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에 보는 뉴스 '야후 재팬' 읽어드립니다 10'+ 9월 1주차 #110

* 금요일 밤이 일요일이 되어버렸네요. 이제 9월인거, 진짜인가요. 레터가 지연 발송되는 점 모두 사과 드립니다. 🙇‍♂️ 요즘 제가 시간 관리가 좀 엉망이 되어버려, 본의 아니게 늦고 말았습니다. 아직 가을 준비가 덜 된 건지, 여름이 여태 남아있었는지. 그 덕에 좀 고민을 했는데요. 지금보다 더 필요한 것들만 임팩트 있게 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정리하면 양보다 질! 어느덧 레터를 시작하고 4년차, 사춘기인가요. 아직도 잘 모르는 것 투성이이지만, 아무쪼록 계속 잘 부탁 드리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9월의 첫번째 일요일 잘 보냈나요? 도쿄엔 얼마 전 첫 '고디바' 베이커리(도쿄 치요다구 유락쵸 2쵸메 10-1 도쿄교통회관 빌딩 1층)가 생기더니 며칠 전엔 오카야마의 65년 전통 빵집 '시미즈야(清水屋)'와 콜라보, 쵸코 크림빵이 발매됐어요. 쵸콜릿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몸도 마음도 힘들 때엔 역시 달고 맛있는 거, 아직 유효한 말이겠죠.

'고디바'는 앞으로 5년 내 점포를 20개까지 확대한다고 이야기했는데요, 하지만 우리 절대 지지말아요. 우리, 일요일 2시는 처음인가요? 의도한 건 아니지만, 오늘은 왜인지 계절이 안녕을 말해요. 오늘 레터 달 읽다보면, 아마도 그런 기분이 들 거에요. 저에게는 8월과 9월 그 어딘가에서 보내고 있는 레터거든요.😉 그럼, 시작해볼까요.

⛹🏽‍♂️ 달력을 또 한 장 넘기며, 구독자님 정말 여름이 끝나는 건가요. 요즘은 저녁 쯤 창을 열면 알게 모르게 서늘한 공기를 느끼곤 하는데요, 그러다가도 다음 아치 뙤약볕에 조금 안심을 하고 있는 거 보면 여름이란...늘 왜 이렇게 당혹스러울까요. 아마 9월이 조금 더 지나면, 여름이 끝난 걸 실감하는 날이 찾아와 줄까요. 지난 여름 일본이나 한국이나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던 이노우에 히데아키 원작의 영화 '슬램 덩크', 'THE FIRST SLAM DUNK'가 지난 8월 31일을 마지막으로 공식 극장 상영을 마무리하며, 익일 9월 1일자 '아사히 신문' 조간에 좀 맘 울컥이는 광고를 게재했어요. 정리하면 '여름 한 철 함께 해줘서 고마워요, 흥행 감사드립니다' 소위 천만 흥행에 대한 감사의 광고를 여름의 끝, 그리고 가을의 시작, 나아가 경기는 끝이 났어도 인생은 이어진다의 메시지로 풀어내요. 이노우에 씨 손그림으로 극중 미야기 료타가 한 손엔 운동화를 들고 걸어가며 '나가자!'란 메인 카피가,

그리고 이어지는 문장이 '절대로, 포기하지 않았던 여름. 지고 싶지 않았던 여름. 쉬지 않고 달려온 여름. 여름은 끝났어도 녀석들은 기다리고 있어. 언제나 코트는 기다리고 있지. 자, 연습니다.' 이거, 농구를 핑계로 우리 살아가는 인생 말하고 있는 거...맞죠? 실제로 같은 날 이노우에 씨의 X(구 트위터) 계정엔 #감사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상영을 마친 소회를 담은 글이 올라왔거든요. '행복한 아홉 달이었습니다. 최고의 영화화였어요. 마지막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다시 언젠가 슬램덩크를 볼 수 있는 날을 기대할게요!'라고, 미야기 형제가 마주한 채 주먹을 맞대는 일러스트가 공개됐거든요. 지난 8월 개봉 첫 날엔 두 형제의 손목 만을 업한 그림이었는데 여름을 지나 두 형제의 못다한 이야기를 그렇게 완성이 된 걸까요. 비록 만화이지만, 고작 농구 이야기일지라도 같은 하늘에 같은 계절을 산다는 건, 분명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거에요. '슬램덩크'는 지난 해 12일부터 지난 8월 말까지 약 272일간 1천 88만 2776명 관객 동원, 157억 엔이 넘는 흥행 수익을 올렸어요. 이번 여름... 별로 나쁘지 않았나요.

