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에 보는 뉴스 '야후 재팬' 읽어드립니다 10' 4월 1주차 #134

🌵 4월 5일은 식목일, 어제였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또 늦어버린 탓에, 나무를 심은 것도 아니면서 결국 지나고 난 뒤 말하게 되었는데요, 구독자님, 올해 식목일 챙기고 지나갔나요? 돌아보면 어릴 적엔 학교에서 묘목 심기 행사도 하고, 관련한 수업도 듣는 등 나무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시간이 곧 식목일이었음에도, 점점 더 살아갈 수록 4월 5일이란 날의 의미는 쉽게 간과되기 일수인 것 같아요. 얼마 전 라디오에서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기념일이 별반 다르지 않게 흘러가버리는 것. 분명 우리 일상의 작지 않은 손실은 아닐까요. 지난 3월 28일, 대수롭지 않은 3월의 마지막 일요일이지만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 씨의 서거 1주년을 맞이해 교토 '에이스 호텔'에선 그의 트리뷰트 행사가 진행되었어요.

그가 생전 지구와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취지로 만들었던 단체 'more trees'의 새로운 프로덕트 디자인이 공개되었고, 사카모토 씨의 뒤를 이어 단체의 장을 맡은 그의 친구이기도 한 건축가 쿠마 켄고 씨가 등장해 단체의 활동에 관한 이야기, 나아가 사카모토 씨가 이곳에 남기고 간 것들에 대해 공유하는 자리도 마련되었다 하는데요. 교토의 '에이스 호텔'은 당초 쿠마 씨가 감수한 건축이에요.

사카모토 씨, 그는 이미 이곳에 없지만, 올해도 식목일은 나무 한 그루 심지 못하고 지나가 버렸지만, 그럼에도 무언가 남아 할 수 있는 것들이 존재하는 건 아닐까요. 행사에선 2015년 쿠마 씨와 'more trees'의 콜라보로 만들어진 건축 오브제 'TSUMIKI(つみき)'와 다섯 개의 동그라미와 세 개의 네모로 완성되는 셸프, ○○□(읽을 땐 '마루마루시카쿠'라고 해요)가 공개되었고, 호텔 안 뜰에는 그를 8단까지 올려 세운 커다란 오브제도 소개되었어요. 시작은 동그라미 그리고 네모 하나. 하지만 커스터마이즈의 길이 늘 그렇듯, 세상엔 우리 살아갈 만큼의 일취월장할 내일이 기다리고 있다는 거, 잊어서는 결코 안되겠죠. 이젠 꽃 질 일만 남은 봄의 늦자락, 그럼에도 다시 시작해볼까요. 참고로, 쿠마 씨는 사카모토에게서 '지구와 환경이란 거대한 과제의 바통을 건네 받았다'고 했어요.🌳

🎙️ 아마도 도쿄의 첫 한 발작, 이곳이 아니었을까요. 요즘은 아마 다소 달라졌을 것도 같지만 도쿄를 여행할 때 단연 처음 마주하게 되는 건 신쥬쿠, 그 중에서도 도청이나 고급 호텔, 오피스 빌딩만 가득해 순간 아차 싶어지는 동쪽 출구가 아닌, 서쪽 출구를 나와 하나의 이정표가 되어준 '알타 스튜디오'는 또 아니었을까 모르겠어요. 지난 3월 22일, '알타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이세탄 미츠코시'는 자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본 시설은 2025년 2월 28일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종료합니다'라고 밝혔어요. 재개발 한창인 도시에서 특정 건물이 안녕을 고하는 거, 이젠 대수롭지도 않지만 '신쥬쿠 알타', 이에 얽힌 추억 하나쯤 도쿄 관광객이었던 이라면 갖고 있지는 않을까요. 사실 '신쥬쿠 알타'는 2000년 '타이 빌딩'에 소유권이 넘어가며 공식 명칭 '신쥬쿠 타이'가 되어있는 게 또 현실이기는 한데요. 그럼에도 타모리 씨의 시그니쳐 인삿말로 막을 올리고 내렸던 '후지 테레비'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와랏떼 이이토모(笑っていいとも！)'가 생방되었던 스튜디오 바로 그 자리이고,

