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이 잘 나가고 있다는 사실 알고 게셨나요? 티르티르는 창업 6년 만에 900억, 라카는 5년 만에 400억에 매각되었어요. 티르티르와 라카를 인수한 구다이 글로벌은 조선미녀라는 토너가 해외에서 정말 많이 팔리고 있고요.
K 뷰티 브랜드 호황을 기회로 삼은 회사가 있습니다. 화장품 브랜드를 런칭하는 사람들에게 소량 생산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회사에요. 작년에 시작한 이 회사는 최근 6개월 만에 5억에 가까운 매출을 만들었습니다.
생판 모르던 사람들끼리 앤틀러라는 창업 프로그램에서 만나 공동 창업을 하게 되었고요. 400만원으로 1000개의 화장품을 만들어 주는 팩토스퀘어의 창업 여정을 들어 보았습니다.
👉🏼 이런 분들에게 추천하는 글이에요.
- 제조업에서는 어떻게 MVP를 만드는 지 궁금했던 분
- K 뷰티 호황이라는 트렌드에 대해서 궁금했던 분
- 앤틀러라는 창업 프로그램에 대해 궁금했던 분
📖 배경 설명
Q. 어떤 서비스에요?
새로운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어보고 싶은 분들이 1000개 부터 화장품을 생산할 수 있는 서비스에요.
Q. 창업가는 어떤 사람들 인가요?
91년생 세명이 앤틀러라는 VC에서 운영하는 배치 프로그램에서 만나 창업을 시작했어요. 은행을 퇴사하고 커머스 브랜드를 만들며 고군분투 하던 일호님, 롯데칠성에서 물류 일을 하던 성현님, 프랑스에서 예술을 공부하던 진희님이 함께 시작했습니다.
Q. 앤틀러는 어떤 프로그램 인가요?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모여 10주 동안 공동창업자를 찾고, 사업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사업 아이디어나 공동 창업자가 없어도 신청이 가능한 게 특징이에요. 10주 안에 공동창업자를 찾아 사업 아이디어 검증에 성공하면 앤틀러에서 투자를 진행합니다.
🕵🏼♂️ 창업가 인터뷰
Q. 사업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온 거에요?
저 같이 소규모 브랜드를 창업한 사람들은 일단 공장을 찾는게 너무 어려워요. 네이버 카페나 밴드에서 찾아보고, 사장님에게 하나씩 전화해서 견적 받아야 하고요. 막상 견적 받아도 최소 주문 수량이 너무 높아요. 그게 재고 리스크가 되고요. 저도 예전에 만든 제품들이 아직도 창고에 엄청 쌓여 있어요. “내 브랜드를 만들어보고 싶다” 생각하고 제품을 생산하는 사람들이 성공하기 어려운 시스템인거죠. 브랜드 업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문제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Q. 어떻게 시장 검증을 하셨어요?
처음에는 화장품을 500개 단위로 제작해주는 프로젝트를 시작하려고 했어요. 제작은 공방에서 하고요. 비누는 공방에서도 제작이 가능해서 화장품도 될 줄 알았죠. 그런데 화장품은 식약처에서 허가를 내준 공장에서 만든 것만 판매가 되더라고요.
일보 후퇴해서 화장품 용기를 소량 생산 하는 것으로 광고를 하기 시작했어요. 튜브형 용기를 소량 생산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 보통 최소 주문 수량이 5천개인데, 공동 구매를 통해 1,000개씩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든거죠. 메타에 광고해서 모집했는데, 금방 모였어요. 클릭율도 높았고요.
Q. 처음에는 화장품 용기만 했던 거군요.
맞아요. 그러다 앤틀러에서 소개해 준 멘토분을 만났는데요. 화장품 용기만 하기에는 너무 약하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내용물까지 무조건 해야 된다고요. 다시 돌아가서 어떻게든 내용물까지 소량 생산될 수 있는 공장을 찾아봐야겠다 싶었습니다.