👬 이제는 일상템이 되어버린 각종 브랜드들의 콜라보 상품들. 여름이면 여름이다 겨울이면 겨울이다 시즌 별 한정템은 물론 없는 기념일도 만들어 활기를 만들어보자는 게 콜라보 비즈니스일 것 같은데요, 올 여름도 이제 곧 끝자락에 콜라보 텀블러는 잘 쓰고 있나요. 콜라보 에코백, 콜라보 파우치는요? 얼마 전 일본에서는 지난 7월 26일 발매되었던 '스타벅스'와 '빔즈'의 콜라보 아이템의 인기에 관한 기사가 나왔어요. 사실 콜라보 아이템이란 예전 잡지 부록처럼 한 번 쓰고 곧 질려버리는 일회성이 강한지라 오래 지속해 쓰지는 못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같아요. 다만 매년 진행되는 '빔즈'와 '스타벅스'의 올 여름 콜라보 아이테은 처음부터 반응이 좋더니 이제는 각종 '리셀 사이트'에 올라와 고가에 거래가 되고 있어요. 말하자면 콜라보 장수의 비결인데요. 애초 이번 콜라보는 단순히 아이템을 함께 만들어 라인업을 확충하는 것이 아닌, Find MY TOGO Style'란 모토 하에 나의 외출을 위한 최선의 차림새를 갖춰주는 물품들로 제작, 구성이 되었거든요. '몸에 최소한의 것만 거치고 가볍게 외출을 즐기는 스타일을 만들자'가 곧 테마이기도 했는데요. '빔즈'야 패션 기반 라이프스타일을 늘 만들어온 곳이고,

스타벅스 또한 커피 뿐 아니라 커피와 함께하는 일상의 다른 이름이었기에, 그 두 브랜드의 오리지널리티를 잘 매칭해낸 결과일까요. 그래서 두 회사는 아이템의 종류보다 테마 컬러와 디자인을 3종류-체크 무늬의 깃발을 모티브로 한 체크 블랙, 그에 텀블러 디자인을 더해 그린 '체크', 그리고 커피의 잎이나 씨, 그리고 열매를 랜덤하게 그리고 컬러플하게 풀어낸 '커피 트리'-를 먼저 정했고, 그로부터 에코백, 보틀 홀더, 미니 파우치, 보냉백 2사이즈, 그리고 미니 지갑 등 모두 7종의 아이템을 선보였었어요. 그러고보니 외출할 때 나도 몰래 자연스레 들고 나가게 되는 것들...인가요. 로고는 '빔즈'의 컬러 오렌지와 '스타벅스'의 로고 사일렌을 더했어요. 이만하면 콜라보 산업...잘 크고 있나요. 다만, 이거 걸치고 나서면 두 브랜드 이미지 너무 강해 '아..재는 딱 그럴 것 같아' 이런 소리 들을까 좀 조심스럽지만요.

🥃 다시 또 다가오는 할로윈 시즌, 벌써부터 도쿄에선 시부야 내 거리상의 음주를 금지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는데요, 사실 시부야라고 하면 별 용무 없이도 자유롭게 산책하며 머물고 쉬다 갈 수 있는 말하자면 '쿠즈로게루' 마을이었어요. 다만, 근래엔 그로인해 발생하는 사고랄지 범죄 때로는 폭행가지 사회 문제화가 되며 점점 그를 단속하려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거든요. 그런 가운데 바로 얼마 전 8월 29일 시부야 메이지도오리(明治通り) 길변 편의점 '패밀리 마트'에 작은 바bar가 오픈했어요. 말하자면 편의점과 바의 '숍인숍' 형태의 콜라보레이션. 이름은 '술의 미술관(お酒の美術館)'이라 하는데요, 이곳은 지난 2017년부터 생활 속 여러 신에 바 문화를'이란 모토를 바탕으로 슈퍼마켓이나 지하철 역사 내와 같은 평소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장소에 '바'를 열고 있어요. 그렇게 이번 시부야 길변의 편의점 내 매장은 63번째 점포. 판매가 종료되었거나 일시 정지된

일본산 위스키나 스코치, 브랜드 등을 1잔에 5백엔 씩 팔고, 안주는 패밀리 마트 내에서 구입한 스낵이든 치킨이든 반입이 가능해요. 오히려 그를 의도한 시너지 관계의 점포 오픈이랄까요. 특히나 이번 오픈을 기념해서는 독자적 레시피로 만드는 하이볼 '파미치키 전용 하이볼' 본래 5백엔 짜리를 3백엔에 판매해요. 사실 할로윈 밤거리, 근래 시부야에서는 음식점의 저녁 시간 음주 판매를 금지하며 대부분 편의점 캔맥주를 거리에서 마시는 게 일반화 되었거든요. 그렇다면 차라리 그를 노상이 아닌 매점 안으로, 인도하는 효과도 가질까요.

