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돈을 버는 방법이 있다. 22층 높이의 빌딩과 빌딩 사이를 전류가 흐르는 철근 위로 건너기만 하면 된다. 시간은 15분 안팎. 이 철근만 지나면 그만이다. 단, 철근에 손이 닿이는 순간 고압의 전류가 흐른다. 그럼 중심을 잃고 22층 높이에서 떨어지고 말겠지.
엄청난 빚을 떠안고 구제할 방법이 없어 하루하루 희망없이 살아가는 빚쟁이들에게 사채업자가 파티 참석을 권한다. 단번에 빚을 청산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파티. 겜블을 통해서 빚을 한꺼번에 갚을 돈을 벌거나 혹은 겜블의 결과에 따라서 파탄되거나.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정말 목숨을 걸고 빌딩과 빌딩 사이를 건너야만 한다. 떨어지면 최소 골절. 앞의 사람을 밀어내고 1, 2등을 차지하거나 아니면 빈 손, 혹은 부상을 입고 돌아가거나. 일본 애니메이션 <카이지>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다.
분명 목숨을 걸고 게임을 해서 상금을 따내는 것이지만 주최측이 쉽게 돈을 넘겨줄리가. 이전 게임보다 더 어려운 게임에 참가하게끔 한다. 그것이 바로 22층 빌딩 사이, 고압전류가 흐르는 철근 위를 걷는 일이다. 항의하는 참가자들에게 주최측이 말하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돈은 말이야!"로 시작하는 대사는 돈이 목숨값이란 말로 이어진다. 사채를 떠안은 참가자들이 15분 만에 거금의 상금을 따내는 일이 가당치나 하냐는 것이다. 사회에서 그만큼의 돈을 벌기 위해서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의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즉, 생명을 깎아 먹으며 돈을 벌고 있는 것. 그런데 그만큼 목숨을 걸지도 않고 그 돈을 가져갈 수 있겠다는 말이다.
목숨보다 무거운 돈. 우린 그 돈을 목숨보다 무겁게 여기고 있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반대로 지금 이 돈이 내 목숨값에 상응하는 가치가 있는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어떤 쪽이든 완벽하게 그 가치가 제대로 평가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러면서 고민이 든다. 제대로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내 목숨값으론 얼마가 적정한가?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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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자
인생 투자 안하고 돈많이 벌구싶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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