오랜 세월 다양한 그 시절의 새로운 문화가 시동, 확산된 기점이기도 했거든요. 무엇보다 '알타'가 '얼터너티브'의 줄임말이기도 해요. 즉, 다양한 대안의 삶의 방식을 모색해온, 바로 그 역사가 '신쥬쿠 알타'이기도 했어요. 하지만 '신쥬쿠 알타'가 문을 열었던 1979년 이후, 신쥬쿠엔 더 많은 복합 상업 문화 시설들이 들어섰고, 특히나 바로 인근의 루미네 쇼핑몰의 관을 거듭하는 확장은 이곳의 활기를 희석하는 결과를 가져왔어요. 그럼에도 누군가를 만나 기다릴 때엔 '신쥬쿠 알타에서'가 통용되었던 게 수 십년 세월. 일견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의 '큐 프론트' 건물, 그 중에서도 츠타야와 스타벅스와 비슷한 역할을 해왔던 것도 사실이거든요. 이후 이곳에도 초고층 빌딩이 예고되어 있지만, 그럼에도 한동안 '신쥬쿠 알타'란 이름은 남아있을 거란 느낌, 저만 그런 걸까요. 근래 도쿄에서 들려온 이별 소식 중 아무튼 가장 짠하게 맘을 울려요.

📮 그리고 마음이란 걸, 우린 누군가에게 전달해 본 일이 있을까요. 근래에는 다양한 디지털 수법의 선물 주고받기 문화가 확산되며 다소 애매한 거리감의 관계에 대처하기에는 부쩍 수월해진 듯한 기분도 드는데요. 선물 해야해말아야해의 경우, 무난한 기프티콘이란 전에 없던 선택지가 생겨버렸잖아요. 하지만 본래 선물이란, 상대에 대한 마음을, 어떤 걸 골라 전해주면 기뻐해줄까라고 하는, 내가 아닌 상대의 입장에서 잠시나마 시간을 궁리해보는 마음과 마음 사이 작용과 반작용의 과정이었을 거에요. 지난 3월 도쿄의 아키하바라역과 오고카치마치역(御徒町駅) 사이를 잇는 고가 아래 일본 우정 그룹(우리의 우정사업본부)이 운영하는 새로운 형태의 포스트, 'SOZO BOX'가 출현, 문을 열었어요. 이곳은 대부분의 일상이 디지털화되어 있는 지금 '보내다'를 콘셉트로 시작하는데요, 이를테면 집에서 택배를 붙이거나 핸드폰으로 예약 후 또는 편의점에 위탁하는 식으로 바뀌어버린 '보내다'의 일상을 다시 우체국으로 돌려놓아보는 시도인 셈인데요.

이곳의 담당자는 '젊은 세대의 커뮤니케이션이 스마트폰 하나로 완결되는 시대에 우체국의 사용 빈도는 떨어지고 다분히 사무적인 공간으로 고착되었다'는 지적을 하면서 앞으로의 세대와의 접점을 더 늘려갈 수 있는 시도를 할 것'이라고 말했어요. 그리고 그건 애당초 '보내다'란 행위가 갖는 상대를 헤아리는 마음의 지속 가능함일 텐데요. 그래서 떠오른 게 '선물하다'라는 일상의 조금은 특별함이고 그 1탄으로는 '밸류 북스(バリューブックス)'와 손을 잡고 현재 매장엔 150권이 넘는 책들이 이상하게도 우체국에 나란히 놓여있어요. '밸류 북스'가 다수의 저명인에게 센쇼를 받은 책들로 150권을 꾸렸고, 나아가 책을 고른 뒤에는 '래핑바'로 이동, 5백엔을 추가 지불하면 다량의 크래프트 궂즈를 활용 멋지게 포장 후 발송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에요. 말하자면 우체국이 잠시 책방이 되어 책을 선물하는 그 출발지가 되어보는 일인 셈인데, 현재는 스마트폰 터치 몇 번이면 얼렁뚱땅 해결되는 그 선물하다라는 건 우리 일상에 어떤 의미를 갖고 살아왔을까요.