대부분의 공장에서는 안된다고 했어요. 왜냐하면 공장 입장에서 샴푸 1,000개를 만드는 것과 샴푸 5,000개를 만드는 품은 크게 차이가 안 나거든요. 수많은 공장을 만나고, 소량 생산이 가능한 프로세스를 찾아냈습니다.
Q. 공장은 어떻게 찾으셨어요?
구글이랑 네이버에 화장품 공장 검색해서 하나씩 다 전화 돌렸어요. 작년에 100개 넘는 공장에 찾아갔던 것 같아요. 대부분 경기도 이천에 있어서 운전도 정말 많이 했고요. 공장장님들이 굉장히 터프하세요. 그래도 서울에서 자문을 구하러 왔다고 말씀드리면 신나서 막 설명을 해 주시더라고요.
Q. 1,000개 생산 한다는 광고에 주문이 잘 들어왔나요?
처음에는 많이 들어오지 않더라고요. 분명 페인포인트가 맞는데 주문이 적어서 의아하더라고요. 그러다 레퍼런스로 유한킴벌리와 같은 큰 규모의 기업과 작업을 진행하면서 주문이 훨씬 많아지기 시작했어요. 110만 인플루언서분과의 작업도 진행했는데 처음엔 의심했다고 하시더라고요. B2B 비즈니즈는 레퍼런스가 너무 중요했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Q. 올해 수익은 어떻게 되어요?
올해 상반기에 4.5억원 정도의 매출이 났어요.
Q. 그동안 왜 이런 사업이 없었을까요?
우선 오퍼레이션이 굉장히 어려운 사업이에요. 저희도 공장 이곳 저곳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작업하면 극강의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데 그걸 한번 깨면 또 진행이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타이밍이 좋았어요. 공장 입장에서 1,000개만 작업하는 건 손해이지만, 1,000개 요청하는 고객사가 수백개면 괜찮거든요. K 뷰티 호황기를 맞으면서 너도나도 뷰티 사업하려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졌어요. 소량 생산 수요가 많아진거죠.
Q. 주문 하나 들어오면 몇개 공장이랑 연락하나요?
기본적으로 3개의 공장과 연락해야 하고요. 4~5개 공장이랑 작업해야 할 때도 있어요. 고객사 일정에 최대한 맞춰 드리다 보니, 한 번은 저희가 카니발 타고 이동하면서 박스 포장해 전달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완전 언섹시 비즈니스죠. 전화로 하는 커뮤니케이션도 현재 자동화 시켜나가면서 조금이나마 섹시해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화장품 1000개 만드는데 얼마 정도 드나요?
대략 400만원 정도 들어요. 스킨, 바디, 헤어, 클렌저 같은 제품들은 이정도 가격으로 가능합니다.
Q. 왜 갑자기 한국의 작은 뷰티 브랜드들이 잘된 걸까요?
케이드라마나 케이팝 덕분에 동양인들의 피부가 정말 좋다는 게 하나의 인식이 되었어요. 자연스레 한국 화장품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거죠. 틱톡 같은 SNS가 속도를 높였고요. 한국 브랜드가 미국이나 프랑스 브랜드보다 가격대는 낮은데 퀄리티는 좋은 걸로 유행이 된 것 같아요.
Q. 첫 사업과 비교해서 어떤 걸 다르게 한 것 같으세요?
첫 사업을 할 때는 매력적인 제품을 만들어서 사람의 마음을 사로 잡으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사람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는 게 너무 어렵더라고요. 각자가 매력을 느끼는 요소는 정말 다양하고 주관적이니까요. 전략을 세팅하기가 어려워요.
앤틀러 들어가면 문제에 집중하라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들어요. “문제가 뭐죠? 그래서 사람들이 돈을 내고 있나요?” 이런 질문들을 물어보시는거죠. 덕분에 문제에 기반한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저희 사업이 하청의 하청이거든요. 가장 밑에서 핸들링하기 어려운 문제를 허슬로 풀고 있는 거죠. 고객이 하기 싫어하는 문제들을 대신해 주는 거예요. 앤틀러에 “진짜 문제가 있는 고객은 툭치면 돈이 후두둑 나온다” 라는 명언이 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맞는 말인 것 같아요.
