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로봇, 집에 들이시겠어요?

🕹나 대신 일 해줄 로봇 구합니다.

이 뉴스레터를 작성해보는 주말에 불현듯 떠오른 생각이 있습니다. 금요일 공휴일이 이렇게 좋은 것인가를 다시금 깨닫게 되죠. 그리고 그런 망상도 같이 하는 것 같습니다. 이쯤되면 나 대신 일 해줄 로봇이 출시돼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게 망상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여러 로봇 산업의 현황을 한 번 살펴봤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우리 근처에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결코, 꿈이 아닌 현실에서의 로봇 혁신을 기대해보며, 이번 트렌디로깅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로봇 특이점 왔냐?

인간형 로봇을 단돈, 899달러(한화 기준 약 110만원)로 구매할 수 있다면 구매하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저는 두 말 없이 구매할 것 같습니다. 아이폰 15 pro가 150만원대인데 두 말할 것도 없지 않나요?

이런 꿈만 같은 가격으로 로봇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은 현실이 아닌, “디트로이트:비컴 휴먼”이라는 게임 속 세상입니다. 가정용 휴머노이드 정도는 스마트폰 구매하듯이 가볍게 구매하는 ‘디트로이트’ 속 세상에는 직업을 가진 휴머노이드도 있습니다.

이 게임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코너(휴머노이드)’의 직업은 형사입니다. 네, 경찰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그 직업이 맞습니다.

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마주했던 디트로이트의 이야기는 제 입장에서는 아주 먼 미래라 생각했습니다. 게임을 플레이했던 당시의 로봇 산업을 떠올려보자면, 어린이 장난감과 같은 모양새를 한 움직임과 판매 부진으로 사업체가 문 닫은 경우도 있었으니깐요.

그런데 제 생각과 달리 로봇과 공존하는 미래가 생각보다 가깝게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얼마 전 테슬라가 옵티머스 2세대를 발표했습니다. 이전 로봇은 불쾌한 골짜기를 연상케 하는 사람 골격의 톱니바퀴 덩어리 였으면 이번 로봇은 어디 영화에서 본 듯한 외형을 가졌습니다. 매끈한 골격이 마치, 테슬라의 전기 자동차를 인간 형태로 만든 느낌입니다.

이건, 테크노 킹인 일론 머스크가 추진해서 나온 것이 아닐까 의심할 수 있죠. 하지만, 이 흐름은 일부 기업에서만 관측되는 것이 아닙니다.

최근 NASA에서는 우주비행사를 보조하기 위한 휴머노이드 (로버넛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아이언맨처럼 가슴팍에 아크 원자로와 유사한 엠블렘을 달고 있네요.

뭔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로봇 산업은 꽤나 가깝게 그리고 바로 지척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물론, 앞서 소개한 디트로이트:비컴 휴면과도 같은 완성형 휴머노이드를 마주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전에는 소수 업체의 노력이었다고 하면 이제는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는 로봇 산업을 이번 CES 2024 전시회와 여러 로봇 회사 이야기와 함께 살펴볼까 합니다.

#2 시동거는 로봇의 대중화

어느 기업이라도 작정한다면 단일 기체의 로봇 정도는 만들 수 있을 겁니다. 로봇을 취미 생활의 일환으로 제작하시는 분들도 있으니깐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이걸 상용화한다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다수의 수요 그리고 다량의 생산이 맞아 떨어져야 합니다. NASA처럼 공익의 목적을 위해 자산을 투입하는 경우를 제하고는 모든 회사는 당연히 계산기를 두드려볼 겁니다. 우리가 물건 하나를 사기 위해 여기저기 가격을 비교하듯이 수요와 시장 가치가 있는지 점쳐 보는 것이죠.

대표적인 로봇 기업 중 하나인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다이나믹한 여정을 거쳐왔습니다. 구글에 인수됐다가 다시 소프트뱅크에 팔렸다가 현대에서 인수하는 등 복잡한 이해관계를 거쳐왔으니깐요.

산업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가 갖춰져야 합니다. 그래서 그런 규모가 생성되었을 때 뛰어드는 방법도 있는 반면에 로봇과 같은 신산업은 그 산업이 커질 때까지 버텨서 점유율을 획득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신산업에는 언제나 위기입니다.

그런데 꽤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시그널이 이번 CES를 비롯하여 곳곳에서 등장 중이었습니다.

이번 CES 2024에서 삼성과 LG가 입을 맞췄는지 AI를 적용할 홈 로봇을 선보였습니다.

삼성은 볼리, LG는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라고 합니다.

삼성이 소개한 볼리는 CES 2020에 한 번 선보인 적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뉴스 기사에서는 4년 만의 부활이라 칭했습니다. 왜냐면 당시 소개된 볼리는 삼성 IoT 서비스인 SmartThings와의 연동을 강점으로 내세웠다면, 이번 CES 2024에 소개된 볼리는 AI를 접목한 개인 맞춤형 홈 비서가 주된 타이틀입니다.

네, 이제는 빠지면 섭섭할 그 AI입니다.

비서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는 홈 비서와 AI라고 하는데, 저만 AI 스피커 유행이 떠오르는 것일까요?

