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삶] 제 주변엔 책 읽는 사람이 없어요

원하는 행동이 일반적인 집단에서 함께하는 기쁨

2022.08.13 | 조회 9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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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삶의 주간 성찰

일하고 배우고 느낀 성찰을 나눕니다

"제 주변엔 책 읽는 사람이 없어요. 이렇게 좋은 강좌를 같이 듣자고 해도 아무도 신청 안 하는 거 있죠."

지난주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환경 인문학 강좌에 따른 탐방 프로그램으로 마포에 있는 서울에너지드림센터에 다녀왔습니다. 기후변화에 왜 주목해야 하는지, 기후변화의 원인인 온실가스, 에너지 소비를 살펴보고 그 영향을 예측했습니다. 제로에너지 건축물인 서울에너지드림센터를 체험하며 미래의 아파트도 건축물에 필요한 에너지 부하를 최소화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여 에너지 소요량을 최소화하는 녹색 건축물로 만들어지길 바랐습니다. 

신축 아파트에 대기 전력을 차단하는 스마트 스위치나 소량의 물을 사용하도록 설계한 변기 물탱크를 설치한다는 설명에 손뼉을 치며 기뻐하는 분이 있었습니다. 붙임성 있고 해맑은 표정으로 말을 건네던 그녀는 도서관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며 제 옆에 앉았습니다. 이동하는 동안 책을 읽으려고 했던 계획은 무산되었지만, 낯선 사람과의 대화도 나쁘지 않다고 여겼어요. 

프로그램을 어떻게 알고 왔는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프로그램 중 고미숙 작가님의 강의가 있었고 또 2주 후에 대면 강의가 있기도 한데요. '고미숙'으로 검색해서 들어왔답니다. 그녀는 고미숙 작가님의 팬으로 그분 책은 다 읽었다고 합니다. 저는 고미숙 작가님을 알기는 하지만, 책은 아직 읽지 않았습니다. 강의도 한 번 들은 적도 있는데 '앎과 삶'을 강조해서 흠칫했던 기억이 나요. 일과삶, 저를 부르는 줄 알았거든요. 그녀 혼자 이 강좌 듣기가 심심해서 8명의 친구에게 함께 듣자고 말했지만, 아무도 신청하지 않았다고 해요. 주변에 책을 읽는 친구도 없어서 너무 속상하다고도 말했지요.

제 주변에는 정말 많거든요. 책도 많이 읽고, 글도 쓰고, 강의도 열심히 듣고, 박사과정 중인 분도 더러 있고, 정말 다들 성장을 향해 달리거든요. 저는 명함을 내밀지도 못할 정도로요. 곰곰이 생각해보면 대면으로 만나 아는 사람도 있지만, 일면식도 없이 모임으로 알아 친구처럼 지인이 된 분이 꽤 있더라고요. 코로나 때문에 이분들이 더 친구 같아요.

얼마 전 책을 왕창 샀습니다. 다른 욕심은 별로 없는데 책 욕심은 과해서 미니멀리즘을 실천하지 못하고 있어요. 어떤 작가는 책 무게 때문에 집이 내려앉을까 봐 걱정한다는 걸 책에서 읽었는데 제 미래의 모습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읽는 속도보다 사 모으는 속도가 빠릅니다. 8권의 책을 선택하는데 지인들의 영향이 컸어요. 

《아직도 가야 할 길》은 예전에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수업을 듣던 문우님이 강력히 추천을 했기에 그분을 떠올리며 선택했고요. 《아리스토텔레스 시학》과 《앵무새 죽이기》는 매일 독서 습관 쌓기 방에 계신 지인이 꼭 읽어야 한다고 해서 일단 구매했습니다. 《숨결이 바람 될 때》 역시 독서방에서 여러분이 읽었는데 다들 평이 조금씩 달라서 궁금해서 읽고 싶었고요.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은 서평으로 시작하는 글쓰기 과제글로 문우님이 쓴 글을 읽고 찜해뒀던 책입니다. 현재 나찾글을 수강 중인 해피가드너님의 나의 행복한 순간 과제글에 나온 《정원의 쓸모》도 장만했어요. 《뛰는 사람》도  내 글에서 빛이 나요 에 참여하는 영이님의 서평을 읽고 선택했습니다. 《삶의 격》만 스스로 골랐네요.

서울에너지드림센터, 구매한 8권의 책 (상단)과 뮤지엄 산, 유영국 전시와 그림 (하단)
서울에너지드림센터, 구매한 8권의 책 (상단)과 뮤지엄 산, 유영국 전시와 그림 (하단)

얼마 전에 '뮤지엄 산'도 모임하는 분의 글을 보고 가고 싶어 다녀왔고, 지난 일요일에 다녀온 국제갤러리에서의〈유영국 : Colors of Yoo Youngkuk〉 전시 역시 내글빛의 채송화님 글 덕분입니다. 내글빛에서 꾸준히 참여했던 작가님의 개인전까지도 다녀왔지요.

모임과 글로 제가 참여자들께 영향을 준다고 생각했는데요. 알고 보니 영향을 받는 거더군요. 저도 모르게 이분들이 언급한 책을 사고, 글에서 소개한 곳에 다녀오고,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되더라고요. 그러니 주변에 있는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주변에 책을 읽는 사람이 없다는 그녀에게 매일 독서 습관 쌓기 모임을 알려주었는데 앞으로 얼마나 참여할지 모르겠어요.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는 좋은 습관을 만드는 방법의 하나로 자신이 원하는 행동이 일반적인 집단에 들어가라고 했습니다. 독서나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그런 행동이 일반적인 모임에 참여하여 자연스럽게 습관을 만들어 나가길 권합니다. 꼭 습관이 아니더라도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으니 말이죠. 

여러분은 지금 어떤 모임에 참여하고 있나요? 여러분이 원하는 행동이 일반적인 집단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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