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에 보는 뉴스 '야후 재팬' 읽어드립니다 10' 11월 3주차 #118

🎅 아직 좀 이를지 모르지만, 말하고 행동하는 시점이 곧 시작이라고 올해 크리스마스 어떻게 계획하고 있나요. 거리엔 벌써 성탄 맞춤형 간판이나 일루미네이션, 브랜드 특별 한정 상품들이 광고의 징거벨을 울리고 있어요. 근래의 백화점은 이 시즌 사람을 유도하기 위한 포토존을 자처하고 있기도 하지만, 화려하기만 해서 특별해지는 건 아니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는 공챠의 크리스마스 에디션을 가져와봤는데요, 오는 11월 30일부터 크리스마스 12월 25일까지 보틀 만을 유럽 성탄의 전통 쿠기 '진저 브래드' 모양을 따 만든 '진저 브래드 맨' 용기에 넣어, 즉 컬러감을 고려해 음료들을 판매해요. 가령, 축제 느낌 가득 느껴지는 핑크 컬러의 '스트로베리 아리산(阿里山, 타이완의 차가 유명한 산지라 해요) 밀크티'는 꽃과 과일의 화사함을 연상케하는 '아리산 우롱차'에 과육을 더해 만든 스트로베리 소스로 완성하고, 뭐라뭐라 해도 기본 '블랙 밀크티'는 따뜻한 애플 시나몬을 추가한 밀크티로, 일본풍 '맛챠가 더해진 밀크 티 등을 담아 제공하는데요.

꺼기에 마지막 가니쉬로 가슴에 하트와 빨간색 머플러까지. 그래서 가격은 조금 올라 790/890엔이지만, 오직 나만의 크리스마스를 즐기기에 더 어울리지 않을까요. 모두가 환호하고 행복한 계절은 어딘가 허전한 외로움을 남기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우리의 체력이 앞으로도 일루미네이션 기다릴 만큼 영원하지도 않을 것 같고요. 아..아닐까요.🥲 그런데, 오늘 첫 눈이 왔다고요?!

🏫 올해 독립 영화의 수작 '김민영의 성적표'를 보고 난 관객으로서, '슬픔의 삼각형'의 미간의 삼각형이 잊혀지지 않는 1인으로서, 숫자 3이 갖는 의미는 어디까지일까요. 그제는 한국 프로야구에 꽤나 감동적인 역사가 쓰여진 하루이기도 했는데요, 일본의 글로벌한 야구 스타 로스앤젤러스 에인절스의 오오타니 쇼헤이 선수가, 지난 11월 11일 일본 내 초등학교 2만교에 야구 글러브를 각각 3켤레씩 선물, 기증한 소식이 좀 시끄러웠어요. 오타니 선수의 의사를 전달받고 실제 실행한 '뉴발란스 재팬'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소식을 알린 뒤, 일부에서 '야구는 9명, 3개는 부족하잖아'와 같은 핀잔의 목소리가 있었거든요. 그러고보니 맞는 말인 것도 같은데, 이름에 비해 소박한 건 아니야 같은 말도 안되는 생각도 조금 들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3이란 숫자의 의미는 이렇게나 넓고 배려 깊었었을까요. 몇몇 볼멘소리에 대해 연예인이자 기업을 운영하고 있기도 한 일명 호리에몬, 호리에 타카후미 씨가 바로 반론을 했거든요. 여기서의 3이란 캣치볼을 할 때 필요한 숫자라는 것. 실제로 오오타니 선수는 '글로브 3개'에 대해 3개라는 건 캐치볼을 하며 놓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라고 해요.

그에 더해 캣치볼이라면 두 개로 충분할 텐데 하나를 굳이 더한 건, '왼손잡이 학생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오른손 2에 왼손잡이용 1을 더한 숫자다'라고(본인이 한 것도 아니면서) 호리에 씨가 설명했어요. 아무튼 선물하는 마음도 프로급인가요. 더구나 호리에 씨는 이와 같은 오오타니 씨를 칭찬하며 근래 저출산으로 인한 초등학교의 학생 수 문제까지 언급했거든요. '근래의 일본은 소시화가 점점 더 가속화되어 실제 야구팀을 꾸릴 수 없는 초등학교도 많다. 캣치볼 밖에 할 수 없는 학교가 실제 존재하는 것이다.' 만약, 이게 정말로 오오타니 씨의 생각이었다면, 아니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장갑이, 그냥 보이지 않는 이야기에요.

