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

오사카 기행4

우리 비행기 타러 가야 돼

2024.10.21 | 조회 209 |
0
|
생활학원의 프로필 이미지

생활학원

누구나 기억하고 싶은 하루쯤

구독자님 반갑습니다! 드디어 가을이 왔습니다. 하지만 감기를 곁들인.. 진부하지만 모두 감기 조심하세요!

 그렇게 더웠던 복귀 길을 뒤로 퇴실 준비를 서둘러 마치고 모든 짐을 챙겨 나왔다. 늦은 아침과 이른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오사카에 입국한 첫날 저녁을 먹기 위해 들렀던 초밥 가게로 목적지를 정했다. 하지만 그 전에 동전 털이를 해야 한다고 외치던 동전박사가 있었다. 그는 가챠 샵을 가야 한다며 누구보다 빠른 걸음으로 가게를 향해 나로부터 멀어져갔다. 도착한 곳은 숙소 근처에서 가장 큰 가게였다. 다양한 종류로 배치된 기계를 보고 이곳에 꽤 오래 머물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예상과는 달랐다. 박사님이 원하는 종류의 가챠가 없었기 때문일까? 얼마 지나지 않아 흥미가 떨어진 얼굴로 밥이나 먹으러 가자는 말과 함께 가게 밖으로 나섰다 (하지만 이건 공항으로 가기 전, 예열에 불과했다).

 첫날 들렀던 초밥 가게로 들어갔다. 오픈 직후였음에도 우리를 제외한 한 테이블에 손님이 있었고 가게 주인은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는데, 그는 혼자서 모든 메뉴를 담당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인지 주문부터 메뉴를 받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우리는 철저하게 계획된 주문을 했다. 덮밥 3개와 초밥 1개, 모두 첫날에 점심 메뉴판에서 발견한 것들이다. 음식은 순서대로 하나씩 테이블 위로 올라왔고 지각생은 초밥이 도착한 후 테이블을 한 번 훑고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공을 들여 찍었다기보다는, 이 음식을 먹었다는 하나의 기록을 위해 남겼을 뿐이었다 (사실 음식 사진을 정말 못 찍는다). 

 계산하고 밖으로 나왔다. 시간이 지날수록 햇빛은 더욱 뜨거워져 갔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일본에서 스페셜티 커피 신을 경험하기 위해 브루클린 로스팅 컴퍼니로 향했다. 가게 이름처럼 뉴욕에서 출발한 회사지만 12년도에 오사카 기타하마에 플래그쉽을 오픈했다. 

"정말 맛있는 커피는 지구와 사람에게 상냥하게 자란 것이다."

브루클린 로스팅 컴퍼니의 신념

플래그쉽으로 운영되는 만큼 가게 내부는 여느 일본 카페에서 보이는 인테리어와 사뭇 달랐다. 커다란 창밖으로 강이 보이고 좌석 수는 많지 않지만 불필요한 동선은 최소화되었고 개방된 분위기 속에서 개인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자리도 곳곳에 있었다. 캐리어가 들려있던 우리는 비교적 넓은 자리인 소파가 놓여 있는 곳에 앉았다. 이곳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여러 종류의 드립 커피가 있었지만 모두 그 자리에서 추출하여 주문이 나가는 게 아니었다. 이미 대량으로 추출된 커피를 통에 담아 주문이 들어오면 뽑아내는 방식으로, 아마 맥도날드를 가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맥도날드에서 드립 커피를 주문하면 아메리카노와 다르게 이미 추출된 커피를 보온 기능이 있는 통에서 내려주는데, 이것과 비슷한 형태로 있었다. 이렇게 보관된 커피는 맛이 실망스럽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의외로 굉장히 깔끔하고 신선했다. 예상치 못한 맛에 온전하게 순간을 즐기며 동전박사의 요청에 의해 강이 보이는 곳으로 커피를 들고 나가서 떠나기 전 사진을 찍고 이내 공항으로 향했다.

 귀국행 비행기를 타기 20분 전까지 동전박사는 동전 털기에 여념이 없었다. 탑승구 앞에 있는 가챠에서 그토록 원하던 피규어 뽑기에 성공했고 그 자리에서 계속 동전을 털었다. 그럼에도 얼마가 남았지만 더 이상 화폐 단위가 소비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아졌기 때문에 그자리에서 박사는 직위를 상실했다. 우리가 타는 비행기는 3 4 3의 좌석 구조를 가졌다. 이 말은 비행기가 큰 것을 뜻하는데 그래서였을까 탑승까지 대기 시간이 길었다. 드디어 차례가 다가왔고 무사히 자리에 앉아 이륙을 기다렸다 (그런데 이륙 후에 어디선가 정말 정말 불쾌한 발냄새가 올라왔고 온갖 추측이 난무했지만, 원인은 찾을 수 없었고 두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왼쪽으로 고개를 돌릴 수 없었다).


드디어 오사카 기행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번 레터는 기억이 바래지는 시점까지 연재가 밀리게 되어서 다소 급하게 끝내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기억에 남는 사건들은 최대한 기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즐겁게 읽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음 기행은 어디가 될지 모르지만, 열심히 돌아다녀 보겠습니다. 


이곳에서 뽑지 못한 근육질 두더지가 아른거린다.
이곳에서 뽑지 못한 근육질 두더지가 아른거린다.
지각생 초밥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지각생 초밥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브루클린 로스팅 컴퍼니 기타하마점.
브루클린 로스팅 컴퍼니 기타하마점.
동전박사의 요청에 의해 엣지를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다. 아 사진 속 인물은 나다.
동전박사의 요청에 의해 엣지를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다. 아 사진 속 인물은 나다.
동전박사와 함께. 나머지 한 명은 여권 이슈로 인해 계속해서 보안에 걸렸다.
동전박사와 함께. 나머지 한 명은 여권 이슈로 인해 계속해서 보안에 걸렸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졸음운전은 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졸음운전은 하지 않았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생활학원은 적당히 길고 짧은 호흡으로 발송되는 뉴스레터입니다.

문장의 행간 조절이 어려워 웹 보다는 메일로 읽었을 때 더 좋은 가독성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나은 읽기 환경을 위해 메일 주소를 입력 후 구독의 기능을 활용해 받아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앞으로도 더 좋은 콘텐츠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생활학원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 2025 생활학원

누구나 기억하고 싶은 하루쯤

메일리 로고

도움말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10길 6, 11층 1109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