 중요성을 지녀야 마땅한데요. 안타깝게도 한국의 정치는 서울 중심성이 크고, 지역 선거도 수도권 자치단체장 선거와 지방 주요 도시의 선거 지형에 관심이 크게 쏠려 있는 듯 보입니다. 경기도지사 후보로 누가 공천이 되었는지, 대구광역시장 후보는 누가 출마할지에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니까요. 모두의 삶을 위해 설계되었을 지역 선거조차 ‘중심’과 ‘주변’으로 나뉘어 버리면서, 지역 정치는 가까운 삶들에 닿는 일이 가장 어렵게 되었습니다.
5월의 더슬래시는 모두의 삶에 닿아야 하는 가장 가까운 곳의 정치를 이야기합니다. 춘천과 광주, 제주를 삶의 기반으로 삼고 계신 최상희, 오은영, 전원근님이 필진으로 함께 했습니다. 정의당 강원도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상희님은 ‘가장 가까이에 있어야 할 정치인인데 가장 낮은 인지도’와 투표율을 기록하는 지방 선거의 모순에 의문을 던집니다. 그러면서 여러 정체성과 ‘필요가 교차하는’ 기본 생활 단위인 지역에서, 지방 선거는 ‘내 생활과 신념, 관계와 공동체를 대변한다고 느끼는 정치인’에게 내 한 표로 삶을 바꿀 수 있다는 효능감 있는 선택이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동네에서 시작하는 정치여야 가장 가까운 삶과 연결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요.
내 삶과 연결되는 정치에 대한 효능감은 오은영님의 인도 다람살라에서의 기억과 연결됩니다. 오은영님은 티베트 망명 정부 총리를 뽑기 위해 투표소 앞에 길게 늘어선 티베트 주민들을 보며, “나도 무언가를, 어떻게든 말하고 싶어졌다”고 말합니다. 고향인 광주광역시로 돌아와 광주녹색당 동료들과 지역 정치에 참여하게 된 계기 중 하나였다고요.
하지만, 실제 지역 정치에 참여하며 광주에서 목격한 것은 ‘중앙의 권력이 한순간에 모든 것을 멈춰 세울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압도적으로 중앙정치에 몰려 있는 관심’이었습니다. 더욱이 이재명 정부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가 지역 주민의 의견을 듣지 않고 빠르게 추진된 것은, 지역 주민의 삶을 ‘민주당 정부의 장밋빛 지원 약속 속에 처리’해버린 꼴이라고 비판합니다. ‘중앙정부에 의한 지역의 주체성 훼손’이라고요.
이러한 맥락에서, 제주 애월에서 거주하는 전원근님도 중앙정부의 정책에 따라 지역 정치에 ‘약속’의 형태로 오르내리는 인프라에 집중합니다. 원근님은 마을에 목욕탕을 지어준다는 약속 때문에 거대한 LNG 기지 건설에 찬성했지만, 목욕탕은커녕 LNG 공급도 요원한 마을의 정치를 비판적으로 관찰합니다. 자본의 사적 소유물이 된 인프라가 ‘특정한 삶의 방식만을 지탱하도록 설계’되고 있다고요. 그러면서 누군가의 것이 아닌 모두의 것인 인프라, 다양한 관계 맺기를 가능하게 하는 지역 정치를 제안합니다.
더슬래시 5월의 필진들이 제안하는 지역 정치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요약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역정치는 ‘자기 자리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일’, 그리고 그 목소리를 잘 담는 “캠프페이지를모두에게”당과 같은 지역 정당을 상상하는 일. 그래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정치가 ‘중심’만을 향하지 않고, 모두의 삶에 닿도록 ‘지방 정치’라는 뿌리를 살리는 일이라고요.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선거 운동 기간 동안 또 얼마나 많은 플래카드와 광고지, 선거운동복과 장갑, 거리의 소음이 만들어질까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하는데요. 모두의 손에 쥐어질 일곱 장의 투표 용지가 모두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선택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가연
피스모모 리서치랩 실장. 피스모모에서 평화와 저널리즘의 교차점을 모색하는 일을 하고 있다. 갈등전환, 평화저널리즘, 소통을 키워드로 저널리즘을 통한 평화세우기의 비전을 키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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