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건축가시선]에서는 건축을 업으로 하면서, 건축을 공부하면서 생각했던 내용들, 고찰들, 이야기들, 현상들에 대해서 자유롭게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건축물들. 그런 건축물을 만드는 건축가들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 유튜브였나, 책이었나, 기억나지 않는 오래전 나 마음에 울림으로 다가온 한줄은 바로 <당시의 나를 탈탈 털어야 책 한권이 나온다.> 라는 문구였다. 책을 쓴다는 것은 역시나 쉽지 않은 일임은 알고 있었지만, 그 방법을 하나의 문장으로 표현한 기가막힌 문구였다. 당시의 나의 탈탈 털어야한다. 지금의 나의 생각, 이야기, 어떤 상황들, 언젠가는 잊혀질 수 있는 나만의 순수한 고민. 이런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기록하고 남겨두어 나를 표현해야한다. 그 길 속에 나는 더 성장하고, 지나고 보면 유치하고, 부끄러운 그 글들이 나의 족적이 되어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듦에는 틀림이 없다.
# 요즘 배우 박정민 님의 이야기를 많이 찾아 듣고 있다. 최근 출판사 <무제>를 만들고 배우의 삶보단, 출판사 대표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박정민 님의 삶은 비슷한 또래지만 배울 점이 많다. 그의 여러 인터뷰들을 차안에서 길위에서 귀에 꽂고 들으면서 나를 자극시킨 대화가 있었다.
# 그는 한 캐릭터를 연기할 때 그 캐릭터를 연구하고 공부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들을 따라하거나, 그들의 어떤 특정 행동을 모방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내 안에 그 캐릭터의 정체성이 있다면 어떨까를 생각하고 표현한다고 한다. 그래서 본인이 본인을 설득하고, 자기 안에 그 비슷한 무엇이라도 찾아내려 깊이 생각하고 돌아본다. 이 사람의 이러한 연기 철학? 가치관? 에 나는 너무 생각없이 살고 있는가를 돌아보게 해주었다.
# 나 또한 다른 분야지만 프로이고, 업을 가지고 있고, 꿈이 있고, 잘하고자하는 마음이 가득하지만 내 업에 어떤 철학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역시 모든 건 ‘생각’이 중요하다. 어떤 생각과 사고관, 혹은 가치관, 더 나아가서는 철학을 가지고 임하는가에 따라서 물론 보여지는 모습과 결과는 같을지언정 그 깊이가, 그 내면이, 아무도 모르는 그 비하인드 이야기가 다를 수 있다.
# 세상 모든것은 보여주는 방식으로 삶을 살아간다. 일하는 모습과 결과, 무언가를 판매할 때의 그 재화, 혹은 누군가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모든 것은 누군가에게 보여지는 방식이다. 그러나 그 보여지는 방식 뒤 그것을 제공하는 사람의 생각, 마인드, 철학 이런 것에서 미묘한 차이를 만들어 내고, 그 미묘한 차이는 어느순간 넘을 수 없는 간격이 되어간다.
# 나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고 있는가. 나는 어떤 가치관과 철학으로 삶을 대하는가. 이런 고루하고 진부한 표현의 질문에 나는 어떻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인가. 그 고민의 깊이가 삶의 방향을 정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은 매번 바뀌고, 흔들리지 않을 가치관을 갖기엔 나는 아직 어리고 경험도 부족하지만, 지금의 나를 탈탈 털어 생각하고 기록한다. 지금의 생각이 훗날 너무 유치하고 부끄러워 질 지언정 나를 탈탈 털어보겠다.
# 고요를 만들었다. 생각한 고, 중요할 요. 이것조차 유치하지만 고요라는 이름으로 다시 뉴스레터를 시작한다. 다시 시작한 건축이야기와, 여전히 30대인 나의 찬란한 삶에서 기록할 것들, 나누고 싶은 것들을 고요레터로 공유하고 다른 건축인들, 혹은 예술인들, 직장인들, 모든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소통하고 싶다. <다들 어떻게 살고 있나요. 저는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이것이 고요레터의 정체성이다. @agit_g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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