🫗 어느덧 요즘 젊은이는 아닌 터라, 유행이 이젠 좀 남의 이야기처럼도 느껴지는데요.  구독자님, 요즘, 무슨 브랜드가 인기인가요. 갑작스레 추워진 날씨에 급히 지난 겨울옷들을 꺼내 입어보지만, 지난 10월 마지막 주, 지난 일이지만 도쿄 마루노우치에 세계에서 5개 밖에 없는 멘테넌스까지 제공하는 'ARC'TERYX' 로드숍에서, 겨울옷의 난점 세탁을 도와주는 행사가 진행됐어요. 이름하여 'LAUNDRY SERVICE by ARC’TERYX+GORE-TEX', 엄밀히 말하면 하이-엔드 기능성 아웃도어 어패럴 브랜드 '아크테릭스'가, 게 중에서도 관리가 쉽지 않은 고어텍스라는 기능성 소재 의류의 세탁과 손질법에 대해 알려주고, 가지고 있는 옷이 '아크테릭스'의 고어텍스라면 무료로 세탁까지 제공했어요. 겨울 옷, 고어텍스는 아니어도 패딩 빨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드라이로 맡기면 일단 값은 두 배로 받던데 제대로 세탁이 되어 돌아오는 건가 싶은 의구심이 이맘때면 샘솟곤 했잖아요. 특히 기능성 좋은 옷들, 곧 세탁도 하이-레벨이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아크테릭스'는 2021년 가을, 뉴욕을 시작으로 제품의 판매 후 케어와 손질 방법, 나아가 수리에 관해서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ReBIRD™️ 서비스 카운터'를 일부 매장에서 실시하고 있고, 현재는 토론토와 콜로라도, 그리고 베이징과 지난 10월 도쿄까지 전 세계 딱 5곳이에요. 'Waste Less, By Desgin 관계자는 '적절한 멘테난스를 통해 제품을 보다 오래 사용할 수 있느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해요. 지난 레터에서 '유니클로'의 '후루기'와 '후리스'를 이야기했는데, 이제는 잘 사는 게 아니라 '잘 입다'일까요. 그러니까 구독자님, 따뜻하게 갖춰 입어야 해요.

🌳 향이라는 거, 결국 무어이었던 걸까요. 얼마 전에는 무심코 창문을 여니 '아 가을이다', 이어서 '겨울이 왔나' 싶은 바람의 내음을 맡기도 하는데요. 향이란 후각을 통해 전달되는 하나의 형태를 갖지 않는 비물질적 존재이지만, 결국은 어디에도 없어 사리지고 마는 '무', 바로 그 상태가 되기도 해요. 그래서 좀 쓸쓸해지고, 향수를 살 때면 얼마나 지속되는가를 따지게 되기도 해요. 그리고 구독자님, 지난 11월 4일, 그리고 5일. 시부야에서 혹시 이 냄새 맡지 않았을까요. 일본 음료 회사 '모리나가 유업(森永乳業)'이 자사의 칠드 커피 브랜드 '마운트레니어'의 30주년을 맞아, 제품을 모티브로 한 아로마, 그리고 신제품 'AROMA RAINIER'를 공개, 판매했어요. 미각으로 즐기는 커피를 향, 후각으로 어필한 셈인데요. 시부야 거리에 마련된 팝업엔 제품과 함께 인센트 형식의 아로마 제품도 전시되었고(팝업에서만 판매돼요), 곧 그를 중심으로 가을가을한 커피 향이 거리 전체로 스며들었는데요.

