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 다름없이 바쁘게 살고 있습니다. 항상 에너지 레벨이 넘치고 긍정의 포스와 화이팅이 넘치는데요. 요즘 이상하게 다운되어 있습니다. 코로나가 조금 안정되면서 2년 동안 멈추었던 모임도 조금씩 나가는데요. 사람들 만나서는 업되다가도 집으로 돌아오면 잔잔해집니다. 번아웃이라도 온 걸까요?
요즘 제 삶은 미니멀해지고 있습니다. 퇴근 후에는 주로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그리 바쁜 일정도 없고 지루하지도 않습니다. 시간이 빨리 가기는 하는데 딱히 예전처럼 결과물을 척척 만들어 내지는 못하고 있어요. 유튜브 구독자가 996명이라 영상도 업로드해서 1,000명을 만들어야 할 텐데 사실 좀 귀찮다는 생각도 들고요. 새롭게 책쓰기도 도전하고 있어서 글을 써야 하는데 지지부진하네요.
뭔가 신나는 일이 있으면 좋겠다 싶다가도 오디오북에서 흘러나오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침대에서 뒹굴뒹굴하며 책 읽는 하루는 보냈다는 어느 작가의 문장에 꽂혔습니다. 최근 몇년 간 아니 몇십 년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뒹굴거리며 하루를 보낸 적이 없습니다. 퇴근 후에나, 휴일에도 항상 학업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컴퓨터와 씨름을 했습니다.
기껏해야 아주 길게 쉰게 한 시간 정도일까요? 피곤하거나 졸려서 잠시 쉬고 싶을 땐 15분 정도 쉬었고 그게 길어지면 30분, 너무 피곤해서 좀 더 쉬면 한 시간이었어요. 한 시간을 쉬고 나면 큰일이라도 생긴 양 벌떡 일어나 허리를 곧추세우고 책상에 앉았습니다. 그러네요. 제 삶에 쉼표가 사라졌네요. 그래서 조금 지쳤나 봅니다.
화요일에 반차를 내고 첫 직장 동기와 후배를 2년 만에 만났습니다. 제가 애정하는 선정릉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사진도 찍었어요. 평일 점심의 햇살은 조용히 우리를 반겼습니다. 그날따라 선정릉의 새소리는 왜 그리 크게 들리는 걸까요? 잠시 힐링했습니다.
셋 다 직장을 30년 가까이 다니는 여성이라는 점에서 정말 대단하지요. 20대 멋모르고 함께 시작한 사회생활을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유지하고 연결해서 지금에까지 왔어요. 동기는 여전히 긍정의 아이콘이더군요. '즐겁게 일하자'라는 모토로 승진, 업무량, 업무 범위 등의 스트레스가 쌓일 법한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고 있네요. 주말에 직원들과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로 플로깅 한 활동을 영상으로 직접 만들어 회사 내에 공유까지 했고요. 우리의 만남을 사진으로 잘 포장해서 추억으로 꾸몄습니다.
후배 역시 일과 삶이 균형을 중요하게 여기는 회사에서 전문성을 발휘하며 가족과 화목하게 살고 있어요. 한 살 밖에 차이 나지 않아 친구라고 우겨도 큰 문제는 없는데 꼬박꼬박 선배라고 불러주니 고맙기도 하고요. 잠시 경력 단절의 위기가 있었으나 엔지니어로서 커리어를 잘 다듬어 기술 전문가로 능력을 발휘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저 역시 긍정적으로 일하고 있는지,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는지 잠시 돌아봤습니다. 자연과 함께 짧은 만남으로 끝내고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다음엔 아침 일찍 양평 드라이브하자네요. 함께 쉼표를 찍을 친구가 있어 감사한 하루였습니다만 집에 오니 또 힘이 빠지더군요. 뭔가 돌파구가 필요했습니다.
#IamRemarkable 퍼실리테이터 강사 배지를 받은 것으로 작게나마 희망이 보였어요. 첫 강의를 하니 메일로 배지 링크가 왔습니다. 별건 아니지만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강사 양성 과정을 듣고 수개월 내에 강의해야 하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마감을 어겼고, 강사 자격도 박탈당한 뻔한 위기에 처했거든요. 주말에 열심히 준비한 덕에 강의를 진행했고 덕분에 살아남았습니다.
에너지가 조금 회복되니 뭔가 신나는 일을 만들고 싶었어요. '나를 찾아가는 시간'이라는 세미나를 2일 만에 기획하고, 섭외해서, 공지까지 마쳤습니다. 동시성이 발휘되었는지, 강사로 모시고 싶던 문우들이 흔쾌히 동의하고, 강의안까지 빠르게 전달 줘서 가능했습니다. 적어도 나찾시를 준비하는 동안은 에너지가 업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많이 참석하시면 더 힘이 날 것 같아요.
여러분도 번아웃되지 않도록 심신 관리 잘하길 바랍니다. 전 뭔가 새로운 일이 있어야 번아웃에서 벗어나는 것 같아요. 여러분은 어떻게 번아웃을 벗어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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