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나만 뒤처진 느낌이야

고디터｜잘하는 게 뭔지 모르겠다니! Y는 잘하는 거 되게 많잖아. 영상도 잘하고, 광고도 잘하고, 디자인도 잘하고… Y｜아냐… 솔직히 다 잘하는 건 아닌 것 같아. 영상으로 가려고 보면 XX오빠 같은 전문가가 있고, 광고 쪽도 너처럼 마케팅 스펙 괴물인 친구들이 있고, 디자인도 전공자들은 못 이기고…😥 고디터｜음, 우리 잘하는 것의 기준을 조금 더 유하게 잡아보자. 이제 4학년 2학기까지 다 마쳤으니까, 학교 다니면서 이 분야만큼은 A가 나온다 하는 과목 있었어? Y｜응 있었지! 영상 제작 관련 과목은 다 A+ 나왔고. 디지털마케팅 쪽도 그렇고. 고디터｜거봐. 잘하는 거 있네. 심지어 꾸준히 A권이 나왔다는 거잖아! Y｜난 그 과목들 모두 ‘잘해서’ A가 나온 게 아니었어. 고디터｜엥. 그러면?🤔 Y｜잘하는 과목이 아니라, 좋아하는 과목. 뭔가 내가 즐겼던 과목들은 다 A가 나오더라고. 그래서 나는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결국 잘하게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고디터｜오 좋다. 좋아하는 일 찾기에 진심인 나로서는 되게 공감이야. 우리는 앞으로 아침 9시부터 6시까지 24시간 중에 최소 8시간을 일하게 되잖아? 근데 8시간은 잠을 잔다 쳐, 그럼 무려 인생의 절반이란 말이지. 그래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이 아닌 걸 하면서 '적당히 돈 벌려고' 무려 인생의 절반을 허비하는 건 되게 불행하다 생각해. Y｜나도. 하루의 반나절인데. 그 시간들이 지옥 같이 느껴지면 삶이 너무 힘들 것 같아.😫 나는 아무리 일이더라도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아.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일을 하고 싶어.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중 잘하는 일을 택하라’는 말이 있잖아? 근데 난 잘하는 게 뭔지도 모르겠고, 좋아하는 일 쪽으로 자꾸만 마음이 끌려. 고디터｜Y가 지금 마음이 끌리는 일은 뭔데? Y｜그게 문제야. 내가 지금 좋아하고 재밌어하는 게 너무 많아.😖 좋아하는 것도, 재밌는 것도 없어서 그냥 전문직이나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친구들 있잖아? 내가 그런 삶을 산다면 힘들 것 같은데… 오죽하면 그 친구들이 부럽더라니까. 적어도 고민할 필요는 없잖아. 3-4학년 되고 수업 많이 듣다 보면 싫은 분야부터 소거법으로 걸러진다고 하던데, 나는 이 과목 저 과목 다 재밌었어. 오히려 학교를 다니면서 눈이 더 떠지고, 분야가 갈수록 더 넓어지는 느낌? 고디터｜대학 생활이 끝난다고 인생이 끝나는 건 아니니까. 우리 아직 20대잖아. 시야가 넓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또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 Y｜그것도 그렇네. 아, 그래서 아예 좀 더 넓은 세상에 나가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난 한국에만 있어 봤거든. 더 넓은 세상에 가서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면, 내가 여태 옳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바뀔 수도 있는 거니까. 그래서 대학 생활에서 제일 후회되는 게, 교환학생 한 번도 안 가본 거. 진짜 너무 후회돼.🥲 고디터｜진짜. 나도 그럴 것 같더라. 그래서 4학년 1학기까지 끝낸 와중에도 악착같이 준비해서 나갔다 왔지. 늦은 건 없다고 생각해. 