제품을 담당하는 담당자는 '거리의 유동 인구가 회복되고 있는 지금, 지금까지의 대중이나 디지털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이 아닌, 리얼한 체험을 통해 새로 만들어낸 커피를 제안하고 싶었어요'라 말해요. 그러고보면 마스크 쓰기를 5년. 우린 다시 한 번 후각을 돌아볼 필요가 있을까요. 더불어 광고 모델로 스다 마사키가 참여했고, 모두 9종으로 만들어진 아로마의 패키지 또한 일러스트를 가미해 표현, 작업을 한 '덴츠'의 아트 디렉터 츠지오카 쇼 씨는 '인센트의 패키지는 마운트레니어로부터 향을 떠올릴 수 있도록 제품의 형상을 그대로 사용했고, 종이 재질인 탓에 개폐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를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궁리했습니다'라고 말해요. 개인적으로 이런 거 일본이 참 잘한다 느끼거든요. 캔커피를 따면서도 손톱 빠질 걱정 할 필요 없는. 아무튼, 일러스트 또한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박스에, 향에 스며드는 느낌이요. 제품의 카피는 '커피 향이 포근하게 떠다니는 듯한 환성적인 향의 세계관을 소중히 했어', '덴츠' 카피라이터 타이마 와카코 씨의 작품인데요,

그보다 더불어 제작된 30주년 기념 포스터가 주요 역사 안에 설치가 되었거든요. '오늘이 상냥해진다',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 '거리가 아주 조금 일찍 일어나.' 저는 왜 이 쪽이 더 맘에 들까요. 어떤 아로마의 향이 날까요. 츠지오카 디렉터는 이번 팝업 대해 '새로운 제품을 알리는 것에 가장 초점을 맞춘 작업, 거리에 흘러가는 사람, 바람, 그리고 향을 의식했다'고 했어요. 그런데 구독자님, 지금, 밖에는 겨울인가요.

🫥 '마을에서 서점이 사라진다'고 해도, '편의점이 사라지는 일'은 아마, 없지 않을까요. 그래서 근래 일본의 서점이 없거나 적은 지역에서는 편의점의 책방으로서의 기능이 주목을 받는 분위기인데요. 주요 편의점 브랜드 3사 중 하나인 '로손'이 '마을의 책방'이란 이름으로 지역 곳곳 작은 책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도 아마 그런 맥락일 텐데요. 얼마 전 조금은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어요. 바로, '편의점에서 책이 사라진다'는 '교도통신'발 뉴스. 현재 일본 편의점의 책들은 2대 유통사 '토한'과 '닛빤(일본출판판매)'이 각각 '세븐일레븐', '그리고 '패밀리 마트'와 로손'을 나누어 맡고 있는데요. 그 중 절반이 넘을 '닛판'이 2025년 2월부로 편의점 내 서적의 배송 사업을 접겠다고 발표해 버린 거에요. '닛판'이라면 사실 록뽄기의 유료 책방 '분키츠'랄지, 하코네의 온천형 책방 '하코네혼바코' 등 책방의 다양한 방식을 모색하며 실천해온, '토한'보다는 월등히 책 공급 뿐 아니라 인프라 구축에 애를 써왔거든요. 그래서 이번 뉴스는 다소, 아리송하거든요.

다만, 최근의 편의점 매출 내역을 들여다 보면, 편의점이 취급하는 잡지, 만화 등의 서적 매출 비중은 날이 가면 갈 수록 줄어드는 추세였어요. 애당초 편의점이 책을 들이기 시작한 건 '소년 점프'랄지 매거진이 인기의 절정을 누리던 8090년대 였거든요. 하지만 요즘은 만화도 인테넷으로, 잡지는 사서 본다는 수요 자체가 침체된 탓이라 칼럼니스트 모토키켄 씨는 '콘비니라는 콤팩트한 점포 공간 안에 잡지나 서적이 면적을 차지할 여는 점점 없어지고 있다'고 지적해요. 사실 전 도쿄에 가면 더 비싼 줄 알면서도 편의점에서 패션지 하나 둘 사보곤 했거든요. 편의점이 일반 슈퍼와 다른 건, 보다 오래 체재하게 되는 건 단연 타치요미(立ち読み), 새로 나온 잡지를 훑어보는 이점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세월이 세월이라, 어쩌면 이와 같은 소소함도 이제는 안녕일지 모르겠는데요.

하지만, '닛빤'이 손을 때게 된다고 해도, 편의점의 책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 '토한'이 '패밀리마트'와 '로손' 이 둘의 배송을 이어갈 거라 이야기했어요. 그리고 2021년 6월, 사이타마현 사야마시(狭山市)에 1호점을 열며 '서점 제로 마을'을 제로로 만들겠다 선언했던('출판문화산업진흥재단, JPIC 조사 결과 현재 마을에 서점이 한 곳도 없는 시구촌무라(市区町村)는 26.2%에요), 로손의 마을 책방, LAWSONマチの本屋さん'을 떠올려보면 아직 무언가의 가능성이 남아있는 걸까요. 새삼 책이란, 참 우리 인생을 닮았어요.

