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내 안의 질료가 나만의 세계가 되기까지

쌓인 삶의 재료들을 제대로 다루는 법

2026.11.02 | 조회 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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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독자님!

휴대폰 사진 앨범을 열어보면 '언젠가 필요하겠지' 하고 모아둔 사진들이 가득해요. 마음에 들어서 캡처해 둔 문장, 나중에 가보려고 저장한 장소, 언제 읽을지 모를 긴 글들이요. 저장할 때는 분명 설레었는데, 다시 열어보는 날은 생각보다 자주 오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가끔은 이미 모여 있는 사진들을 다시 훑어봐요. 이걸 왜 저장해뒀을까 싶은 것도 있고, 지금 보니 딱 필요했던 것도 있고요. 과거의 내가 남겨둔 쪽지를 뒤늦게 받는 기분이 들어서 은근히 재미있어요.

구독자님의 앨범에는 요즘 어떤 사진들이 쌓여 있나요? 오랜만에 열어보면 뜻밖의 것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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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사용해요

이번 주 낯선 단어 '질료'를 사용한 글을 소개합니다.

세 살 아이가 다닐 유치원을 고르고 있다. 입학설명회를 찾아다니며 교육과정을 비교하다 보면 부모들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아이가 앞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할 것이라 여기는 여러 능력을 조금이라도 일찍 익히게 해주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문득 궁금해졌다. 아이들은 저마다 성향도 다르고 잘하는 것도 다른데, 중요하다고 여기는 능력은 왜 이렇게 비슷할까. 무엇을 가르칠 것인지 고민하는 만큼, 아이에게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 나는 생각하고 있을까.

우리는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전문성을 키는 데 익숙하다. 이제는 AI로 능력의 한계가 모호해졌다. 지식과 기술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넓혀 주지만 곧바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니다. 지식과 기술은 어떤 형태로든 쓰이기 전까지는 하나의 질료에 가깝다. 같은 재료를 가지고도 무엇을 만들고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중요한 것은 배운 것을 언제, 어디에, 어떻게 활용할지 판단하는 능력이다. 사람마다 잘하는 것이 다르고 처한 환경과 해결해야 할 문제도 다르다. 모두에게 같은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에게 효과적인 방법이 나에게도 반드시 맞는 것은 아니다. 무엇을 더 배울지 못지않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차리는 일이 중요하다. 자신이 가진 질료를 적절히 활용하고, 상황에 맞는 선택을 내릴 수 있는 감각과 지혜. 어쩌면 배움의 목적은 더 많은 것을 갖추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배운 것을 제대로 쓸 줄 아는 사람이 되는 데 있는지도 모른다.

💥<에디터의 질문>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미 가진 것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지금 여러분의 질료 가운데, 아직 제대로 써보지 못한 것은 무엇인가요?

 

 

 

 

 

질료가 이야기가 되는 하루키의 세계

출처: 문학동네
출처: 문학동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는 유난히 익숙한 것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고양이와 우물, 오래된 레코드, 파스타와 위스키, 혼자 걷는 밤거리처럼요.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조각들이 소설 안에서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장면으로 바뀝니다.

신간 『가호』의 출간을 기념하는 팝업 스토어 <Haruki World in Seoul>은 작가의 세계를 다양한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책 속에서 문장으로 만났던 세계를 전시와 공간, 여러 요소를 통해 다시 만난다는 점에서 흥미로워요.

단순히 소설을 읽는 행위를 넘어, 그가 다룬 텍스트라는 질료가 어떻게 하나의 매혹적인 아우라로 변주되는지 탐색해 보세요. 서울숲 인근의 아늑한 공간에서 하루키의 작품 세계를 경험하고, 독서와 필사, 만들기 체험을 즐길 수 있는 팝업입니다. 방문만 해도 받을 수 있는 굿즈도 마련되어 있다고 하네요!

  • 기간: 11월 6일(금)~11월 15일(일)
  • 장소: 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 40-10
  • 운영 시간: 오전 11시~오후 8시

 

 

 

 

 


낯선 단어 '질료'를 일상으로

[👁 눈으로] 주변에 놓인 물건이나 공간을 보며 완성된 형태 뒤에 숨겨진 원재료, 즉 '질료(나무, 금속, 종이, 흙 등)'의 본래 감촉을 눈으로 가만히 가늠해 보기

[✍️ 손으로] 아직 완성된 결과물로 가공되지 않은, 내 마음속에 둥둥 떠다니는 생각과 감정이라는 '질료'들을 날것 그대로 노트 위에 적어내려가 보기

[🚪 밖으로] 가죽, 원목, 실, 흙, 종이처럼 손끝으로 질감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공간을 찾아가 다양한 질료들이 가진 감촉을 손끝으로 경험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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