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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고 소용돌이치는 밤

인생이 싯팔 이럴 수가 있나

2024.04.10 | 조회 1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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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럭이야기

매주 평일 아침 찾아오는 우럭의 이야기

빨간 날이지만 메일함 한번 두드려봅니다. 투표 안 하셨으면 투표 긔.

 

1.

일교차가 부쩍 큰 요즘이다. 낮에는 봄이 왔다는 걸 물씬 느낄 수 있을 만큼 따뜻하다가도 어둑어둑해진 후로는 바람이 차다. 저번에도 얘기했듯 우리 집 앞에는 벚꽃나무가 있다. 그 옆에는 목련나무도 서 있고. 약속이 있던 날 귀가하던 길이었다. 해가 진 골목길을 식히는 바람에 벚꽃잎이 날리더라. 시원한 바람 소리와 함께 꽃비가 내렸다. 창틈으로 새어 나오는 가정집의 전등 빛과 가로수의 주황빛을 배경으로 하나둘씩 떨어지던 연분홍빛 꽃잎. 꽃잎이 떨어진 길바닥에서는 널린 꽃잎들이 바람을 타며 넘실거렸다. 춤추듯이 도는 꽃 소용돌이를 보며 조용한 골목길의 풍경을 만끽했다. 햇빛 아래 꽃놀이를 즐기던 것과는 달리 적막한-한편으로는 고요한- 순간. 이상하게도 햇빛 한 줌, 웃음소리 하나 없는 그 순간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생각했다.

 

2.

지난번에 이어 계속 꽃 이야기를 해서 그런지 어울리지 않게 감성이 깃든 글이 이어진다. 하지만 그 밤에 이건 꼭 이야기해야지- 싶어서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사진으로도 남겨보려 했는데 갤럭시는 야간 촬영에 영 쓸 게 못돼서. 활자를 통해 심상을 전달한다는 게 쉽지가 않지만 달리 방법이 있나. 소위 '감성 글'이라면 젬병이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감성 글? 쓰려면 쓸 수는 있지. 하지만 우럭, 재미없다 싶으면 빠르게 관두는 습관이 있다. 마냥 진지하고 무겁기만 하면 재미가 없는걸. 그런 건 술에 잔뜩 취한 채 내뱉는 넋두리나 블로그에 가끔 남기는 흑역사만으로 충분하다. 그리하여 우럭, 지난 글에 잘나가다가 틀어버린 '뭐래, 싯팔' 한 마디로 실시간 원성의 메시지를 받았음을 알립니다. 매우 뿌듯하였음.

 

3.

참, '싯팔' 하니 생각난 건데. 최근 내 블로그 통계 중 유입 검색어로 이런 게 잡혔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덕분에 정말 크게 웃었다. 근데 진짜 누구지. 해 끼칠 생각 없으니 본인이라면 솔직히 밝혀주세요. 강요는 아니니 밝히지 않아도 상관없음. 하지만 매번 내 블로그에 저런 검색어를 통해 들어오는 것보다는 블로그 이웃을 맺는 게 낫지 않을까. 아무래도 그 편이 본인도 덜 번거로울 테니까.

 

4.

최근에는 수면패턴이 잔뜩 엉켜버렸다. 해가 뜰 즘 잠에 들고 가장 높이 걸린 오후 중에야 잠에서 깬다. 강제로 깨어 있는 새벽시간에는 무엇을 했더라. 거의 삼 주간을 머리를 비운 채 흘려보내니 기억나는 것도 그다지 없다. 월요일 오전부터 이어지는 일정을 소화하고서 돌아오겠거니 했던 생활패턴은 기대가 무색하게도 여전했다. 특별히 한 것은 없지만 새벽 4시가 지나 잠에 들었고 무리해버린 몸은 긴 시간 동안 깨어나지를 못했다. 회사 생활은 어떻게 했던 걸까. 제법 심각하다는 늦은 자각에 뒤늦게 다이어리를 펼치고 일정을 정리했다. 하지만 습관이란 건 그렇게 쉽게 고쳐지는 게 아니지. 당장 글을 쓰는 지금도 새벽 5시인 걸. 4월 중에는 다시 취업을 해야 할 텐데 걱정이 크다. 할 수 있으려나. 하긴, 항상 닥치면 해내는 게 인간이지만.

저녁을 먹고 일정을 정리하고서는 풋 케어에 돌입함. 여기서 풋은 제 발이 아닌 엄마 발이었음을 미리 고지합니다. 봤지. 우럭, 효녀는 못돼도 효년까지는 가능하다. 아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면 지난 주말이었나. 집에 각질 제거기가 있길래 한 번 해봤더니 생각보다 너무 만족스러운 거다. 뭔가... 발의 감촉이 살아나는 기분이었음. 너무 좋아하니까 정말 좋아 보였는지 엄마가 해달라고 하시길래 해드렸다. 중간에 팔이 아파서 살짝 때려치우고 싶었으나 불굴의 의지로 끝까지 해냄. 이걸로 이번 상반기 효도는 할당량을 채운 듯.

 

5.

어쨌든 대강 일정을 정리해놓은 덕에 내일- 글을 쓰는 이 시점에는 오늘이지, 참. 하여튼 오늘 할 일은 정해졌다. 레쥬메를 정리하고, 한참을 또 놓았던 공부를 다시 시작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개표 방송을 봐야지. 저녁 6시가 되면 배달음식을 시키고 엄마와 맥주를 나눠마시며 개표 방송을 시청할 예정. 부모님도 나도 정치색이 뚜렷하지만 다행히도 지지 정당이 같은 터라 선거철에도 집안이 평화롭다.

 

6.

사전투표 안 하신 분들, 투표하십쇼. 당신의 투표가 사회 변화에 일조합니다. 투표를 격려하는 우럭, 이게 바로 우리 사회의 참된 시민 상이 아닐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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