매장(?)엔 일본 열도가 그려진 지도도 있어 내가 발송을 하면 그 발송지에 태그가 붙는 식인데, 여기저기 붙어있는 서로 다른 태그들. 우린 분명 누군가에게 주고받는 일상 그 안에 살고 있기도 하지 않을까 생각해봐요. 그리고 사실, 이는 그간 아무렇지 않게 그저 편리에 기대 해왔던 '보내기와 받기'의 일상을 이제와 다시 가시화하는 작업은 또 아닐까요.

 🌸 벚꽃 지는 계절, 그래서 내가 알던 시부야 츠타야는? 

📚 그런데 그 못지 않게 디지털 후 점점 잊혀져가는 서점의 오래 전 기억들. 최근엔 '마을에서 서점이 사라진다'는 말이 흉흉하게도 사실이 되고 있는 게 현실이기도 한데요, 그런데 이제 설마설마 '츠타야'에서 책들이 사라지는 건 아닐까요. 4월 25일 리뉴얼 후 재오픈하는 '츠타야 시부야'에 대해 지난 레터에서 잠시 이야기했었는데요. 이제 곧 오픈이 임박해오며 그 변화가, 새로움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어요. 그래서 다시 또 이야기해보면, '츠타야' 이제는 콜라보의 책방으로 변신하는 걸까요. 1층부터 8층까지 빌딩 하나를 통째로 사용하며 거의 모든 공간을 특정 용도와 장르로 한정하지 않고, 주기적으로 변화하며 콘텐츠를 발신, 공유하는 다분히 유동적 시설로 만들어낸 모양새거든요. 일단 주요 공간으로 지하 1층과 지상 1층을 SIPS A와 B로 이름 붙였고, 이는 Shibuya IP Square의 줄임말, 세계 곳곳의 IP로 '좋아함'을 만들어내는 플로어'라고 자체 정의해요. IP라는 건 인털렉츄얼 프로퍼티, 곧 지적 재산을 일컫고 그건 즉 책 뿐 아니라 만화와 애니메이션, 영상과 음악과 게임 거의 문화 전반을 총괄하잖아요.

그리고 '츠타야'는 이를 보다 광범위하고 유연하게 독창성, 신규성(新規性), 창조성이 있는 사상과 창작물, 발명과 기술, 디자인과 노화우 등 인간이 만들어낸 지적 재산이라 언급했는데요. 사실 그동안 '츠타야'가 가장 많이 받은 오해 중 하나라고 한다면 책방에 가리어진 라이프스타일를 제안하는 장소라는, CCC 기업의 자꾸 잊게되는 DNA와 같은 것이었잖아요. 그렇다면 이는 부쩍 변해버린 시대에 그에 걸맞는 '라이프 스타일'의 회복처럼도 느껴지는데요. 그런데 좀 놀라운 건, 그 모습이 우리가 알던, 혹은 기대하고 생각했던 '츠타야'와는 사뭇 다르게 완성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는 사실일 거에요. 위의 SIPS A와 B에선 대체적으로 문화 패션을 아우르는 여타 브랜드와의 콜라보 이벤트를 위한 자리거든요. 노면에 접한 지상과 지하를 A와 B로 나누어 놓았지만, '츠타야'는 '입체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기존의 프로모션 플랫폼을 확장한다는 의미를 갖는다'고도 말했어요. 즉, 애니메이션과 음악 등의 엔터테인먼트와 하이브랜드의 패션 등을 횡으로 그리고 종으로 엮어내며 3차원의 커뮤니티적 경험을 창출한다는 의도인데요.

하지만 우리가 알던 츠타야, 이와 같은 최첨단의 입체적 일상이었던가요. 다만, 지상에 접한 SIPS A에선 옥외 간판들, 입구의 LED 비져과 메인 층에서는 3면 구성의 LED 비젼도 더해 콘텐츠의 대화면적 송출을 기획하고도 있다고 하는데, 츠타야 시부야를 가장 가시적으로 드러내게 했던 건, Q-FRONT 빌딩의 옥외 간판이었던 걸 떠올리면 조금은 기대를 갖고 기다리게도 돼요. 아무튼, 그래서 새로 태어난 '츠타야 시부야'의 지하상 1층은 소위 디스플레이 플로어로 꾸며지는 모양새에요. '츠타야'가 지금 자주 말하기 시작한 표현을 빌리면, IP의 창이라고도 할까요. 그렇게 오픈과 함께 '주간 소년' 매거진 앱 '마가진 포켓'에서 대히트를 기록한 만화 'WIND BREAKER'와의 콜라보가 결정되었고, 지하와 지상을 오가며 3차원의 프로모션이 개관 첫날부터 진행되게 돼요. 곧, 아니메 세계로 진입하는 듯한 기분을 시부야 츠타야를 거닐면서 느끼게 되는 날의 시작.