🧘🏻‍♂️ 위로, 힐링, 치유, 자기계발, 그리고 공감. 말은 좋은 뜻인데 왜 때로 너무 남용돼 오히려 거부감이 드는 경우 있잖아요. 몇 해 전에는 서점가에 소위 '힐링 에세이' 물결이 일어 너나 할 것 없이 위로를 이야기했고, 요즘 SNS를 보면 공감하지 않는 의견은 금방 소외, 외면될 뿐이에요. 무조건 나와 같아야 한다는, 어찌됐든 '우리'여야 한다는 무언가의 강박관념이 어쩌면 이런 말들엔 깊숙히 자리하고 있는 건 아닐까 싶어지는데요. 얼마 전 7월 '도쿄도 현대미술관'에서 개막한 전시 '아, 공감같은 거 아니고(あ、共感とかじゃなくて。)'가 본의 아니게 요즘 좀 논란이 되고 있어요. 그건 바로 전시 프로그램 중 하나로 기획된 드랙퀸에게서 들어보는 그림책 수업 'Dragqueen Story hours~드랙퀸에 의한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 낭독회~' 때문이었는데요, 내용은 말 그대로 3~8세 사이 아동을 대상으로 드랙퀸들이 그림책을 읽어주는 시간이었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 누구든 나답게 살아간다는 것의 소중함을 배운다'는 취지로 기획된 프로그램이기도 해요.

그런데, 이어지는 반발.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안타깝게도 예상이 가죠? SNS을 중심으로 반발이 일었고 그 중엔 차별적 발언의 수위를 넘어 폭력적인 코멘트도 미술관 쪽에 쏟아졌다고 해요. 하지만 이럴 때 필요한 건 무엇일까요. 미술관 쪽은 바로 성명서를 통해 본 프로그램에 대한 보다 건설적인 이해를 구했어요. 그 내용을 보면 저도 몰랐는데 서구 지역의 미술관에서는 이미 이와 같은 프로그램을 오래 전부터 실시하고 있었더라고요. '드랙퀸 스토리 아우어'는 2015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게 처음으로, '테이트 모던'에서는 매년6월마다 '퀴어 아트 이벤트'가 열리고, 작년 여름에는 그를 전문으로 하는 '퀴어 아트 스페이스'가 두 곳이나 생겨났어요. 그리고 현재 세계 각지에서 활발히 이뤄진다고 하는데요. 일본에서는 2018년 처음 열리기 시작했고,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에 반발하는 이유 '드랙퀸(에 대한 선입견)' 때문이잖아요. 우리 아이에게 이야기를 읽어줄 드랙퀸이 혹시나 나쁜 영향을 끼치는 건 아닐까 하고 말이에요.

하지만 본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드랙퀸들은 모두 아티스트로서의 활동 실적이 있는 퍼포머들이고,  아동 교육 전문가로부터 일정 기간 이상 트레이닝을 받은 말하자면 아동 교육 환경에 적합하다고 인증된 드랙퀸이라 해요.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건 '드랙퀸'이라는 다양성이거든요. 성명서에는 '젠더나 개성의 다양성을 접하며 나다움에 대해 긍정할 수 있는 기회이고, 그 다양함 안에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 폭넓은 가치관을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고자 합니다'라고도 적혀있어요. 사실 '퀴어'들의 가능성, 일본 예능에서 활약하는 일부 드랙 연예인들만 봐도 금방 알 수 있잖아요. 일단, 입담 말재주가 좋고 경험이 풍부한 만큼 인생에 씨가 되는 말을 많이 들려주고 특히나 마츠코 데락스 씨, 칼럼도 쓴 사람이에요. 입은 옷이나 성별 취향 상관없이 그 사람 그 자체로 바라보는 것, 그게 다양성의 시작 아닐까요.

