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배달 길에 들린 목소리, 어르신을 살렸습니다
신입기사 교육 중이던 제천의 택배 집배점장이 "도와달라"는 외침 한 마디에 차를 세웠습니다. 4m 아래 내천에 빠진 어르신 곁에서 구조대가 올 때까지 머물렀어요.

충북 제천에서 배달 업무를 하던 CJ대한통운 박동호 집배점장은 지난 5월 16일 오후, 신입기사 교육 중 예상치 못한 외침을 들었습니다.
도로 옆 야트막한 내천에서 "도와달라"는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살펴보니 도로에서 약 4m 아래 물가에 노인용 삼륜 보행차와 함께 주저앉은 어르신이 있었습니다. 발목 높이의 얕은 물이었지만 혼자 빠져나오기 어려운 상황이었죠.
박 집배점장은 즉시 112에 신고한 뒤,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이 도착할 때까지 현장을 지키며 어르신을 진정시켰습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는 담담한 말 뒤에, 그 자리에 머물러 준 사람이 있었기에 어르신이 안전하게 구조될 수 있었습니다.
CJ대한통운은 박 집배점장에게 감사장과 포상금을 전달했고, 제천경찰서도 감사패를 수여했습니다. 배달 경로 중에 동네를 살피는 '택배순찰대' 활동도 이미 인정받고 있던 그였기에, 이번 구조는 더욱 자연스러운 행동처럼 느껴집니다.
2. "약자 편에 서라"던 아버지가, 세 사람에게 새 삶을 선물했습니다
53세 아버지 김용섭 씨가 뇌사 후 간과 신장을 기증해 세 명이 새 삶을 얻었습니다. 딸에게 "약한 사람 편에 서야 한다"고 가르쳤던 그의 마지막 모습입니다.

강원도 영월 출신의 건설업 종사자 김용섭 씨(53세)는 늘 "어려운 사람을 보면 도와주고 선한 영향력이 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딸 재경 씨에게도 "약한 사람, 힘이 없는 사람의 편에 서야 한다"고 이야기해 왔죠.
올해 2월, 김 씨는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갑작스러운 흉통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상태가 악화되어 뇌사 판정을 받았고, 가족은 깊은 슬픔 속에서 아버지가 평소 바랐던 방식으로 마지막을 결정했습니다.
2월 26일, 고려대학교안암병원에서 김 씨의 간 한 개와 양쪽 신장이 세 명의 환자에게 이식됐습니다. 평생 남을 돕고 싶었던 한 사람의 바람이, 그렇게 현실이 됐습니다.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아 현재 군인으로 복무 중인 딸 재경 씨는 조용히 아버지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약자의 편에 서라던 말은 이제 세 사람의 몸 안에서도 계속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3. 17년 만에 교단을 떠난 그가, 마을 골목에서 다시 시작했습니다
경남 산청군에서 17년 교사를 그만두고 지역 활동가로 돌아선 송한나 씨. 청년 문화를 기획하고, 홍수 피해를 잇고, 어르신 곁에서 하루를 보냅니다.

"교사를 17년쯤 해보니, 두 번째 삶을 살아보자 싶었어요." 송한나 씨는 2024년 2월 교단을 떠났습니다. 위기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타이밍이었다고 했습니다. 오히려 더 넓은 곳으로 나아갈 준비였죠.
경남 산청군으로 돌아온 그는 청년 문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마을 공동체 조직인 '그늘과언덕'을 꾸렸습니다. 도시에서 공부한 것들이 지역 안에서 쓰임이 되도록 연결하는 일을 합니다.
지난해 여름 폭우가 쏟아졌을 때, 그는 수해 피해 가정과 전국의 자원봉사자를 직접 연결했습니다. 넘치는 도움의 손길이 정작 필요한 곳에 닿도록 하는 이 일이, 마을에서 그가 맡은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입니다.
하루를 마무리할 때 스스로에게 묻는다고 합니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어도 이 일을 계속하겠는가?" 그 답이 '그렇다'로 이어지는 한, 그의 두 번째 삶은 계속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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