아직 졸업유예 신분이고, 정부에서 운영하는 한미 WEST 프로그램 참여해 볼 수도 있는 거고! Y｜막상 이제 가려니 도피성인가 싶더라고. 그냥 이 현실을 벗어나려고 자기 합리화를 하고 있는 게 아닐지. 그래서 일단 이번 달까지는 지금 찍고 있는 단편영화 찍고, 영어 공부하면서 보내려고. 고디터｜해외 나가고 싶은 이유가 뭐야? 이유가 명확하면 난 된다고 생각해. 시기는 안 중요하고. Y｜이유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야. 그냥 막연히 가고 싶다는 생각이고. 가서도 사무직 인턴 같은 걸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고디터｜내 주변에 미국에서 사무직 하고 있는 친구들 많거든? 진짜 힘들어해. 일단 우리 주위만 봐도 ‘회사생활 자체’를 힘들어하는 사람들 많잖아. 근데 외국 나가면 우리가 한국에서 갖고 있던 언어문화적 advantage까지 버리고 가는 거니까. 내가 여길 왜 왔지 후회하는 친구도 있고, 울면서 전화하는 친구도 있고, 기간 다 못 채우고 중간에 한국 돌아오는 친구도 있어. 물론 힘든 만큼 성장하겠지. 얻는 것도 많고. 근데 나만의 이유가 명확하지 않으면, 버틸 힘조차 없이 무너져 내리기 쉽더라.🫠 Y｜역시 도피도 답이 아닌 것 같고. 일단 지금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일 있잖아. 근데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네. 고디터｜Y에게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일은 뭐야? Y｜촬영 현장에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몰라. 아침부터 밤까지 있어도, 심지어 새벽 촬영을 나가도. 이런 식으로 오프라인 현장에 나가는 일들은 다 비슷하게 재밌는 것 같아. 공연 기획하는 거? 아니면 팝업스토어 만드는 거? 그런 것도 재밌을 것 같고. 그리고 난 축구를 좋아하니까, 구단에서도 팬 마케팅 같은 걸 하잖아. 유튜브도 거의 필수고. 그런 거 운영해도 재밌을 것 같아…🤩 그래, 이렇게 이것저것 보다 보니까 그냥 점점 넓어지고만 있는 것 같아. 뭐 하나로 좁혀지질 않고. 고디터｜이제는 하나를 정해야 할 것 같기는 해. 근데 하나를 정해놓고 걔만 준비하라는 건 아니야. 나는 일단 다 써보고 붙는 곳으로 갔어. 그 회사, 그 직무에서 나를 적임자라고 판단해서 뽑는다면 그 또한 운명이니까. Y｜그러네. 근데 나중에 이직을 한다 생각을 했을 때, 기존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직무를 골라야 하니까…🙄 고디터｜그건 그때의 문제지. 어떤 직무든 그 경력을 살려서 할 수 있는 게 분명히 있을 거야. 그리고 사실 세상에 커리어를 뒤엎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마케터 하다가 40살에 변호사 하겠다는 사람도 있고. 그럼 그 사람은 마케터 경력이 아예 쓸모 없어지는 걸까? 아니지. 변호사는 개업을 해야 하는 사람인데. 이런 식으로 어떻게든 연결이 될 거야. 노력을 쏟아부었다는 가정 하에, 절대 의미 없는 경험은 없어. Y｜그럼 걱정할 게 아니라 일단 뭐라도 실행부터 해야겠네. 고디터｜지금 Y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게 있어. 일단 직무를 가리지 말고 모든 공고를 다 읽어봐. 난 저학년 때부터 모든 공고를 다 읽어봤거든. 하다못해 개발 쪽까지 진짜 안 본 게 없어. 일단 다 보는 거야. 그중에 좀 더 마음이 끌리는 분야가 나온다? 여러 개일 수도 있고. 그럼 그 공고들을 펼쳐놓고 다 쓰기 시작하는 거야. 쓰다 보면 더 잘 써지는 데가 있어. 그럼 그쪽이 가장 재밌고,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일일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