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중고 거래 시장 또한 급격히 활성화되었는데요. 옷, 전자기기 같은 일반적인 중고 거래 물품 이외에도, 식물 뿌리 한 가닥을 중고시장에 팔며 이익을 챙기는 ‘식(植)테크(식물 재테크)’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합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 식물까지 오르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요.
요즘 중고거래 플랫폼의 대세 식물, 몬스테라
멕시코가 원산지인 상록 덩굴식물인 몬스테라의 가장 큰 특징이자 매력은 잎의 모양인데요. 잎의 모양이 일반적으로 타원형이라면, 몬스테라의 잎은 엄청 크게 갈라져 있습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특히 인기가 많은 '몬스테라 알보', '알보몬'의 경우, 흰색 빛깔이 섞여있는데 이 모습이 마치 하나의 예술작품 같습니다. 실제로 흰색 빛깔이 선명하고, 독특하게 섞여있을수록 가격이 더욱 높아집니다.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서 실내 식물의 개인 간 거래 시세를 분석한 결과, 몬스테라 알보의 평균 거래가는 46만원, 최고 거래가는 무려 400만원에 달한다고 하네요.
실내 식물 거래가 뜨고 있다
몬스테라를 포함한 실내 식물의 인기가 뜨겁습니다. 중고나라에 따르면 플랫폼 내 식물 거래 비율은 2020년 1월 이후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인데요. 주요 실내 식물 3종(필로덴드론·알보몬·제라늄) 상품 등록 현황을 보면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 1월만 해도 등록 건수가 191건이었지만, 지난 2021년 3월에는 2622건, 9월에는 무려 3866건을 기록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식물 기르기나 홈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것이 원인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며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집에서 식물을 관찰하는 ‘풀멍’이나 식물로 집을 꾸미는 ‘플랜테리어’ 문화가 유행하고 있는데요. 미세먼지가 심해진 탓에 공기 정화 식물 또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몬스테라가 인기 있는 고가 식물이 된 이유_희소성,편리성
몬스테라는 우리나라에서 자라나지 못하기 때문에 수입에만 의존해오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의 식물에서는 보기 드문 잎의 크기 때문에 원래도 적게는 몇 천원, 많게는 몇 만원에 꾸준히 거래되어왔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수입을 제한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지난해 3월 인천공항으로 수입된 인도네시아산 몬스테라 삽수에서 병해충인 바나나뿌리썩이선충이 검출돼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몬스테라를 수입 제한 조치한 바 있습니다. (식물방역법 제 10조, 제 11조에 따르면 국내 식물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인정되는 병해충이 발생한 외국 식물은 일시적으로 수입을 제한할 수 있다고 합니다)
즉 우리나라에서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었지만 구하기가 힘들어진 탓에 고가에 거래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몬스테라의 경우 잎 한 장으로 식테크를 간단하게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데요. 몬스테라의 잎 한 장을 물꽂이를 해서 뿌리가 충분히 내리면 흙에 심고, 이후 새순이 나면 잎을 한 장씩 잘라 팔면 되기 때문입니다. 자르지 않고 더 크게 키우면 수백,수천만원까지 가격이 오르지만, 대신 그만큼 거래 속도가 늦어진다는 것은 일반적인 재테크와 동일합니다. 식물의 한 잎, 한 뿌리를 잘 키우는 것만으로도 이득을 볼 수 있다니,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재테크 방법이 생길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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