Q. 공동창업자 분들은 어떤 기준으로 찾으셨어요?
본인이 갖고 있던 걸 포기한, 절실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찾았어요. 성현님은 롯데를 다니다가 퇴사한거고, 진희님은 프랑스에서 석사를 하다가 중간에 나온 케이스 였어요. 이정도 포기하고 나온 사람들이면 달릴 수 있겠다 싶었어요.
어려운 챌린지가 와도 “그냥 해보면 되지” 라는 마음 가짐을 가지고 있는 것도 셋이 팀이 될 수 있었던 부분인 것 같아요. "스타트업이 제조업 하는 거 괜찮아? 분야 바꿔야 하는 거 아니야?" 하는 질문을 많이 받았거든요. 셋 다 그런 챌린지에 개의치 않고, 밀고 가는 성향이더라고요.
Q. 앤틀러에서 팀이 되었다가 헤어지는 일이 많아요?
많아요. 정글처럼 정말 많이 이야기 하고, 괜찮다 싶으며 같이 아이디어 구상해보는거죠. 일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다른 분들이랑 해보겠다 말하면서 이동하고요.
Q. 5주만 보고 사업할 사람을 찾는게 어렵지 않아요?
스케줄이 타이트 하다 보니까 사람의 성격이 나오긴 해요. 5주 동안 스프린트 다섯번, 부트캠프 다섯번을 하니까요. 욕심 부려서 밤을 새는 분들도 있고, 포기해버리는 분도 있어요. 아이디어를 낼 때 성향이 많이 보이는 것 같아요. 그런 과정에서 나랑 잘 맞는지 아닌지가 어느정도 보이는 것 같아요.
Q. 어떤 분들이 앤틀러에 지원하면 좋을까요?
첫번째는 코파운더를 찾고 있는 분들이요. 두번째는 계속 꿈만 꾸는 분들이요.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들은 머릿속으로 계속 사업 아이디어를 생각하지만 실현을 못 해보거든요. 그런걸 실현해 보기에 딱 좋은 프로그램인 것 같아요. 한 번 해봐서 되면 좋고, 안 되어도 잃을 건 없으니까요.
✏️ 배운 점을 정리해 봤어요.
01. 잘 모르는 산업도 발로 뛰면 알 수 있다. 겁먹지 말자.
막연히 제조업은 리스크가 큰 산업이라고만 생각했어요. 어떻게 돌아가는지 감도 안 잡혀서 뛰어들 생각을 안 해본거죠. 그런데 어떤 산업이든 100개 넘는 공장을 찾아갈 만큼의 인내심만 있다면, 시작할 수 있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02. 새로운 트렌드가 생기면, 곁가지 기회들이 생긴다.
K 뷰티 호황은 굉장히 특이한 트렌드라고 생각해요. 한국의 화장품을 사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전세계에서 무척 많아지고 있으니까요. 이 트렌드가 지속되는 한, 곁가지 기회들은 더 많아지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03. 혼자가 아니라, 팀이기에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
팩토스퀘어 팀이 하는 업무들을 듣고, 제가 혼자서 시작했다면 중간에 지쳐 그만두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고된 일들이 많으니까요. 팀이기에 버틸 수 있는 순간들이 많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앤틀러에서 공동창업자 찾을 분들을 모집합니다!
오랫동안 창업을 꿈꾸고 있었지만, 공동 창업자가 없어서, 아이디어 없어서 시작하지 못하고 있지 않으셨나요? 팀이 없어도, 아이디어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10주 동안 최고의 환경에서 창업에만 몰입할 기회를 드려요.
앤틀러 5기 신청링크 : https://unsexybusiness.oopy.io/
댓글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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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팅스팸
한참 글이 안올라와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재밌었어요.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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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atnoon
저도 한참 기다렸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뉴스 많이 부탁드립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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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죵
다품종 소량생산 전공수업 듣던게 생각나네요~^^ㅋㅋ 재밌게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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