😶 반면 어떤 말들은 아무리 많이 이야기해도, 세월이 흘러도 바래지 않는 의미가 마음을 두드리는데요. 나라 요시토모의 2006년작 'No Means No'가 작품이 완성되고 20년 가까이 흘러 오는 9월 16일 영국에서 진행되는 옥션 하우스 '필립스' 시장에 나오게 됐어요. 그리고 그를 기해 9월 16일 타이페이에서부터 홍콩, 그리고 서울까지 아시아 순례 전시를 가져요. 'No Means No'는 하얀 바탕에 큰 눈을 반짝인는 소녀가 서있기만 한 그림이지만, 그 눈동자 안에는 무어라 설명할 수 없는 세계가 비쳐있어 '너를 바라보는 누군가'를 은유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줘요. 그리고 No Means No'라는 메시지성 강한 타이틀까지. '싫은 건 싫은 거, 아닌 건 아니다라'는 건 시대가 변해도 여러모로 유효한 말이잖아요. '필립스' 추산 경매액은 5천 200만~7천 2백만 홍콩 달러라 하는데요, 사실 이 작품의 최초본은 1991년작으로 현재 나라 씨의 고향이기도 한 '아오모리 현립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어요. NO라 말하고 YES라 읽는 건, 아마 상대를 배려해 조심스레 내뱉는 거절의 의사 뿐 아닐까요. 매운 거 못 먹으면서 마라탕 괜찮아...라고 말이죠.

 🌝 학교의, 맑게 개인 얼굴 

달력을 또 한 장 넘기는 기분, 어느 쪽인가요. 또 하나의 새 시작에 맘이 설레거나, 무언가 놔두고 온 듯한 기분이 들어 무겁거나, 아니면 난 아직 시작도 하지 못한 것 같은데 이미 31일이라니...때론 우울해지기도 하는데요. 그런데 아마도, 그런 맘 분명 나 혼자 만은 아닐거에요. 왜 그 말 있잖아요. 햇빛 앨러지가 있어 밖에 나가지를 못했던 어릴 적 테일러 스위프트가 이후 노래에서 꿈을 발견한 뒤 어두웠던 자신의 지난 날을 돌아보며 건넸던 이야기. '남과 비교하는 것 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어요. 그건 하이라이트로 편집된 버전과 그렇지 않은 나의 평소 생활을 비교하는 거니까요.' 남과 비교하지 말라는 말, 이미 알고 있지만 내게 비친 대부분의 남의 일이란 무언가의 필터를 거친, 보정되거나 초라한 것들은 지워내고 편집된 결코 원본이 아니라는 사실은...왜인지 용기를 갖게 해요. 얼마 전 일본에서는 출석 장애를 가진 아동을 위한 학교가 문을 열었거든요. 전 요즘 종종 '금쪽이'를 보면서 어리다는 것도 마냥 편하지만 않구나 맘이 복잡해지기도 하는데요,

일종의 대안 학교를 표방하는 이곳, 만든 곳이 다름 아닌 일본내 전차를 운영하는 '오다큐 전철'이에요. 이름은 'AOi 스쿨'이라 하는데요. 철도 회사가 갑자기 왜 학교일까요.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건 실제 등교 장애의 경험이 있었다는 현역 운전수 벳쇼 타카토시 씨와 와시다 유우키 씨인데요. 일단은 정식 교육 기관이 아닌 탓에 '얼터너티브 스쿨'로 인증을 받았고, 일본에서는 학교교육법 제1조에 의해 '새로운 선택지의 학교'로서 그를 인정하고 있어요. 사실 철도를 운전하고 있다면 매일같이 등교하는 학생들을 마주하기 마련이잖아요. 하지만 그 평범한 게 잘 되지 않았던 벳쇼 씨와 와시다 씨는 반대로 그러지 못했던 어릴 적 본인의 경험들이 떠오를 수 밖에 없었다 하는데요. 그 때 두 사람은 사내 지원 프로그램, 'Odakyu Innovation Challenge “climbers”에 '부등교 지원 사업' 계획안을 응모했고, 몇 번의 협의 과정을 거쳐 2021년 11월 최종 진행하기로 결정이 됐어요. '아이들의 웃는 얼굴은 미래를 바꾼다' 이후 '오다큐'가 내놓은 '육아 응원 폴리시 파트너 선언'의 문구에요.