🐣 요즘 시절 콜라보는 정말 흔하고 흔하지만, 그래서 셀렉숍 브랜드 'BEAMS'는 얼마 전 도시락을 만들어 팔기도 했지만, 무언가를 셀렉트하고 가치를 만들어간다는 것의 미래 전략은 무엇일 수 있을까요. UNITED ARROWS가 운영하는 하위 브랜드 'H BEAUTY & YOUTH'가 지난 11일 유스'가 아오야마 매장 내에 아트 갤러리 'AMATEUR'를 시작했어요. 사실 셀렉숍과 아트의 접점은 콜라보를 경유해 관련 작업들을 많이 해온 터라 그리 새롭게 느껴지는 이야기는 아닌데요, 다만 이번 'BEAUTY & YOUTH'의 갤러리, 아트 사업 진출은 이름 그대로 일상에서 무언가의 특별함을 발견해가는 그 시작점을 꾸준히 양성, 지켜가고자 하는 바람이 담겨 있어요. 아오야마 점포 오픈 당시, 아트 디렉션을 담당했던 도쿄 니혼바시 바쿠로쵸(馬喰町)의 갤러리 'PARCEL'의 디렉터 사토 타쿠 씨가 함께하고, 그 시작으로 회화 작가 카모 아키라, 조각가인 마루야마 타로, 사진가 집단 System of Culture의 전시가 예정되었어요. 그리고, 매년 5번 정도의 개인전을 개최할 거라고 하는데요.

사토 씨는 '누구나 처음은 다 아마츄어에요. 그런 애호가이면서 인디펜던트한 시야, 눈치를 보지않고 불투명한 세계와 부딪히는 자세와 태도. 아마츄어이기에 주저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어요.'고 했어요, 이 인근이라면 '네즈 미술관'과 '오카모토 타로 기념관'에 더해 '아니에스 베 갤러리 부티크' 등이 있는데, 아마도 그곳으로 향하는 시작점이 되어줄까요. 셀렉숍의 내일은, 어쩌면 가장 시작하는 자리에서 찾아야 하나보아요.

 🏥 '무인양품'의 왜인지 '도서관 옆 보건실' 

그런데 어쩌면, 책이 사라진다. 이건 자연적인 수동태의 현상이 아닌, 우리의 삶이 알게 모르게 만들어가는 다분히 자의적인 결과는 아닐까요. 근래 기존 의식주 전반의 비즈니스에서 각각의 의아 식과 주를 나누어 일을 꾸려가는 '무인양품'이 오는 11월 23일, 처음으로 도서관을 겸한 매장을 오픈해요. 기후현(岐阜県) 카니시(可児市)에 들어서는 현내 최대 규모(300여 평)의 매장 '무인양품 요시즈야 카니(ヨシヅヤ可児)'에는 매일의 생활에 필요한 일상 용품과 함께, 겸설 도서관 '카니미 라이프 도서관'이 만들어지는데요. '카니 시립 도서관'의 분과 형태이고, 운영은 카니시가 담당하지만 점포의 생활 용품 매장과의 연결을 유도해 쇼핑 중 독서를 하거나, 쇼핑을 마친 뒤 책을 대여해 갈 수 있는 서비스를 진행해요. 물론 이는 '무인양품' 혼자 할 수 없는 일, '무지'는 지난 6월 카니시와 포괄적 연계 협정을 맺었거든요, 앞서 편의점에서의 책 사정도 그렇지만 지금 좀 더 필요한 건 지자체의 유연성, 그리고 기업에 보다 친 로컬적 행보가 아닐까요. '무인양품'의 근래 두드러지는 활동 중 하나는 바로 로컬에 로컬다운 점포를 설계하다'이기도 하거든요.