다만, 안에 들어가 7층엔 이전 6층과 7층을 '심-리스'하게 연결했던 카페 라운지의 자리를 이어받아 '콜라보레이션 카페'가 다시 영업을 시작하고, ''WIND BREAKER'와의 협업 그 다음으로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일본 팝 댄스 그룹 EXILE가 소속된, 그리고 창립한 'LDH'가 대재앙 후의 도쿄를 무대로 꾸린 가상 현실 프로젝트 'BATTLE OF TOKYO'와도 협업, 소속 아티스트이자 프로젝트의 등장 인물이기도 한 GENERATIONS와 THE RAMPAGE, 그리고 FANTASTICS와 BALLISTIK BOYZ, PSYCHIC FEVER 등이 총출동 그들만의 '초도쿄(超東京)'의 세계관을 리얼 감각으로 구현해낼 예정이에요. 말하자면 가상 현실 속 재앙 후의 도쿄를 다시 리얼 안 시부야 한복판에 데려다 놓는 셈인데, 이후엔 각 인물들의 캐릭터 디자인 궂즈라거나 사인회 등의 행사, 어찌됐든 카페를 표방하는지라 그에 모티브를 갖고 만들어진 음료와 가벼운 음식들도 제공돼요.

그런데 이거, 스케일이 다방면의 기술이 확장 진화했을 뿐, 아키하바라의 메이드 카페가 이미 오래 전 했던 일들의 made in 시부야일 뿐인 이야기는 아닐까요. 다만, '츠타야' 관계자는 'IP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콘텐츠의 확장은 온/오프를 오가며 다방면으로 무한으로 뻗어가는 힘을 갖는다'고도 했어요. 일견 서브 컬쳐의 부상처럼 들리는 이야기같은데, 일단, 이 모든 건 유튜브 등을 통한 세계 곳곳으로 송출이 계획되거 있기는 해요. 

🎈 서점을 찾아 호기심이 이는 책을 한 권 골라 나도 모르게 그 세계에 빠져버리는 소위 '무츄夢中'의 시간. 놀이 공원에 친구와 혹은 엄마 아빠와 가족들과 놀러가 어트랙션 몇 개 신나게 타고났더니 시간이 어느새 훌쩍 흘러 어둑한 저녁이 되어있던 또 하나의 '무츄'의 시간. 그 입구와 과정은 달라도 무언가에 흠뻑 빠져 새로움을 탐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 두 시간은 비슷한 경로를 지나고 있을까요. 책방의 근래 다종다양한 업태와의 콜라보가 무색하게 최근 일본에서는 보다 엔터테인먼트적인, 일상 가까이의 놀이로서 책방을 연출하려는 시도가 조금씩 일렁이고 있어요. 바로 일본 내 2대 출판 유통사 '토한'이 차세대형 테마 파크 '리틀 플래닛'을 전국에 전개하는 '리틀 플래닛'과 손을 잡고 숍 in 숍 형태의 키즈 파크, 서점 내의 테마 파크를 열기 시작했거든요. 오는 4월 9일, 바로 다음 주 화요일 사이타마현 코시가야시(越谷市)의 상업 시설 '이온 레이크 타운 kaze' 2층에, 그 중에서도 서점 '메이분도우 서점 TSUTAYA 레이크타운' 지점 안에 상설점으로 체험형 테마파크 'Muchu Planet TSUTAYA 레아크타운'을 오픈해요.

