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절반의 마지막, 1과 2 사이의 레터

🙇‍♂️ 이번 레터는 사과의 말씀과 함께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스케쥴 계산에 오류가 생겨, (이 또한 개인적으로)부득이하게 📫화요일 레터를 금요일 아침 09시에 발행하려 해요. 더불어 금요일 밤 레터는 토요일 밤으로 옮겨야 할 것 같은데요. 미리 공지를 하지 못한 이유로, 오늘은 늦어지는 메일을 알리는 일종의 사과가 담긴 예고편의 메일이에요. 그저 송구스러운 맘 뿐이지만, 스파이크 죤스의 영화 '죤 말코비치 되기'를 보면, 7과 1/2층이란 게 등장하잖아요. 어쩌면 그 정도의 레터라 생각해준다면, 정말 감사할 것 같아요. 투표를 마치고, 조금은 더 새로워진 금요일, '좀 더 정신 차리고 찾아올게요.'📨 그리고 첫 뉴스는, 다음 레터의 힌트랄까요.

 🔴 다시, 도쿄에 간다면 

다시 도쿄에 간다면, 8월까지 시부야 '마루이(マルイ)'는 접어두어야 할 것 같아요. 1971년에 문을 열어 8090년대 젊은 세대 쇼핑의 거점이기도 했던 시부야 코엔도리(公園通り)의 쇼핑몰 '마루이'가 시설 노후로 인한 재개발에 들어가며 오는 8월28일 임시 영업을 종료해요. 그리고 다시 찾아오는 건 2026년인데요, 그게 무려 목재를 전체 60% 이상 사용한 잠정적 일본 내 첫 '목조 건물 쇼핑몰'이에요. 코로나 이후 친환경, 탄소 절감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절, 지구를 생각하는 건축의 실천인데요. 물론 근래 조금씩 더 확대되고 있는 목조 건축 실험의 일례이기도 해요. 건축을 담당하는 건, 대영박물관 내 '엘리자베스 2세 그레이트 코트'랄지, 지붕 위에 장식관을 얹어 논란이 일기도 했던 런던의 신 웸블리 경기장,

런던 스텐스테드 국제 공항이나 홍공 챔콕 공항 등을 만들었던 Foster+Partners. 무엇보다 실험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건축 사무소인데요. 나무로 짓는 '마루이'는 그간의 철근이 아닌 나무를 적극 활용, 철근으로 지었을 때와 비교하면 약 2천 톤의 탄소 절감 효과를 가져다준다고도 해요. 그리고 한 가지 (어쩌면 저만) 몰랐던 사실. 나무로 지은 건물은 그 나무가 성장을 하며 CO2를 흡수하는 부가 기능도 있다고 하거든요. 오래 둘 수록 빛을 발하는 건물, 건축과 함께 산다는 건 바로 이런 이야기일까요. 현재 '마루이'는 지하 1층을 도해 모두 9층 건물. 다시 만드는 목조 건물의 높이는 지하 2층을 포함 모두 13층 규모에요. 

 ☀️ 나의 시점을 지킨다는 고집, 매일같이 '정해진 아침'이 찾아온다는 안도 

⛅ 매일 아침, TV 보나요? 아마도 출근하느라 바빠, 혹은 늦잠에 TV 켜는 아침은 이미 멀어진 과거형 일상일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일본에선 얼마 전 조금 화제가 되고 있는 아침 프로그램이 있어요. 바로 '일본에서 가장 밝은 아침 방송'이란 타이틀고 등장한  TBS에  생활 정보 프로그램 'Love it!(ラヴィット!).' 본래 일본의 민방이라면 이 시간대에 대부분 전날의 사회적인 뉴스, 혹은 연예계 가십 등을 보도하는 소위 시사 프로거나 와이드쇼 형태의 방송이 많은데요. 지난 21년 3월 시작한 '러브 잇!'은 이러한 뉴스를 일절, 보도하지 않아요. 그저 어떤 구루메가 인기이고, 어떤 패션이 유행을 하고, 필요한 일용품 정보를 소개하는 식인데요.

타 방송국의 아침 방송이라면 말미에 조금 더할 뿐인 내용들이 여기선 주인공이 되어있어요. 하지만 오늘 하려는 이야기는 그 보다 '뉴스를 보도하지 않는다'는 것. '러브 잇!'은 오와라이 콤비 '기린(麒麟)'의 카와시마 아키라 씨가 MC를 보는데요, 그는 방송을 시작하기 전 한 유튜브 방송에 나와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해요. '아침 방송에서 말하는 자리, 그 프레셔에 좌절했다.' 사실 그도 이전엔 전형적 아침 프로그램인 '직격 LIVE 굿 데이(후지 TV)'에 코멘테이터로 출연한 적이 있거든요. 

이런 마음, 왜인지 알 것 같지 않나요? 사실 근래 국내 TV에선 '말하기' 포맷의 방송이 늘어가지만, 심지어 평론가란 딱지를 달고 이야기되는 것들에도, 전 종종 한숨이 나오거든요. 단순히 말할 자격의 여부가 아닌, 무언가를 말해야 하는 상황이 무의식적으로 아무런 자성없이 계속해 만들어진다는 것, 동시에 강요된다는 것. 어쩌면 뉴스를 보도하는, 그리고 TV 방송 제작이 돌아봐야 할 카와시마 씨의 말이 아닐까요.💁‍♂️ 그렇게 그가 '러브 잇!'을 시작하면서는 제작진에 조건을 달았다고 하는데요. '시사 소재는 일절 다루지 않을 것(時事ネタは扱わない).' 사실 다른 모든 방송들이 하고있는 이야기를 나도 '또' 한다는 것,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심지어 '러브 잇!'은🏌️‍♂️골프 선수 마츠야마 히데키 씨가 일본 남자로는 처음으로 해외 메이져 대회에서 우승했을 때에도, 일본 국민 코메디언 '타죠 구락부'의 우에시마 류헤이 씨가 세상을 떠났을 때도😑, '마츠야마 선수 축하해요', 그리고 짧은 목례 외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어요. 분위기 파악 못한다고, 지금이 어떤 상황인데!! 비난을 받을 것도 같지만, 우에시마 씨의 부고가 거의 모든 방송을 통해 전해졌던 날 SNS 상에선 '슬픈 소식에 맘이 우울한 가운데 변함없는 '러브 잇!'에 구원받았다'는 감상이 올라오기도 했거든요.

나의 시간, 나의 생각, 우리의 관점을 지켜간다는 것. 보도에 열을 올리는 이곳에 어쩌면 가장 필요한 '디폴트의 마음 가짐'은 아닐까요. 무엇을 전할까 만큼, '무엇을 말하지 않을까'가 중요하다 느껴요. 마음을 해치지 않는 이야기, 어쩌면 누군가의 아침이 되어줄 뉴스. 이번엔 금요일 아침에 찾아갈게요.🚶‍♂️

🎐다시 한 번 

📫 오는 금요일, 6월 3일 아침 09시에 '야마테센의 뉴스 배달부' #68호가 지연 발송됩니다.🙇

📪 매일 금요일 밤 '밤에 보는 뉴스'는 다음 날 밤, 6월 4일 저녁 9시에 발송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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