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방문자 수 6위? 국립중앙박물관 견학기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정말 푹푹 찌는 더위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사실 5월에 이번 여름 엄청난 더위가 찾아올 것이란 말씀을 드렸었는데, 생각보다 5~6월이 덥지 않아서 민망했거든요. (마치 더위를 기다린 사람처럼...)

그런데 그 선선했던 날씨가 무색하게 7월 중순부터 정말 엄청난 더위가 연일 찾아오고 있네요. 기온만 높은 것이 아니라 습도까지 너무 높아서 정말이지 밖에 5분이라도 있으면 불쾌한 날씨의 연속입니다.

이럴 때 주말이 찾아와도 어디가야 할지 애매하더라고요. 빵빵한 에어컨이 있는 집에서 쉬는 게 최고지만, 그래도 리프레쉬를 위해서 나가야 한다면 오늘 말씀드릴 이 곳을 추천드리고 싶어요.

바로 서울 용산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입니다. 더운 여름 실내 데이트로 제격이죠.

저는 본격적으로 더위가 찾아오기 전인 5월에 다녀왔는데요. 생각보다 굉장히 잘 갖춰져 있고, 볼거리가 많은 박물관에 놀랐어요.

구독자님께서도 더운 여름에 데이트로 한 번 다녀오시면 어떨지요? 오늘은 국립중앙박물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전세계 방문자 수 6위! 국립 중앙 박물관

<출처 - 머니투데이> 클릭 시 원문 이동

전세계 관람객 수 6위에 랭크된 박물관은 어디일까요?

아마 많은 분들이 모르고 계실텐데요. 놀랍게도 우리나라의 국립중앙박물관이 2023년 기준 418만명으로 전세계 관람객 수 6위에 랭크되었어요.

국립중앙박물관 <출처 - 공식 홈페이지>

제가 방문했을 때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국.중.박(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아 왔었어요. 수많은 인파를 눈으로 직접 보면서 관람객 수 6위가 될만하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놀라웠던 것은 외국인들이 이 곳을 정말 많이 찾는다는 점이었어요.

2023년에는 외국인 관람객 17만 명 이상이 찾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대영 박물관, 루브르 박물관(약 75%) 같이 상위에 랭크된 박물관만큼 많은 외국인 비율(각각 65%, 75%)은 아니지만, 국중박이 세계 6위 방문객 기록을 세우는 데 외국인을 유입한 것이 큰 영향이 있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국.중.박을 월클로 만든 비결① - 학예사들의 노력

그렇다면, 이렇게 국중박이 세계적인 박물관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우리가 대영박물관, 루브르 박물관, 바티칸 박물관 등을 생각해보면 이 곳들을 대표하는 대표적인 작품들이 떠오르게 마련입니다.

대영의 로제타 스톤, 루브르의 모나리자, 바티칸의 천장화 등 이름만 들어도 엄청난 작품들이 박물관들의 명성을 유지해주고 있죠.

그렇다면 국중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제가 사대주의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엄청난 역사적 의의를 가진 로제타 스톤이나 미켈란젤로의 천재성을 보여주는 천장화 같은 작품과 비교한다면 국중박의 작품들은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는게 사실이에요.

다만, 우리나라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 있는 작품들이 빛날 수 있도록 힘쓴 학예사들의 노력이 이런 점을 보완하고, 국중박의 매력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줬습니다.

학예사란?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전시물을 수집, 관리, 연구하고 전시회를 기획하는 전문가로 큐레이터와 같은 일을 한다고 보면 된다.

<출처 - 경향신문>

그런 노력으로 탄생한 국중박의 대표작이 바로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입니다. 정확히는 금동미륵보살반가상(金銅彌勒菩薩半跏像) 2점(국보 제 78호, 제 83호)이에요. 반가사유상은 반가부좌를 틀고 상념에 잠긴 미륵보살을 표현한 모든 형태의 불상을 말합니다.

이 반가사유상 2점은 국중박 '사유의 방'이라는 곳에 자리잡고 있는데요. 7세기 전반에 제작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반가사유상은 원래 역사 마니아들이나 찾는 작품이었다고 해요.

그러나, 2021년 '사유의 방'이라는 단독 전시관에 위치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기 시작했는데요. 이 곳에서 반가사유상이 그 아름다운 모습을 한껏 뽐낼 수 있었던 것에는 건축적인 비밀이 있습니다. 이는 국중박에서 처음으로 건축가와 함께 작업한 사례였다고 해요.

<출처 - 국립중앙박물관>

먼저, 일반적으로 연극에서 맨눈으로 무대를 볼 수 있는 최대치인 24m를 사유의 방 공간 넓이로 구성했어요. 가까이서든, 멀리서든 반가사유상의 자태를 감상할 수 있게요. 또 어떤 각도에서든 반가사유상을 관람할 수 있게 타원형으로 공간을 구성했습니다.