이는, 서점을 일종의 콘텐츠의 보물 상자처럼 간주하고 각 책들에서 힌트를 얻어 다양한 체험을 엮어내며 5감 아닌 5개의 경험으로 즐기는 책의 공간을 만들어내는 식인데요. 본래 '리틀 플래닛'은 2018년부터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방식의, 어린이의 탐구심과 창조력을 자극하다'를 모토로 차세대 테마 파크를 선보여온 기업이고, 또 하나 근래의 '토한'이라면 기존 출판의 유통 뿐 아니라 서점의 보다 다양한 활성화를 위해 다방면의 업태와 창조적 협업을 모색하고 있는 분위기거든요. 최근엔 편의점 내 유통을 중지하고, 지역 토착 서점들과 손을 잡고 자체적으로 선보인 무인서점이 선전을 하고 있기도 하죠. 아무튼 그래서 이번의 서점 안 테마 파크는 이와 같은 두 기업의 서로 지향하는 바가 맞물리며 성사된 사례이고, 책과 테마파크의 만남, 어떨까 싶기만 한데 지난 1월 실증 실험 서비스로 팝업 이벤트를 실시해본 결과 사이타마, 토야마(富山県), 이시카와현(石川県) 3곳의 서점에서 모두 긍정적인결과가 도출되기도 됐어요.

물론 여기서의 테마 파크가 우리 어릴 때 뛰어놀던 에버랜드나 롯데월드와 같은 피지컬한 것과는 부쩍 달라져있지만, 이를테면 '서점X 디지털X놀이터'라는, 3자 협업의 신종 책방이 등장하게 된 이야기라고나 할까요. 그리고 이는 앞서 '츠타야 시부야'의 다소 어색하고 생경한, 디지털 컬쳐와의 적극적 협업이 과연 앞으로의 시부야에 득이 될 것인가...싶은 이야기를 했지만, 어쩌면 서점 업계 전반으로 벌어지고 있는 하나의 흐름으로서의 변화일지도 모르겠어요. '토한'과 '닛판', 일본 내 책의 90%가 이 둘을 통해 유통되거든요. 그래서, 그렇다면 다소 유아틱해질 것 같기도 한 '테마파크 형 서점'에선 무엇이 벌어지는가 하면, 일단 '리틀 플래닛'의 기술을 전폭 활용하는 'Muchu Planet'에는 프로젝션 매핑에 의한 AR 모래 놀이터 'SAND PARTY!'랄지, 빛과 소리가 색과 시간의 가상 공간을 연출하는 모험형 ball pool, 'ZABOOM JOURNEY', 그리고 스스로 디자인한 자동차로 카레이스를 해볼 수 있는 그림 그리기 3D 레이싱 체험 'SKETCH RACING'와 같은 책 기반의 액티비티가 가능해요.

물론 이를 기존의 책이란 텍스트와 어떻게 엮어낼지는 또 하나의 옵션이겠지만, 소확관(小学館)은 이미 본 시설과 콜라보 '소확관 도감 NEO'라는 하나의 어트랙션 서비스를 완성했어요. 시설이 입점한 '이온 몰'은 가족 단위 손님이 많은 패밀리 타깃의 공간, 아무래도 그를 다분히 의식한 책방의 전개라는 건 무시할 수 없겠지만, 책이 가지고 있던 실은 다소 '아웃사이더'이기도 했던 십분 발휘되는 걸까요. '무츄 플래닛'은 앞으로 출판사, 그리고 문구 메이커 등과 협력을 강화, 확장해 전국 단위로서의 책방 브랜드를 완성해 갈 것이라고도 밝혔어요. 책방에서 이젠, 액티비티 하는 시절이 오는 걸까요. 다만, 이와 같은 책방의 시작이라면 점포 면적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고, 도심 보다는 주말 휴가를 즐기는 외곽 지역에, 나아가 '토한'의 담당자는 테마 파크와의 책방은 앞으로의 지역 활성화에도 이바지 할 수 있다'고 말해요. 책방의 역학과 쓸모, 어쩌면 시대와 세상살이가 요구하는 일상 지근거리의 바로 그 오늘일까요. 

