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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염리동부터 연희, 연남을 거친 산책

2024.10.16 | 조회 1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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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기억하고 싶은 하루쯤

구독자님 오늘도 반갑습니다! 매번 같은 인사를 건넬 때마다 새롭습니다. 기분이 좋고 나쁨을 떠나 우리는 매 주 새로운 만남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니까요. 그럼 오늘도 잘 부탁드립니다!

 전날 밤 잊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우울함이 자꾸 저를 괴롭혔습니다. 어지간해서는 술을 마시지 않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가도 이럴 때면 어쩔 수 없이 찾게 되는 알코올이란 정말 큰 위로가 되는 대체 불가한 존재가 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의지할 존재를 찾던 도중에 집 냉장고 안에 san miguel (이하 산 미구엘, 산 미겔) 의 노란빛이 저를 기다리고 있다는 듯이 웅장함을 보였습니다. 이내 두 캔을 연달아 마시며 취기를 빌려 잠을 불러냈습니다. 

 그렇게 밝아온 토요일 주말 아침은 고민으로 맞이했습니다. 오전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가능한 눈을 뜨면 다시 잠들지 않고 짧은 계획을 세우는 루틴을 만들고 있습니다. 자세한 계획을 세우지는 못했지만 우선 염리동에 있는 카페 후엘고를 목적지로 정했습니다. 사실 제가 있는 동네에서 염리동까지 교통편은 굉장히 좋지 못한 편에 속합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발걸음이 닿기 어려운 곳에 가는 게 산책으로써 가벼운 마음으로 대한다면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길이 외롭지 않겠다고 생각 하게 됐습니다. 하물며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에 내려가는 건 고민하지 않던 과거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후엘고의 내부 모습. 현재는 백산수를 활용해 브루잉을 진행하는 행사가 존재한다. 추첨으로 경품도 지급한다고 하니 자세한 내용은 후엘고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하자.
후엘고의 내부 모습. 현재는 백산수를 활용해 브루잉을 진행하는 행사가 존재한다. 추첨으로 경품도 지급한다고 하니 자세한 내용은 후엘고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하자.

 공덕역 3번 출구를 따라 큰 도로에서 아파트 단지가 있는 골목 언덕길을 걸어야만 후엘고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경사는 가파르지 않지만 길게 늘어진 인도를 걷는 건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중간쯤부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더니 이내 올라갈 곳 없는 지점에서는 짧은 머리를 흔들만큼 불어오기도 했습니다. 누구나 낮은 곳에서 높은 곳까지 올라가는 과정은 힘들고 외로울 수밖에 없지만 그 과정 안에서도 경험과 성장이 존재하고 깊은 생각을 자제하고 걷다 보면 결국 높은 곳에 올라간다는, 거의 삶의 진리를 다시 한번 상기 시킨 언덕길이었습니다. 산책의 순기능일까요?

에티오피아 두완초 내추럴.
에티오피아 두완초 내추럴.

 커피는 지극히 취향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브루잉은 원두의 생산지마다 색깔이 짙으므로 한 번 입맛에 맞는 원두를 발견하면 비슷한 범주를 벗어나기 어렵다고 느끼곤 합니다. 저는 브루잉 커피의 시작을 에티오피아 내추럴 원두로 시작했고 지금까지 큰 변화 없이 마시거나 구매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가볍고 산뜻한 느낌을 좋아하기 때문에 여러 원두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가장 입맛에 맞았던 것은 결국 내추럴의 가공방식으로 내려진 생산지 에티오피아 원두였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아마 변화를 두려워하는 무의식이 익숙함을 고집하는 행위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연희동의 한 가게에서 발견한 휴무 공지
연희동의 한 가게에서 발견한 휴무 공지

 염리동에서 장소를 이동했습니다. 110번 버스를 타고 연희동의 매뉴팩트 커피로 말이죠.

더웠던 탓에 급하게 마신 플랫화이트. 듀라렉스 컵에 매뉴팩트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 별게 아니어도 브랜드가 가진 힘이란 게 소유욕을 불러 일으키는 걸 보면 실로 대단하다.
더웠던 탓에 급하게 마신 플랫화이트. 듀라렉스 컵에 매뉴팩트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 별게 아니어도 브랜드가 가진 힘이란 게 소유욕을 불러 일으키는 걸 보면 실로 대단하다.

매뉴팩트의 대표 메뉴라고 할 수 있는 플랫화이트를 마셨습니다. 가게는 좌석이 많지 않고 협소한 탓에 순환이 빠르게 이루어지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방문객 중 1인은 제가 유일했기 때문에 6명을 수용할 수 있는 테이블 가장자리에 앉아 공간을 온전히 즐겼습니다. 동선이 편리한 공간은 아니지만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직원들 간 호흡이 보다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듯했습니다. 참 플랫화이트 맛은 정말 훌륭했습니다.

매뉴팩트에서 구매한 블랜딩 원두. 가본 적 없는 곳의 맛이 느껴질 것만 같은 이름이다.
매뉴팩트에서 구매한 블랜딩 원두. 가본 적 없는 곳의 맛이 느껴질 것만 같은 이름이다.

머니 투데이 남형도 기자의 체헐리즘 일부 발췌
머니 투데이 남형도 기자의 체헐리즘 일부 발췌
머니 투데이 남형도 기자의 체헐리즘 일부 발췌
머니 투데이 남형도 기자의 체헐리즘 일부 발췌

끝으로 집에 돌아가며 읽었던 기사의 일부를 발췌했습니다.

해당 기사는 이곳에서 확인하세요!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사물을 대하는지 정의를 내릴 필요가 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는 지구의 수명과 반대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물건에 정을 붙인다면 조금이나마 세상을 대하는 태도가 즐거워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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