그리고 반가사유상으로 향하는 길에도 건축가의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1도의 경사를 일부러 만든 것인데요. 이는 과거 불상을 보러 가기 위해 산을 오르며 부처를 올려다보던 것처럼 경사를 만들어 그 위엄을 느끼게 하고, 발걸음의 속도를 늦춰 작품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이에요. 또, 반가사유상의 뒷편에서는 작품보다 약간 높은 높이에서 부처의 굽은 등을 보며 위로받을 수 있도록 하였어요.

이외에도 천정에는 별이 내리는 듯한 조명을 배치하여 시간의 영속성을 느낄 수 있는 우주 콘셉을 만들어냈고, 해남 땅에서 얻은 붉은 흙에 편백과 계피를 섞어 벽을 발라 신비로운 향이 공간을 덮도록 설계하였어요.

반가사유상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저 역시 국중박을 방문하면서 제일 기대했던 작품이 바로 이 작품이었는데, 기대만큼 정말 좋았습니다. 반가사유상을 넋 놓고 쳐다보고 있으면 왠지 모를 위로를 얻게 되는 것 같고, 마음이 평안해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아, 이래서 이 작품이 이렇게 국중박의 대표작이 되었구나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사실 현대인에게 사유와 사색의 시간은 정말 없잖아요. 아니 어쩌면 시간이 있어도 그 방법을 잊은 채 살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길거리를 걸어도 핸드폰을 보고, 노래를 들으니까요.

온화한 미소로 사유하고 있는 작품을 바라보며 잊고 있던 사유와 사색의 시간을 선물 받는 느낌이었어요.

작품에 대한 설명이 최소화되어있는 점도 좋았습니다. 작품의 내용을 인지하고, 바라보는 것이 아닌 저만의 시선으로 작품을 사유할 수 있었거든요. 국중박을 들르신다면 이 사유의 방은 필수 코스로 꼭 들려보시기 바랍니다.

국.중.박을 월클로 만든 비결② - 한국적 매력을 담은 굿즈

까치호랑이 배지 <출처 - 국립박물관 문화상품 홈페이지>

또한, 국중박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게 한 또 다른 매력으로는 바로 굿즈를 뺴놓을 수 없습니다.

반가사유상을 필두로 국중박의 인기 있는 작품들을 떠올리게 하는 예쁘고 귀여운 굿즈들이 아주 많습니다.

최근에 가장 핫했던 제품은 바로 '까치호랑이 배지'인데요. 까치호랑이는 조선 후기 민화의 양식으로 까치와 호랑이를 한 화면에 배치한 상징 회화예요.

호랑이 '더피'와 까치 '서씨' <넷플릭스 -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이 배지가 이렇게나 핫하게 된 이유는 최근에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 덕분인데요. 이 영화가 넷플릭스 1위에 오를 정도로 대박을 쳤고, 영화에 까치와 호랑이 캐릭터가 등장하면서 이 호랑이 까치 배지가 정말 잭팟을 터뜨리게 된거에요.

이 까치 호랑이 배지는 사실 2024년에 국중박 굿즈 공모전에서 당선된 제품인데, 이번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흥행에 풍선효과를 받게된 것이죠.

이 굿즈는 8차 제작 완판을 넘어 9차 제작까지 되었고, 이 굿즈가 입고되는 날 이 굿즈를 사기 위해 오픈런하는 사람들까지 등장했다고 해요.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출처-국립박물관 문화상품 홈페이지>

청자 잔 세트 <출처-국립박물관 문화상품 홈페이지>

이외에도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청자 타입의 소주잔 등 한국적인 매력을 담은 굿즈들이 국중박의 가치를 한껏 높여주고 있습니다.

국.중.박의 다양한 볼거리들

반가사유상이라는 국중박의 아이돌 외에도 국중박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1F 상설 전시관에서는 구석기 시대부터 대한제국에 이르기까지 한반도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저도 사유의 방을 들르기 전에 이 전시관을 동선에 맞게 아주 흥미롭게 구경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국립중앙박물관 층별 안내 <출처 - 국립중앙박물관>

고등학교 한국사를 공부하며 배웠던 내용들이 쏙쏙 떠오르면서, 그 때 이 박물관에 왔더라면 더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겠다 생각했어요. (사실은 이과임...)

특히 저는 단순해서 그런지 신라 시대의 금관들을 보면 그 화려함에 놀라게 되더라고요. 각 시대별 유물들을 둘러보면서 시대의 흐름과 발전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는 게 참 좋았어요.

그리고, 저는 가보진 못했지만 지금 특별 전시로 전설의 마라토너 손기정 선수의 이야기를 담은 '두 발로 세계를 제패하다.'전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조국을 가슴에 품고 달린 손기정 선수가 올림픽 우승으로 받은 기원전 6세기 무렵 그리스에서 만들어진 <청동투구>를 볼 수 있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