🚶 코로나 예행 동절기를 지나 지금은 등잔 밑에 불을 켜고 지근거리의 여행을 탐색하는 시기일까요. 1979년 해외 여행의 길잡이 일본 내 대표적 해외 관광 가이드북으로 태어나 약 반세기 역사를 자랑하는 '지구를 걷는 법'이 근래 국내 여행지가 되었다는 지난 레터 이야기 기억나나요? 코로나로 인해 해외 여행이 떠날 수 없게 된 후, 국내로 행선지를 돌려 근래엔 자국 내 숨어있는 명소들을 다양한 기회과 콜라보로 풀어내고 있는 분위기거든요. 2020년 기대했던 잃어버린 올림픽 특수를 반전의 기회 삼아 '도쿄' 편을 처음으로 제작, 큰 성과를 얻었고 이후엔 보다 적극적으로 국내 지역의 여행꺼리를 탐색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번엔 처음으로 도쿄의 도심, 24개 구를 다룬 '세타가야구(世田谷区) 편'이 출판되고 말았는데요. 이게 또 반응이 좋아 발매 2주 만에 증쇄에 들어갔고, 책 안에 소개된 약 200곳의 가게들은 벌써부터 이 책의 효과를 본다는 이야기도 들려요. 책을 발행하는 '학연 홀딩 그룹(学研ホールディングス)'에 의하면 도쿄 도심의 가이드북 그 1호로 세타가야가 선택된 건 '24개 구 중 현재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라서 해요. 즉, 이를 이들은 잠재적 예비 독자로 판단한 셈인데,

그런데 좀 이상하게 들리지 않아요? 본래 여행 가이드북이란 아직 가보지 않은, 생소하고 미지의 지역에 관한 정보들로 그 미지의 길을 안내해주는 길잡이 책인 셈이잖아요. 하지만 인구가 많은 곳을 유독 골라 그곳의 가이드북을 만들었다는 건, 어딘가 앞뒤가 뒤섞인 듯한 기분이 들고 마는데요. 다만 여행도 전과 같이 않게 변해버린 시절, 후쿠이 편집장 말에 의하면 '도쿄' 편 이후 '지구를 걷는 법'의 국내판은 각 해당 지역 서점에서 가장 많이 팔려나간다'는 게 현실이에요. 실제로 이 국내판은 편집 단계부터 지역 주민의 알지 못하는 생활 정보, 숨겨진 맛집이나 여가 시설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 게재했고 그에 걸린 시간만 1년 그리고 2개월. 이번 책 하나에 포함된 스폿은 모두 4백 여 곳, 그 중 가게의 수는 무려 2백 곳이 넘는다고도 해요. 그에 더해 '제6 아마즈칸 고분(第六天塚古墳)'이나 오오즈카 고분(毛大塚古墳)과 같이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 동네 역사적 유적 등도 아우르고 있어요.

말하자면 내가 살고있는 우리 동네의 알지만 잘 모르는, 그에 더해 알아두면 즐거운 것들에의 안내서인 셈이에요. 그야말로 여행 가이드북의 전복적인 행선지 전환. 코로나 이후 잠시 해외 보다 국내 여행이 각광을 받았던 것처럼, 어쩌면 그 등장 밑에는 보다 더 많은 가능성의 여행길이 숨어있는 건 아닐까요. 여행은 이렇게, 점점 일상이 되어가는지도 모르겠어요. 곧 살아볼 만 하겠죠? 🥲

 🏃‍♂️'회사 첫날부터 100%로 나로 살고 싶어요' 

날은 하필 오늘 유독 따뜻해 당장 소매를 걷어 붙이고 싶은 심정인데, 긴팔 셔츠에 재킷에 심지어 타이나 스타킹까지 갖춰 매고 신어야 하는 때, 종종 있지 않았을까요. 이제는 점점 더 내일의 날씨가 요원해지기만 해 옷장 정리에 대대적 변화가 필요해질 것 같은 시절에, 그럼에도 새로움이 의미하는 건 또 무엇으로 지속, 가능하게 남아있을까요. 우리보다 한 달 더 늦게, 3월이 아닌 4월에 학교 입학식도, 각 기업의 시무식도 치루고 있는 일본에선 지난 주부터 때 아닌 입사식이 곳곳에서 열리곤 했어요. 전과 달리 올해 유독 주목을 받는 건, 매번 지적받는 저임금 개선의 여지가 어쩌면 조금씩 이뤄지고 있다는 내용들. 일찌감치 신입 초봉을 30만엔 수준으로 올리겠다 선언한 유니클로 운영하는 '퍼스트 리테일링'을 비롯 '닛산'이나 '도요타', 그리고 '도큐' 등도 이에 가세하며 아마도 조금은 더 신날 신입 첫 해가 될 것 같은 시절이에요. 아무래도 너무 늦은 인상이었겠죠.

