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유지, 라는 말이 있다. 지금 상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라는 의미가 내포된 말이다. 하지만 그것이 곧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은 아니다. 세상은 나처럼 가만히 있기만 하지 않다. 세상이 나처럼 가만히 있기만 하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현상유지가 가능하겠지만 말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후속편인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 유래된 ‘붉은 여왕 효과’라는 것이 있다. 이 이야기에서 ‘현상유지’를 하기 위한 전제조건을 알려 준다.
”여기서는 힘껏 달려야 제자리야.”
힘껏 달려야 기껏해야 제자리다. 가만히 있는 동안에도 주변 사람들은 바쁘게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상유지라도 하려면 힘껏 달려야 한다.
이상한 나라의 인플레이션
이와 비슷한 현상이 있다. 바로 ‘인플레이션’이다. 인플레이션은 화폐가치가 떨어지고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그런 상태라면 지금 가진 현금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그 가치가 떨어진다. 가만히 있다가 가마니가 될지도 모르는 현실이다. 우리가 가치가 상승할 자산에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것이 ‘제자리’라도 유지할 수 있는 그나마의 방식이다. 세계적인 투자 구루 중 일부가 ‘현금은 쓰레기다!’라고 주장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지금 읽고 있는 <일본전산 이야기> 책의 일본전산 나가모리 사장은 ‘붉은 여왕 효과’를 감각적으로 알고 있던 모양이다. ‘힘껏 달려야 제자리’라는 말보다 더 따끔하게 ‘뒷걸음질’라는 표현으로 무엇이든 시도하고, 달려야 함을 이야기한다. 지금 재직 중인 회사에서 이를 적용시키는 훌륭한 직장인이라면 회사가 두 팔 벌려 환영하겠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회사를 벗어난 나’에게 적용한다. 특히 혼자 먹고 살 능력이 있는지를 가늠 중인 ‘지식노동자’의 입장에서 말이다.
‘하루에 1천원 어치 값어치를 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1천원 어치 가치를 만들기 위해 힘껏 달린다. 책을 읽고, 자료를 찾고, 글을 쓴다. 아직 정확한 방향성을 잡아내진 못했지만 1천원 어치 값어치를 꾸준히 만들 수만 있다면 홀로서기가 가능한 ‘지식노동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으로 오늘 공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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