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디락스' 소환한 월가, 수프 더 식히려는 Fed

앤츠랩님, 오늘도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입니다. :)

최근 경제 뉴스에서 심심찮게 등장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골디락스'인데요. 골디락스란 단어는 영국 동화인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에서 따온 말입니다. 우리말로 하면 '금발 소녀와 곰 세 마리' 정도가 되겠네요. 금발 소녀는 허락도 없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수프를 먹고, 딱딱하지도 푹신하지도 않은 침대에서 잠을 자죠.   

동화 내용을 경제 상황에 접목한 이는 데이비드 슐먼 UCLA 앤더스 포캐스트 수석 경제학자로 알려져 있는데요.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수프처럼 인플레이션이 과열되지도, 침체를 우려할 만큼 냉각되지도 않은 '적당한' 상태를 나타내는 말로 쓰입니다.    

호황기에나 나올법한 이 단어가 갑자기 툭 튀어나온 건 미국의 12월 일자리 지표 때문인데요. 미 노동부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22만3000명 늘었고요. 실업률은 전달 대비 0.1% 포인트 하락한 3.5%를 기록해 5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평균 시간당 임금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4.6% 증가하는 데 그쳤는데요. 이는 시장 예상치(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5.1%)보다 낮았습니다.  

쉽게 말해 경기 침체의 강력한 시그널이라 할 수 있는 실업률은 낮으면서도 인플레이션의 선행 지표인 임금 상승률은 둔화했다는 의미인데요. 이런 이유로 시장은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적당한’이란 의미에서 ‘골디락스’란 단어를 소환하게 된거죠.  

블룸버그는 7일(현지시간) 'Fed(연방준비제도)가 12월 고용보고서에서 골디락스를 얻다'란 제목의 기사에서 “12월 일자리 보고서가 Fed에 최상의 시나리오를 제공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소득에 대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돼 Fed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여지를 제공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는데요. 여기에 낮은 실업률이 보여주듯 그동안 경제학자들이 우려해온 경기 침체 가능성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는 거죠.  

시장은 이미 Fed가 연내 금리를 인하한다는데 베팅하고 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은 연말 기준금리가 4.25~4.5%에 머무를 가능성(30.4%)을 가장 높게 보고 있어요. 2월 FOMC에 대한 금리 전망에서 절대다수(80.2%)가 4.5~4.75를 점친 것과 비교하면 금리가 지금보다 올라가더라도 연말에는 내려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상황.  

여기에 투자자의 눈은 벌써 다음을 향하고 있습니다. 긴 금리 인상의 터널은 언젠가는 끝이 날 테고, 다음 파고인 경기 침체가 얼마나 깊고 오래갈 것인가를 주목하는 건데요. 실업률이 낮은 걸 보니 우려했던 것보단 연착륙할 수도 있겠네, 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이런 시장의 섣부른 기대감에 쉼 없이 경고를 날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내년 금리 인하는 없다”고 못 박은 데 이어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중앙은행 주최 심포지엄에 참석해선 “물가안정을 회복하려면 경기둔화를 위해 금리를 올리면서 단기적으로 인기가 없는 대책이 필요할 수 있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죠.  

시장이 '금리 인하+연착륙'이란 '꿀조합'을 기대하며 들떠 있는 상황에선 좀 시장을 냉정하게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 12월 일자리 보고서 못지 않게 눈여겨 봐야 할 지표가 있는데요. 바로 12월 ISM 서비스업 지수입니다. 12월 ISM 서비스업지수는 49.6으로 집계됐는데요. 이 지수가 기준선인 50 아래로 내려간건 코로나 확산 시기인 2020년 5월 이후 처음입니다.  과거 Fed는 이 수치가 50 아래로 내려갔을 때 금리 인상 사이클을 종결하거나 인하했습니다. 

문제는 낙폭인데요. 11월에 56.5였던 것을 감안하면 굉장히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그야말로 훅, 하고 떨어진건데요.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소비경기가 성장에 많은 영향을 주는 미국의 경제구조를 감안한다면 이 지수의 급락과 기준선 하회가 본격적 경기침체의 시작 신호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전반적인 실물지표 둔화 우려 가운데 향후 예측에 있어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다."

어떤가요. 인플레이션이 꺾이는 추세인 건 맞는 것 같은데, 연착륙이 가능할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 드시죠. 뜨거운 수프(인플레이션)가 그동안 좀 식은 건 맞는 것 같은데 내가 먹을 때쯤 적당한 온도가 되어 있을지, ‘앗, 차가워’ 하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죠. 이번에도 역시나 먹어봐야 알 수 있으려나요. 

PS. 골디락스 동화의 결론은 곰 세마리가 화를 내고 깜짝 놀란 골디락스가 줄행랑을 친다는 내용인데요, 이러다 Fed가 화를 내고 시장이 도망을 치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됩니다. 

이번주 The JoongAng Plus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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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 이 예언은 부디 실현되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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