더구나 최근의 극심한 엔저가 아니었다면 올해와 같은 기업의 움직임도 힘들었을 거란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일본의 근무 환경 유연함에 있어 여전히 민첩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요. 그런데 그럼에도 새로 시작하는 봄을 노래하듯, 올해는 또 하나 달라진 게 있었는데요. 바로 일본의 3대 어패럴 기업 중 하나인 'ONWARD HOLDINGS'의 지난 4월 1일 입사식에서에요. 사실 4월이면 때로는 더워서 만원 전차에서라면 땀이 흐르기도 할 텐데, 그럼에도 시무식이나 입학과 같은 때와 장소에서라면 무언가 갖춰 입어야 할 것 같잖아요. 하지만 이번 '온워드'에 입사한 이들의 패션은 그야말로 제각각, '신입 사원다움'을 벗어내고 '나다움'을 드러내는 모습에 다름 아니었거든요. 일본에선 취업부터 입사까지 대부분의 차림이란 소위 리크루트 수트라 불리는, 검정 바지나 스커트로 단일 획일화 되어 온 게 지난 몇 십년의 세월이거든요. 하지만 패션을 말하는 회사에서, 앞으로의 패션을 만들어갈 인재로서 모두가 같은 차림으로 '새로움'을 시작한다는 거,

생각해보면 참 고루했어요. 고작 단 하루의 한 벌인 문제이겠지만, 그 하루와 단 한 벌이 갖는 의미는 때로 크기도 하거든요. 먼저 이번 신입 사원들에게 전달된 입사식 공지에는 '한 사람 한 사람 각자의 개성을 존중해, 자신을 가질 수 있도록 입사식 처음으로 자유 복장을 실시합니다'라고 쓰였있었다 해요. 이어서 이 모습을 마주한 그룹의 야스모토 미치노부 사장은 전과 사뭇 다른 소감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오늘의 신입 사원들은 모두 패션에 개성이 가득하다. 동일하게 리크루트 수트를 입는 조직보다 두근두근 설렘을 느껴요. 앞으로의 비즈니스에 있어 필요한 건 다양성. 다양한 영역에서 프로로서 일을 함에 있어, 다채로운 것들을 마음껏 흡수해주시길 바랍니다'라고 말이에요. 실로 이번 입사식에 참석한 신입 사원 중에는 머리색의 컬러풀함은 물론이고 입안에 피어싱을 한 여자 직원도 있었는데, 말 그리고 마음 다짐이라는 건 차림에서 비롯되기도 하는 게 아닐까요. 개인적으로 전 매번 면접마다 귀고리 빼느라 애썼던 거 생각하면, 굳이 나를 숨겨야 할 필요 있었을까 모르겠어요.

지금까지의 나를 졸업하고 앞으로의 나를 신고하면서, 우린 모두 내가 맘에 드는 나의 모습이길 바랄 거에요. 조금 달리 말해보면 나와 세상에 관한 기본을 다시 새삼 정비하다라고나 할까요. '유니클로'의 입사식에서 야나이 타다하시 회장은 ;일단은 기본을 몸에 철저히 익히라'는 조언을 했거든요. 여기서의 기본은 물론 각 점포에서의 업무를 함에 있어 기본적인 방법과 지식일 테지만, 시작이라는 다소의 미숙함이 허용되는 그 시간은 분명 나를 다시 마주보는 그 1일은 아니었을까요. 그리고 이 기본이라 하면 때때로 너를 위한, 우리 모두의 최선이 되어주기도 하니까요.

📫오는 화요일 4월 9 또는 10(수요일)에 '야마테센의 뉴스 배달부' #134호가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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