그렇게 AOi스쿨, 'Alternative school' + 'Odakyu' + 'interest'의 조어 '아오이 스쿨'이 탄생했어요. 아오이라고 하면, 바로 푸르름의 青い가 떠오르지 않나요. 벳쇼 씨는 아이와 육아 세대를 소중히 대한다는 마음은 운전사로 일하면서도 늘 느끼고 있는 것이에요'라며 이후 학교 준비 단계에도 적극 참여했는데요. 그런데 '오다큐'의 이 대안학교는 다른 '프리 스쿨(일본에선 대안 학교를 보통 프리 스쿨이라 불러요)'와 달리, 등교에 실패한 아이들의 학교가 아닌, 어디까지나 선택지로서의 대안 학교를 추구해요. 대부분의 프리 스쿨이 등교에 어려우을 겪는 아이들에게 '이바쇼'를 제공하거나 학습을 지원하는 민간 시설에 가깝다면, '아오이 스쿨'은 아이의 의지와 자립성을 우선하며 학습의 또 하나의 가능성으로서 자리해요. 그래서 와시다 씨는 AOi 스쿨'의 가장 중요한 점은 'I’m OK. You’re OK'라고 하는데요, 정해진 규범이나 다수에 맞춰 배우고 성장하는 게 아니라 서로가 다름으로서 공존하고 상호 존중하며 함께 커가는 환경이 바람직하다는 이야기에요. '

철학서, '상호 승인' 어려운 얘기같지만, 요지는 '나도 타자도 부정하지 않는다' 아주 심플, 단훈해요. 그래도 책의 내용을 조금 발췌해보면요, '상대를 대등하게 '자유'로운 존재로 인정하는 것. 그를 기반으로 폭력에 의존하지 않고 조절해가는 것. 공교육 덕에 현대를 사는 우리들은 '자유의 상호 승인'이라는 말을 모를지라도, 어떤 인종의 사람도 어떤 국가의 사람이든, 가난하든 부자이든 모두가 같은 인간이라는 가치관과 감수성을 가지고 있다.  다 아는 이야기, 정리해서 논리적으로 말하고 있을 뿐이지만, 희망이 가득 묻어나요. 그에 더해 학교라는 건 현실 세계와는 조금 다른, 그보다 더 순수하고 떼타지 않은 그곳이야 말로 이를 충족 나아가 만족시켜야 하는 곳이 아닐까요. '아오이 스쿨'은 철도 회사 아이덴티티도 고려해 '오다큐의 일(小田急の仕事)'을 교육과 성장의 관점에서 컬리큘럼 내에 녹여낸다는 계획이기도 한데요. 철도란 단순한 이동 수단인 듯 싶어도 일상 곳곳을 연결하고 나아가 마을을 형성하는 뼈대, 즉 우리의 공교육과 비슷한 점이 있잖아요. 나의 등교길에 숨은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알게되면, 어쩌면 학교 가는 길이 더 즐거워질까요.

2021년 일본 '문부과학성'의 조사에 의하면 전국 등교 장애를 겪는 학생의 수는 초중학교 합쳐 24만 4940명이라 하는데요. 요즘 뉴스 보면 답답하고 슬프고 화도 나고...국내 학교 어서 무언가 도움의 손길이 시급하잖아요. 지금 학교에 정말 필요한 건 아무것도 다 필요없이, '그냥 학교일 수 있는 자유'가 아닐까요.

 🛤 또 한 번의 교차로에서, 내일은 

늦어버린 주제에 이런 말 사치이겠죠? 하지만 전 일요일 오후의 2~3시 무렵을 참 좋아하거든요. 물론 주말 개념으로 따져보면 일...보다는 토요일이 그 보다는 금요일 저녁 이후가 가장 몸도 마음오 편하게 늘어질 수 있을 시간이지만, 막상 또 시간이 너무 많으면 뭘 해야 할지 허둥대는 것처럼 도리어 아주 잠시 머물다 스쳐가는 어느 오후의 안락함이 돌아보면 더 그립게 느껴지더라고요. 일요일이라고 늦게 일어난 죄책감도 어느 정도 가라앉은, 점심이든 아점이든 끼니도 얼추 채우고 묘하개 찾아오는 아무것도 아닌 오후의 한 자락. 구독자님은 무얼 하고 있을까요. 전 방금 전까지 방청소를 간만에 대대적으로 하고 났더니 이거 꽤나 힘들군...싶을 뿐인데요. 그렇게 어쩌면 제게도 9월이 시작하고 있을까요. 아무튼 모쪼록 일요일의 오후 2시가 곁에 머무는 날이기를 빌어요. 헤어지는 노래는, 이와이 슌지의 영화 '하나와 앨리스' 중 풀 안의 물고기 남겨 놓을게요. 저 뭐 하나 빠지면 한 일주일은 가는 타이프라서요. 그럼 우리 쉬어가는 일요일, 열심히 일하지 않기로 해요. 🐳 

📫 오는 화요일 레터(1주 지연돼 발행되는)는 9월 12일이 아닌 13일, 수요일에 발행하겠습니다. 양해,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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