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여태 부모님 말씀을 안 들어본 적이 없었어

A｜요즘 취업 스트레스 때문에 기분 좋은 날이 흔치 않아.😵 그나마 오늘 이거 인터뷰하러 나온다고 기분이 좋아졌어. 고디터｜벌써 취업 스트레스를 받는 거야? A가 지금 몇 학년이지? A｜3학년 1학기. 고디터｜하긴 내 대학 시절을 되돌아봐도 3학년이 제일 바빴던 것 같아.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학교에서는 주로 뭐 하면서 지내? A｜본전공인 심리학과에서는 교직 이수를 하고 있고. 복수전공인 컴퓨터공학과는 팀프로젝트가 정말 많아. 그 외에도 개인적으로 준비하는 시험이 있어서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어.📚 고디터｜심리학이랑 컴퓨터공학 복전이라니 특이하다! 전공수업에만 집중해도 쉽지 않을 것 같아. 게다가 시험? 시험은 어떤 시험을 준비하는 거야? A｜편입. 이게 요즘 일과 관련된 가장 큰 고민이야.🥲 고디터｜A는 왜 편입을 생각하게 됐어? A｜난 고등학생 때 정말 열심히 살았거든. 다만 입시에서 조금 아쉬운 결과를 얻었어. 근데 이 학교를 다닌다는 것 자체만으로 내 노력을 폄하하는 사람들이 몇몇 있더라. 그게 너무 싫은 거야.😞 고디터｜충분히 그럴 수 있지. 스무 살에 반수 생각은 없었어? A｜그때는 반수 생각이 없었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거든. 그래도 아직 어린 나이니까 지금이라도 편입을 통해 간판을 올려볼까 싶어. 고디터｜A 어린 나이 맞아. 편입생들 평균 연령보다도 한참 어리고. A｜근데 우리 부모님은 그렇게 생각하시지 않는 것 같아.🥲 고디터｜왜? 부모님은 뭐라고 하셨어? A｜우리 아버지는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고 하셨어. 지금 내가 편입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다고 생각하시는 거지. 정말 하고 싶었으면 20살, 늦어도 21살까지는 반수를 했어야 하는 거라면서. 지금 편입을 하자니 이미 쌓아둔 것도 많고. 심리학과 컴퓨터공학의 조합은 충분히 취업에 경쟁력이 있는데 그 모든 걸 버리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냐고 하시더라고. 고디터｜사람마다 생각은 다 다른 법이니까...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해. 이미 지나간 건 매몰비용이지. 그건 그거고, 앞으로 아쉬움이나 후회가 안 남을 선택을 해야지. 게다가 스물셋은 객관적으로 늦은 나이가 아니기도 하고… 좀 늦은 나이면 뭐 어때! 각자만의 인생 타임라인이 있는 법인 걸.😌 A｜나도 그렇게 생각해. 나는 20대 내내 공부와 자아 탐색을 하며 보내도 전혀 늦지 않는다고 생각해. 대학원까지 다니면서 내실을 더 쌓고 싶어. 고디터｜대학원 생각도 있구나. A｜응. 우리 아버지는 사실 학업에 대해 아낌없이 지원해 주시는 편이다? 당신이 '옳다'고 생각하시는 부분에 한해서는. 차라리 대학원에 가면 얼마든지 지원해 주신다는데, 편입은 정말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거지. 고디터｜그런데도 A는 편입에 대한 생각이 확고한 거야? 석사를 할 거라면, 석사의 간판을 올리는 것도 방법이 되지 않나?👀 A｜보통 대학원은 자교 랩실이나, 자교보다 한 단계 윗 대학을 많이 가는 편이야. 학부보다 많이 높은 대학을 가려면 경쟁력이 낮은 랩실에 가야 해. 난 그게 납득이 안 되는 거야. 더 많은 공부로 내실을 다지고 싶어서 대학원을 가는 건데, 경쟁력 낮은 랩실에 들어가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어.🤔 고디터｜아, 지원 가능한 대학원의 수준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구나… 대학원까지 생각하는 A라면 지금 학부의 레벨을 높이는 게 더더욱 중요하겠네. A｜맞아. 물론 응원은 한다고 말씀하시는데, 지원은 일절 안 해주셔. 그래도 꼭 해야겠어. 난 여태 부모님 말씀을 안 들어본 적이 없는데. 처음으로 말을 안 듣고 있는 거지. 편입 공부를 하면서 공부비용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까지 병행하는 중이야.💵 고디터｜직접 돈 벌어서 공부하는 친구들이 제일 대단하고 기특한 것 같아. A｜ㅋㅋㅋㅋ고마워. ‘공부만 할 때가 제일 편한 거다’라고 말씀하시던 어른들 말씀이 요즘 들어 참 공감되더라.😂 고디터｜마지막으로 물어보고 싶은 질문. 오늘 A가 인터뷰한 내용이 뉴스레터로 발행된다면 제목이 뭐일 것 같아? A｜컴포트 존(Comfort Zone)을 벗어난다는 내용? 부모님의 의사에 반하는 일을 하는 게 처음이니까. 이 알을 깨고 나올지 말지를 고민하는 게 나에게는 되게 큰 의미이거든. 고디터｜우와. 지금까지 들었던 카피 중 가장 멋진 걸! 어떤 결과를 얻든, 이렇게 최선을 다하는 경험 자체가 앞으로의 A의 인생에서 굉장히 유의미할 거라 생각해. 그리고 최선을 다한 만큼이나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다. 응원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