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뉴스레터를 발송해 드리는 12월 22일 월요일, 오늘로 2025년이 딱 10일 남았네요. 목표하신 바는 다 이루셨나요?
저는 계획을 꼼꼼히 세우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매해 하고 싶은 일들 적어요. 올해에는 '유머러스한 사람 되기'라는 큰 포부가 있었는데 실패했어요. 너무 눈치 없이 유머를 던지느라 가벼운 사람이 아니라, 적어도 차가운 회의 분위기를 말랑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런데 막상 해보려니 유머는 감각만 필요한 게 아니더라고요. 세상만사 귀찮고 피곤해도 유머를 입 밖으로 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가장 중요하더라고요. 내년에는 제 마음에 여유 공간이 생길까요?

✏️ 이렇게 사용해요
한 해의 끄트머리에서, 한 해를 시작하며 세웠던 계획을 꺼내어본다. 분기 단위의 계획이 좋다는 누군가의 주장을 듣고 1분기 목표까지 세웠지만 거기서 끝나 있었다. 다섯 개의 계획 중 해낸 것은 단 두 개. 2025년에 남은 단 10일 동안 못다 한 세 개를 해낼 수 있을까? 역시 안 될 것 같다.
새로운 해가 오면 우리는 마치 지난해에서 계단을 올라 더 높은 층에 도착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난해에 이루지 못한 다짐은 모른 채 잊고, 새로운 다짐을 굳이 만들어 덮어쓴다. 사실 2026년 1월 1일은 2025년 12월 31일과 같은 층에서 연결되는 직선의 평범한 날이다. 새로운 해는 겹겹의 레이어로 쌓인 라자냐가 아니라, 길게 뽑아져 지구 몇 바퀴를 돌고도 남을 기나긴 스파게티 면이지 않을까?
그러니 남은 날이 적다는 핑계 대신 마지막 헤일 메리를 시도하면 어떨까? 운이 좋다면 터치다운*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터치다운: 미식축구의 주요 득점 수단. 공을 들고 경기장의 끝까지 달려서 경기장 끝의 엔드존(end zone)에 들어가거나, 엔드존 안에서 전진패스를 받는 것.
🎤독자 인터뷰: 2025년 마지막 헤일 메리를 던진다면?
- 선연(시작하는 중인, 파트타이머): 스스로에게 아직 시작할 수 있다고,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 이준학(프랜차이즈 회사 재직): 퇴사?ㅋㅋ
- 은밀한수집가(공연 프로듀서): 다양한 예술을 은밀히 수집하고 글쓰기
- 장보현(심리 상담사, 계획된 우연의 지지자): 나를 꺼내보이는 용기…😀 이번주에 하러 갑니다…
- 보라라(상해에 사는 전업주부): 긍정적인 생각으로 전환하기. 그리고 간헐적단식
📚책 추천: 프로젝트 헤일메리
[참고] 영화/책 《프로젝트 헤일메리》의 '헤일메리'는 고유명사라 붙여 씁니다.
책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마션》으로 유명한 앤디 위어(Andy Weir)의 SF 장편소설입니다.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태양이 죽어가 멸망 위기에 처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과감하게 마지막 한 수를 두는 이야기예요. 성공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지만, 낭떠러지에 서 있는 인류를 위한 유일한 희망이기에 '프로젝트 헤일메리'라고 이름을 짓고, 헤일 메리를 던지듯 간절한 마음으로 미션을 수행합니다.
책은 우주선에서 기억을 잃은 채 깨어난 주인공, 라일랜드 그레이스의 시점에서 시작해요. 그는 자신이 왜 이곳에 있는지, 어떻게 지구를 구해야 하는지 등 기억을 되찾아가며 홀로 임무를 해냅니다. 그레이스는 프로젝트가 잘못되면 본인의 운명이 어떻게 되는지 알면서도 미션을 받아들였어요.
시작하기 전에 “성공할까?”를 따지며 계획을 수정하고, 완벽한 계획이 나올 때까지 움직이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너무 중요하거나, 갖고 있는 자원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두려움은 더 심해지죠. 시간은 계속 흘러만 갑니다. 어쩌면 지금 필요한 건 더 나은 계획이 아니라, 그래도 던져보겠다는 결심일지도 몰라요. 결과를 장담할 수 없어도, 실패의 그림자가 보여도, 지금 아니면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온 힘을 다 하는 마음이요. 완벽해서가 아니라 절박해서 던지는 선택 덕분에 우리 삶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 같습니다.
소설은 영화로 제작 중이고, 2026년 3월 개봉 예정이에요. 사실 저는 책을 읽다가 중도 포기했는데, 영화가 개봉하기 전에 다시 완독 도전해 봐야겠어요! 구독자님 올해 독서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면, 마지막 헤일 메리를 던지듯 읽어보면 어떨까요?
지난주 낯선 단어: 톺아보다
요즘 나는 무언가를 쉽게 판단하지 않으려고 애쓴다. 대신 한 박자 늦춰 톺아본다.
겉으로 드러난 말보다 뒤에 남은 침묵을, 결과보다 과정에 남은 흔적을. 빠르게 소비하면 분명해지는 것들은 많지만, 천천히 톺아볼 때만 보이는 것들도 있다. 이해하지 못했다고 넘겨버렸던 장면들이 다시 말을 걸어오고, 무심히 지나친 하루가 의외로 단단한 기억으로 남는다.
톺아본다는 건 대상을 깊이 들여다보는 일이면서, 동시에 나의 속도를 조절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 사잇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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