물론, 이번에 발표된 볼리는 여러 삼성전자 제품에 내장된 타이젠 OS를 탑재했습니다. 이 OS는 스마트폰이 아니더라도 각 디바이스별 호환이 가능하도록 제작된 OS입니다.

이전의 AI 스피커는 정해진 명령어으로만 작동이 가능했다면, 이번의 볼리는 단순한 IoT를 넘어, 집안 내 모든 디바이스를 컨트롤러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게 된거죠.

이처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홈 로봇이 발전된 형태로 나왔던 것은 다소 고무적으로 받아들여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3 AI칩 대란

이런 발전에는 반도체 이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최근 AI가 대두되면서 AI의 연산에 최적화된 AI칩의 수요가 폭등하고 있습니다.

주식을 조금이라도 하신 분들이라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바로 떠올릴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AI칩을 선점하는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엔비디아입니다. 주식 좀 하신 분들이라면 아마 고개를 절로 끄덕이실 겁니다.

AI 연산에 용이한 GPU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최고에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네요. 또, 엔비디아는 AI가 유행할 것이라는 선구안도 가지고 계셨는데 이 이야기는 나중에 보다 상세하게 다루도록하고 다시 로봇으로 돌아가보죠.

왜 AI칩 이야기를 했는지 제가 설명하지 않아도 대충 짐작하셨을 겁니다.

로봇의 구성용품은 다양하지만, 분류를 크게 나누자면 두 가지로 구성됩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최근 이 소프트웨어를 AI로 이용하려는 움직임은 많은 뉴스기사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로보틱스의 융합은 로봇 산업의 가속화에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할 것입니다.

그럴수록 AI칩의 수요는 말도 안 되게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chatGPT처럼 생성형 AI 솔루션의 붐으로 AI칩 수요는 전 세계에서 산발적으로 발생 중입니다.

고급 GPU는 이미 6개월 이내에는 구매할 수 없다는 애널리스트의 분석과 엔비디아의 발표도 있었습니다.

이걸 기회로 봤을까요?

SK하이닉스는 HBM을 탑재한 AI칩을 생산할 거라 발표하기도 했죠. 이제 단순한 전자장비 산업에서 멈추는 것이 아닌 로봇을 위한 반도체가 생산되는 것은 당연한 일로 봐야죠.

#4 인공지능과 로봇(최고의 짝꿍)

이렇게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로봇의 사례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또, 이게 연구에서 그치면 안 되겠죠. 미국 스탠포드 연구팀에서 구글 딥마인드(알파고)와 협력해 원격 조작 양팔 로봇 ‘모바일 알로하’를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로봇의 동력원은 배터리 기반이며, 앞서 소개한 휴머노이드 형태는 아니지만 여러 집안일 수행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모델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몸이 불편하거나, 고된 집안일을 해결해야 하는 취약계층에게 딱 맞는 로봇일 수도 있죠. 심지어, 가격 또한 3만 2000달러로 제작됐다고 합니다. 약 4천만원 정도라 언뜻 보면 비싸 보일 수도 있겠지만, 초기 모델과 향후 다량 생산을 고려한 가격 감소를 생각하면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는 가격입니다.

왜냐하면 다른 원격조종 로봇의 가격은 20만달러로 형성되어 있으니깐 말입니다.

(가격을 무려, 1/10으로 줄인 것이죠.)

그렇다면 인공지능과 로봇은 왜 시너지가 발휘할까요?

그 힘은 머신러닝에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AI 스피커는 사실 주입식 교육이었습니다. 정해진 값을 검색한 결과물을 산출할 뿐 LLM(다중언어모델)이 적용되지 않아 가끔 다른 뜻을 출력할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인공지능과 로봇은 다릅니다. 인공지능이 탑재된 로봇은 여러 센싱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가공합니다. 이 데이터를 LLM을 통해 가장 적합한 행동으로 생성합니다. 이 움직임은 처음에는 머신러닝이겠지만, 점차 딥러닝까지 이어지겠죠.

기술적 용어를 떼고 말하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기계 스스로 데이터를 가공하고, 최적화한다.”

이 이야기가 이제 단순한 짤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5 기술의 발전은 윤리의 딜레마

미래 기술로 일컬어지는 분야가 있습니다. 배양육이나 탄소배출기술, 민간우주산업, 인공장기 등이 있겠죠. 그리고 로봇도 분명히 미래 기술로 정의됐던 시절이 있습니다.

이미 그때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었겠지만, 눈 떠보니 우리 지척에서 제품의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기술 발전과 관련된 이야기를 정리하다보면 문득 시간이 정말 빠르다는 것을 체감합니다.

또, 이게 정말 윤리적인 문제가 없을지에 대한 걱정도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맨 처음 소개했던 디트로이트 비컴 휴면의 스토리 중 하나는 안드로이드의 반란입니다. 스포일러가 되기에 구체적인 내용은 어렵지만, 이런 내용은 여러 SF 영화에서도 다뤘을 겁니다. 망상일 수도 있지만, 어떤 점에서는 이것도 근시일 내 찾아올 미래가 아닐까 싶은 걱정을 남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