실제로 2021년부터는 급할 때 없으면 곤란한 감기약, 배탈약, 해열제 등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역 행정과 의료 단체 등과 연계 '마을의 보건실(まちの保健室の)'을 점포 내 만들어 운영하고 있기도 해요. 아직은 니이가타()의 나오에츠(直江津), 히로시마의 상업 시설 '히로시마 알 파크'와 쇼핑몰 '유메 타운 기온(ゆめテラス祇園)' 단 3곳 일본의 중서부 지방에 한정되어 있지만, 일상을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어쩌면 가장 우선 순위의 점포는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도 들어요. 약제사와 간호사, 그리고 영양 관리사가 매 점포에 상주하고, 나아가 건강 체조나 요가, 워킹, 다이어트 세미나 등을 제공받을 수 있는 각 영역의 전문가와도 협력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아무리 '무인양품'이라고 해도, 약을 판다는 건 행정상 그리고 비즈니스적으로도 쉽지 않았을 텐데, 점포를 운영하며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고객들이 실은 가장 많이 필요로 했던 건 '건강한 몸 만들기'였다고도 해요. '무인양품'과 약국, 멀게만 느껴지는 조합이지만 로컬의 가게를 만들어간다고 할 때, 오히려 그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가장 가까이의 시작은 아니었을까요.

더불어 '보건실'의 이용 고객 중 여성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결과에 기반해 갱년기와 월경 관련 증상 등을 해결해줄 한방약 7종을 더불어 판매하기도 해요. 간단한 진통제는 편의점에서도 구할 수 있지만 정작 나만 앓는 말못한 아픔은 해결할 곳이 쉽게 찾아지지 않기도 하잖아요. '건강한 생활, 다이어트와 대책, 수면과 스트레스, 건강한 피부와 같이 여성 특유의 고민들을 도와주는 곳이 의외로 별로 없다고 느껴요. 고객들의 실질적인 몸의 건강을 유지해갈 수 있도록, 의약품은 물론 건강 식품 등의 기획 판매, 서비스 등을 추후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야기인데요. 천연 소재 100%의 스킨케어, 흡수성 뛰어난 타올, 간결한 디자인의 수납 용품과 신사 숙녀복도 좋지만 내가 아플 때의 라인업, 누가 챙겨주나요. 의식주를 분리해 사고 행동한다는 '무인양품'의 제2의 창업 방식은 아마도 이러한 세세하고 배려깊은, 남들이 보지 않는 곳까지 살피는 '실제의 생활'에 보다 다가가는, '생활 방식'의 설계일지 모르겠어요.

 👻콘텐츠 유산은 이렇게! 마녀 배달부 키키의 언덕 

제게는 일본의 '빨간 머리의 앤'과 같은 이름, 지브리가 영화화한 '마녀 배달부' 등 세기의 아동 문학을 집필해온 작가 카도노 에이코 씨의 기념 문학관 '마법의 문확관'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아마 얼마 전 전했던 것 같은데요 빨간 지붕의 공개된 컷이 맘을 설레게 했던 그 이야기가 실현, 지난 11월 3일, 카도노 씨가 개인적으로도 연이 있는 도쿄 에도가와쿠(江戸川区) 미나미카사이(南葛西)에 문을 열었어요. 먼저 시설은 세대에 걸쳐 유수의 아동 문학 걸작을 써온 카도노 씨의 업적을 기림과 동시에, 세계의 아동서적, 그리고 그림책 등을 소개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그런데 제가 하나 놓쳤던 게, 이 곳을 설계한 건축가가 바로 또 다시 쿠마 켄고 씨였어요. 쿠마 씨는 개인적으로 2020 올림픽 이전부터 유독 자주 보이는 이름이었던지라 대부분의 근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그런 거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걸까요. 아무튼, 쿠마 씨는 또 하나의 의미있는 건축을 완성해냈어요.

먼저 부지가 되어준 언덕 위에 크고 작은 집들을 하나둘 지으면서 카도노 씨의 문학 세계가 완성되어 가는 그림인데요. 그의 작품 속 등장하는 '우리집(おうち)'을 연상케 하는 작지만 어여쁜 단위의 건축이 자유롭게 마치 잔디에 엉덩이를 붙이고 책을 읽는 어린 아이들과 같이 자리를 채우고 있는 그림이고, 밖에서는 새하얀 외벽이 푸른 숲, 잔디와 어울리지만 막상 입구에 들어서면 내부는 온통 새빨간 세계. 쿠마 씨가 말하길 '딸기 색깔'로 관내를 전체 도배해놓았어요. 심지어 층별 안내를 하는 표지판 조차도 그라데이션의 딸기 빛인데요. 바로 이 실내 디자인의 아트 디렉션을 진행한 게 카도노 씨의 장녀이자 역시나 마찬가지로 아동 문학 작가 아루쿠보시 마리 씨이기도 해요. 그러니까, 엄마가 쌓은 집에 딸이 수를 놓은 듯한, 그림일까요. 시설은 내부에서도 '우리집'을 보다 더 작은 단위로 설계하듯 '우리 집 책장'에 파묻혀 하루 종일 지낼 수 있는 '라이브러리'랄지,

2층의 갤러리에는 카도노 씨가 전세계를 돌며 수집한 아동 문학 관련 오브제들, 그리고 2024년 8월까지는 '마녀의 집'을 주제로 한 기획 전시가 진행될 예정이에요. 더불어 뺴놓을 수 없는 게 갤러리 옆에 마련된 '에이코 씨의 아틀리에'란 공간인데요, 실제 카도노 씨가 일을 하는 현장을 그대로 전시해 놓은 곳이고, 책상 위에는 집필 원고나 문방구 등이 그대로 놓여있어 카도노 씨의 동심, 그 원류랄까요, 과정을 '상상'해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곳의 가장 핵심, 하이라이트는 '마녀의 배달부'처럼 빗자루 타고 날아보지 않으면 아마 볼 수 없을 공중에서 바라본 꽃을 그리는 지붕일 것 같은데요. 쿠마 씨는 이를 '플라워 루프', 곧 꽃의 지붕이라 칭하며 '어린이들의 상상력과 창조력이 부풀어가는 디자인으로,  이 곳을 방문한 사람과 주변의 녹음, 그리고 관계하는 모든 것들이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이어져가는 시간을 의식했다고 했어요. 이 얼마나 동화같은 아름다운 상상일까요. 지금은 사진으로밖에 확인할 수 없지만, 언젠가 우리 마녀 배달부 키키와의 지붕 투어...어떤까요. 콘텐츠 유산이란, 아마 이렇게 만들어지는 거 같아요.

 💇‍♂️ 어쩌면 그건, 내일이 아닐지 몰라 

하나 더하기 하나는 둘이고, 둘이면 둘이지 셋이겠느냐...오래 전 영심이는 노래했는데 왜 그럴 때 있지 않나요. 하나 더하기 하나가 넷이나 다섯이 되고, 온 나라가 가 예민해지는 수능이 끝난 직후 어떤 야구팀은 무러 29년만에 우승을 하기도 하고, 또 하루가 지났더니 이번엔 축구가 일을, 그리고 오늘은 첫 눈이 내리기까지. 이건 마치 그간의 1+1이 쌓이고 쌓여 한번에 정산을 해버린 것같은 다소 초현실적 경험이었는데요. 사실 개인적으로는 수능생도 아니고 팬도 축구를 열혈히 시청하는 그러니까 '당사자'는 아니라 눈물이 돋고 소름이 끼칠 정도의 감흥을 받지는 못했는데요. 그럼에도 무언가 이런 세월이 흘러가고 있다는 걸 목격한다는 것. 이건 분명 범상치 않은 일일 거에요. 1+1이 2가 아닌데, 내일은 또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아직은 11월 중순이지만 첫눈을 봐버린 이상 겨울이 와버린 것 같은 오늘 밤. 우린 어떤 꿈을 꾸며 내일을 맞이하게 될까, 조금은 더 설레는 생각을 맘에 품어보아요.

사진은'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의 미야케 쇼 신작이 곧 개봉 예정이에요. 이제는 쟈니즈 아닌 smile-up 소속, 얼마 전 개봉한 이와이 슌지의 '키리에의 노래'에도 출연했던 마츠무라 호쿠토와, 그와 드라마 '컴컴 에브리바디'에서 함께했던 카미시라이시 모네가 출연, 결함을 품고 살아가는 젊은 남녀의 이야기, 세오 마네코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고, 필름에 대한 미련 버리지 못하는 미야케 감독은 끝내 16mm로 촬영했어요. '새벽녘의 모든 것.' 어쩌면 그건, 그냥 내일이 아니지 않을까요. 🥲

😴 오는 '화요 레터'는, 쉬어가는 주입니다.

📫 11월 24일, 같은 주 금요일에 '밤에 보는 뉴스 '야후 재팬 읽어드립니다' #119호가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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